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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두 권의 책을 읽었다. 하나는 『빚의 만리장성』(China’s great wall of debt, 디니 맥마흔, 유 강은 옮김, 미즈북스)이고, 다른 하나는 『미래는 규제할 수 없다』(구태언 글라우드 나인)라는 책이다. <참고로 디니 맥마흔은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언론인으로 베이징에서 6년간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상하이에서 4년간 다우존스뉴스 와이어스 기자를 한 중국경제 및 금융시스템 전문가이다.>

 

 두 책이 다루는 내용은 많이 다르다. 첫 번째 책은 중국의 급격한 성장 뒤에는 천문학적인 빚이라는 그림자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예를 통해 제시한 반면 두 번째의 책은 기존의 법과 규제 테두리 안에서는 4차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기업 탄생이 어렵다는 것을 구체적 기업 및 나라 사례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두 책이 다루는 내용은 다르나 일종의 실상을 고발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전자는 중국 경제의 허구성을 부채의 관점에서 고발한 것이었고 후자는 4차혁명시대를 대비하는 우리나라 법 및 규제체계의 후진성을 고발한 것이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후자의 책은 기본적으로 중국을 다룬 책은 아니지만 전자의 책과는 달리 중국의 긍정적인 측면을 보여주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후자의 책에서는 4차혁명시대에 가장 적합한 정책과 법체계를 가지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나는 중국 전문가는 아니다. 오늘 글은 두 권의 책에서 소개한 중국에 대한 이야기를 간략히 소개하고 이들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를 중국비전문가 입장에서 쓰고자 한다.  『빚의 만리장성』의 핵심 내용을 옮겨보면 대략 이렇다. “... 지방정부(성) 성과 평가의 주요 요소는 성장과 세수(稅收)이다. 이를 위해서 대부분의 지방정부가 지금까지 한 일은 크게 보면 두 가지로, 하나는 신도시 건설이었고, 다른 하나는 산업시설 확충이었다. 왜냐하면 대규모 신도시 건설은 성장을 촉진시키고 산업시설 확충은 대기업 유치를 통해 고용과 세수를 증대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신도시가 건설되고 계획대로 농민이 이주하여 대도시를 받쳐주는 순기능을 했고 산업시설을 확충하여 이것이 그 지방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를 했다면 이것들은 성공적인 정책으로 평가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건설된 대부분의 신도시는 텅텅 비어 있다. 내몽골의 평원 위에 100만 명이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저택과 아파트를 지었으나 유령도시가 되었고, 사람이 살지 않은 죽어가는 도시를 살리기 위해 한 도시 전체를 생태도시로 개조하였으나 이 또한 사람이 살지 않은 유령도시가 되었다..... 지방정부는 세수와 고용 증대를 위해 산업 유치를 위해 경쟁을 벌였다. 이는 과잉투자를 야기시켰다. 중국이 구조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철강산업을 키우기 위해 여러 지방정부가 경쟁하듯이 철강회사를 세웠고 필요도 없는 최고의 중압단조 기계를 만들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했다. 신도시가 유령도시가 되고 야심차게 추진했던 산업이 경쟁력이 없다고 판명되었을 때 남는 것은 부채뿐이다. 시장 논리로 따져보면 이런 기업들은 정리되어야 함에도 지방정부가 장악하고 있는 은행들의 도움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IMF 2016년 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국영좀비기업은 11개성에 3500개에 이르고 있다....”<일부 필자가 각색한 것임>

 

 『미래는 규제할 수 없다』의 주요 내용은 이렇다. 

“대부분 익숙한 내용이지만 미래 기업의 경쟁력은 소비자들의 자료를 어느 정도 축적하고 있는지에 의해 결정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법을 포함한 각종 규제 때문에 기업들은 개인 정보를 많이 축적할 수 없고, 이로 인해 4차산업혁명을 이끌고 갈 글로벌 기업이 태생적으로 태어나기가 어렵다. 

