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士農工商廣’?-지하철 광고 뺀다고 예술역 되나 > News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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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초만 해도 우리나라 광고산업은 초기 개발 단계로 광고환경이 매우 척박하고 열악하기만 했다. 광고 디자인을 한다고 하면 극장 간판 그리는 사람쯤으로 취급 받았다. 신문이나 잡지 광고를 수주하기 위해 기업을 방문하면 입구에서 부터  출입을 제지 당하고 심지어는 “잡상인(광고) 출입금지”라는 표지를 붙여 놓은 회사도 있었다. 말하자면 광고인이 잡상인 취급을 당한 시절이 있었다. 이때 광고하는 사람(廣告人)들이 자조 섞인 말로 장사꾼 보다 아래인  “士農工商廣(사농공상광)”아니냐고 우스개 소리를 한적도 있었다.

 

 오늘의 한국 광고는 어떤가? 광고의 양적 규모로 보면 지난해 총 광고비 11조1천억 원으로 세계 7위의 광고대국이 되었다. 질적으로도 광고의 올림픽이라고 하는 칸느 국제광고제에서 그랑프리와 골드, 실버 등 수상 실적이 급증하면서 크리에이티브 강국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결국 광고는 경제 성장과 궤를 같이하면서 발전해 왔으며 경제와 불가분의 관계라 할 수 있다. 기업과 소비자를 이어주고 사람과 세상을 이어주는 것이 바로 광고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 지하철의 광고를 모두 떼고 예술 작품을 배치하여 지하철역을 예술역으로 만들겠다고 한다. 지하철에 광고 빼고 그림 붙이면 예술 역 될까? 상업광고는 예술보다 못하고 광고 디자이너는 아트 디렉터 보다 못하다는 얘기로 들린다. 같은 글을 쓰더라도 광고 카피라이터 보다 시인이 우월하고 포토그래퍼라도 광고 사진 찍는 것보다 예술 사진 찍는 사람의 격이 높다는 얘기인가?

그렇다면 상업은 예술의 반대말일까? 상업광고는 예술보다 못한 존재인가? 요즘 기업하는 사람들이 죄인 취급 당하는 것처럼 상업광고도 적폐의 대상이 되는 것 같아 몹시 씁쓸하다.  

 

예술의 도시 파리에도 컬러 풀하고 개성 넘치는 지하철 광고가 즐비하다. 지난 8월에는 해리포터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런던 지하철 킹스크로스 역에 ”정국아 생일 축하해”라는 방탄 소년단 팬들의 생일축하 광고가 붙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쩐지 ‘으스스하고 지저분해 보이는’ 뉴욕 지하철에도 ‘유쾌하고 아이디어가 넘치는’ 대형 포스터 광고들이 있어 훨씬 다채롭고 생기를 북돋아 준다.

 

뉴욕 브로드웨이와 광화문 광장을 비교해보자. 삼성과 코카콜라의 전광판이 서있는 타임스퀘어의 빌딩은 세계 관광객들이 인증샷을 날리는 랜드마크가 되어 있다. 웬만한 세계적 유명 상품 브랜드는 여기서 다 만날 수 있고 가장 화려한 조명과 광고판으로 생기가 넘쳐 나는 곳이다.
 광화문은 어떤가? 몇 개의 대형 동상과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시위용 텐트, 그리고 광장 옆 건물 앞의 조각품들, 여기에 하루도 거르지 않는 데모 군중들. 이것이 광화문의 모습이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고 있을까?

 

아픈 기억이 있다. 1997년 IMF때의 일이다. 기업들이 부도가 나고 어려워지자 경비 절감차원에서 광고비부터 삭감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 붙어 있던 광고가 텅텅 비어 나가고 고속도로 변의 옥외간판도 절반 이상이 광고주를 잃고  텅 빈 채로 흉물스럽게 고속도로 양 옆을 지키고 서 있었다. 그 즈음 거래선 송영(送迎)을 위해 인천 공항을 오가는 길에 고속도로 양 옆의 간판들이 광고 없이 빈 채로 줄 서있는 모습을 보고 동승했던 외국인이 한국 경제를 걱정하던 생각이 난다. 그만큼 광고는 시장경제의 바로미터 이며 도시의 생동감을 만들어 준다.

 

또한 광고는 예술과 상업의 경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 광고와 예술이 만나는 광고들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드로잉 아티스트(김정기)와 협업하여 제작한   SK이노베이션의 ”혁신의 큰 그림” 과 반 고흐의 명화를 이용한 LG의 ”생활이 예술이 된다는 것” 캠페인이다. 광고 디자인과 카피 배경음악이나 기술이 만나서 소비자들을 감동시키면 예술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광고를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하기도 하고 대중 문화 예술의 한 장르로 보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또한 광고를 통해 범죄, 학교 폭력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정부나 공공기관의 정책을 효과적으로 시민들에게 알리는 수단도 역시 광고다. 베이징 지하철의 “동물보호” 광고와 일본 도쿄 지하철의 “지하철 예절(휴대전화, 화장, 새치기 등)”캠페인 등 우리는 이러한 공익광고들을 자주 만난다. 여러 영역에서 디자인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으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게 광고다.

 

다만 외국에서도 지하철 광고에 사회적 이익에 반하는 광고는 규제를 한다. 뉴욕은 주류광고를, 런던에서는 여성의 몸매, 패스트푸드 광고 등을 규제한다. 마찬가지로 서울시도 사회적 이익에 반하는 광고가 있다면 심의 기준을 정하고 규제를 하면 될 일 이다.

 빈대잡기 위해 초가삼간 태울 수야 없지 않은가? 더구나 지하철 광고를 없애는 비용 (광고수익) 440억여 원은 혈세로 대체한다니 너무나 비현실적인 행정 만능의 처사가 아닌가.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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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01 17: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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