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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1400조 돌파, 소득증가율의 5배 넘어

 

가계부채가 1400조를 돌파했다. 문제는 소득보다 빚의 증가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말 가계신용 규모는 1419조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부채 증가 자체는 문제라고 볼 수 없다. 빚이 늘어나도 소득이 함께 늘어난다면 우려할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증가율은 소득증가율을 5배를 넘고 있다. 세금 등을 제외하고 실제 쓸 수 있는 돈을 뜻하는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4년 말 기준으로 164.2%로 OECD 회원국 평균인 132.5%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국민 주머니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거기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부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은행들의 대출금리가 함께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소득층의 부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지난 1월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향후 대출금리 상승을 전제로 분석한 결과 연 소득 3200만원 이하 저소득층의 경우 향후 금리가 5% 오르면 DSR(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 평균이 48.2%까지 올랐다. 소득의 절반가량을 원리금 상환에 써야한다는 말이다. 중고소득(연 소득 3200만원 초과) 계층의 DSR 평균은 금리 5% 상승 시 42.2%로 높아졌다. 

 

소득재분배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저소득층 부채부담↑

 

부채부담은 커지고 있는데, 기업소득이 가계소득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34년간 국민총처분가능소득(GNDI)에서 기업소득비중은 79% 늘어났지만, 가계소득은 19% 감소했다. 임금소득으로 재분배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낙수효과는 없었다. 국가는 성장하고 있다고 하는데, 가계는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다. 

 

가계 소득계층 간 불평등도 커졌다. 소득 상위 10%가 소득을 독차지 하고 있다. 지난 2월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리뷰 2월호에 실린 ‘2015년까지의 최상위 소득 비중’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국내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대인 48.5%까지 치솟았다. 정규직·비정규직,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커진 것과 관련이 깊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 임금은 대기업 임금의 59.6%에 불과하다. 중소기업은 전체 고용의 87.9%를 차지하고 있다. 비정규직은 정규직 임금의 5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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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양극화, 사회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 높아…

 

이 같은 소득양극화는 각종 사회갈등의 원인이 된다. 유럽에서 양극화가 가장 심한 영국에선 양극화 갈등이 2011년 대규모 런던폭등으로 폭발했다. 영국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 발생한 폭동은 마크 더건(29)이라는 흑인 청년이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것이 발단이었다. 얼핏 보면 인종차별 문제로 보이지만,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심각한 소득 격차와 실업 증가에 따른 청년들의 좌절과 분노가 폭동으로 표출됐다고 분석했다. 

 

당시 영국의 16-24세의 실업률은 20.3%였다. 거기에 늘어나는 사회복지지출을 감당하지 못한 영국정부의 긴축재정으로 실업수당 조건이 까다로워지는 등 사회안전망마저 느슨해졌다. 그 결과 영국은 사회갈등이 증가하며 사회가 분열하는 모습을 보였다. 치안상태가 좋다는 런던에서도 총기와 흉기 관련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런던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런던에서 발생한 총기관련 범죄는 전년 대비 42%, 흉기 범죄는 24% 증가했다. 

 

한국도 안심할 수 없다. 작년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의 한국 평균 사회갈등지수는 0.62로 OECD 평균 0.51을 뛰어넘었다. OECD 29개국 중 7위에 올라 상대국들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국 사회 갈등 비용이 한해 3조원 대에 이른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와 함께 한국의 잠재성장률 수준은 2016~2020년 기간 동안 2.7%로 추정돼, 사회적 갈등 수준이 기대만큼 완화되면 3%대 잠재성장률 달성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소득불평등 완화 필요…정부가 합의 이끌어야

 

소득불평등을 잡아야 한국경제가 산다. 신자유주의의 대표급인 IMF조차 경제성장을 위해선 소득 상위계층 20%보다는 하위계층 20%의 부가 증가해야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말을 한다. 이명박 정부는 임기 동안 3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부의 양극화를 극복하겠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는 경제민주화 공약을 내세웠다. 하지만 한 번도 제대로 해결됐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사는 각자의 이익만을 주장한다. 그 사이에서 정부는 조율자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는 오히려 ‘취업규칙 지침’을 발표해, 기업들이 자의적으로 노동자에게 불리한 사규를 도입할 수 있게 했다. 원래는 노동자에게 불리한 노동조건을 만들려면 기업은 노조 또는 노동자 과반의 동의를 받아야한다. 이를 ‘사회통념상 합리성’만 있으면 취업규칙을 만들 수 있게 만들며 사실상 기업과 노동자의 합의가 필요 없게 만든 것이다. 그 결과 노사갈등은 더 심해졌다.

 

대화의 정치가 필요하다. 스웨덴 최장수 총리인 타게 에를란데르는 23년 동안 매주 목요일 노조대타협을 벌였다. 기업가와 노동자가 서로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던 중요한 모임이었다. 이는 끊이지 않던 파업을 이겨내고 노사가 화합하는 힘이 됐다. 소득재분배를 실천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노사정은 고통을 분담하려는 자세를 가져야한다. 그리고 이 모든 시작은 대화에서부터 시작된다. 정부가 대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야 할 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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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24 1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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