4차산업혁명을 이끌어가고 있는 미국이나 중국은 우리와 다른 선택을 했다. 미국은 인터넷 산업에 대한 규제를 잘 도입하지 않는다. 연방의회에서 입법을 신중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정부는 법률안 제출할 권한이 없다 보니 새로운 현상에 대한 규제는 기본적으로 ‘관망(WAIT AND SEE)’하는 자세를 취한다. 문제점이 두드러질 때까지 규제하지 않는 입법문화를 가지고 있다. 

 

중국도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몇 가지만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선 허용 후 규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공유경제와 같은 새로운 시장이 시작될 때마다 기존 제도를 적용해 규제하는 대신 시장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거시적인 가이드라인만을 제공한다. 정부가 앞장서서 관련 시장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 지방정부는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내놓고 새로운 기업의 탄생을 유도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그 결과 승부가 결정되면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편다. 일례로 중국정부는 공유자전거 시장의 49%를 점유하고 있는 1인 기업인 오포에게 원하는 특정 지역을 자전거 정거장 용지로 내줬다. 

 

압도적으로 시장을 장악한 기업에게 더 많은 혜택을 몰아주어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는 전략이다. 이처럼 신산업 분야에 적극적인 규제완화와 전폭적인 지원을 펼치되 심각한 사회 혼란이나 부작용이 발생할 때는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선에서 제한적인 규제를 한다. 

 

반면 우리 정부는 정반대 정책을 취하고 있다. 중국 최대 차량중개 플랫폼인 디디추싱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는 출퇴근 버스 공유 서비스는 국내 스타트업 콜보스랩이 먼저 시도한 비지니스 모델이지만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로 국내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 당했다.” 

 

중국이 앞으로 미국과 버금가는 경제대국이 될지 아니면 그렇지 않을지는 전문가 아니어서 분명히 알 수는 없다. 내가 관심이 있는 것은 중국의 양면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고민해야 할 것인가 인데 크게 보면 두 가지이다.

 

첫째, 규제다. 한 나라의 경제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한 산업이 경쟁력을 잃으면 경쟁력 있는 다른 산업으로 자원이 움직여야 한다. 철강, 조선 산업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태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4차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영역에서 기회를 포착해 다른 나라보다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많은 인력과 자원이 이들 영역으로 옮겨가도록 하는 것은 그 나라의 역량이고, 역량은 정책을 통해 구현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실상은 정반대이다. 4차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사업의 대부분은 기존의 법 테두리 속에서 규정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해 여전히 규제하고 있다. 새로운 기업의 탄생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둘째, 재정건전성이다. 중국의 기업, 은행, 지방정부가 부채가 많아 중국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겠지만 이로 인해 나라가 파국을 맞을 것 같지는 않다. 중국은 내수가 크고 위안화 자체가 기축 통화의 성격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개방경제가 아니어서 정부의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중국과는 매우 다르다. 소규모 개방경제이며 내수가 차지하는 하는 비중은 매우 작다. 이는 우리나라 경제는 외부 충격에 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뜻한다. 외부 충격에 약한 경제일수록 나라의 곳간은 든든해야 한다. 중국처럼 빚을 내서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 허무맹랑한 일은 하지 않는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복지이다. 복지도 우리살림살이에 맞아야 한다. 지금의 복지는 나라살림살이에 맞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생산적이지도 않다. 지금도 나라 살림살이는 적자다.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이로 인한 복지지출의 증가, 더딘 경제성장과 고령화에 따른 세수 감소 등을 생각하면 우리나라 재정수입이 지출보다 더 늘어날 것 같지도 않다. 한번 늘어난 복지지출은 줄이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국채 발행은 늘어나고 나라의 빚은 계속 누적될 것이다. 외국자본은 언제든 투자 환경이 좋은 곳으로 움직이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빚이 많은 나라의 국채를 누가 계속 사겠는가?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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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21 17:45:00 최종수정 2018-10-21 20: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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