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개혁 2.0」 안보정론에 부합하나 > News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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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27일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보고된 「국방개혁 2.0」이 실행된다면 병 복무기간은 육군 기준 21개월에서 18개월로 줄고, 육군 11만8천 명이 감축되어 한국군의 총병력은 2020년까지 50만 명으로 감축된다. 육군장성 76명을 감축하여 전체 장성 숫자도 436명서 360명으로 줄어든다. 사단 숫자도 39개에서 33개로 줄어들며 이를 위해 11개의 최전방 사단이 9개로 줄고 제2선에 배치된 정예 예비사단의 상당수도 해체될 전망이다. 예비군은 275만 명 선을 유지하되 동원예비군은 현 130만 명에서 95만 명으로 감축되고, 동원기간도 4년에서 3년으로 단축된다. 국방부 직할부대장의 육·해·공 비율도 3:1:1에서 1:1:1로 바꾸겠다고 한다. 육군의 수적 우위를 인정하지 않는 발상이다.


 한 마디로, 「국방개혁 2.0」은 낙관적인 남북관계 전망에 근거한 축소지향적 개혁안이고 전시작전통제권의 조기 전환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2006년 노무현 정부가 내놓은 「국방개혁 2020」과 흡사하다. 당연히 전문가들과 군인들이 고심을 거치면서 만든 개혁계획이겠지만,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북한을 의식한 개혁안일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국민도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그렇다면 관계관들에게는 국민의 우려를 덜어드린다는 차원에서라도 이 계획이 안보정론에 부합하는 것인지를 따지고 싶어 하는 국민의 질문에 답할 의무가 있다.

 

 안보정론(安保正論)과 국방개혁의 참뜻

 

 “안보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는 것이다,” “안보정책은 상대의 약속이나 선언이 아닌 상대의 실질적 능력에 근거하여 수립된다,” “안보에는 연습이 없다” 등은 안보에서 만고불변의 진리로 통하는 것들이다. 이를 포괄하는 개념으로는 ‘안보 딜레마(Security Dilemma)’라는 것이 있다. 경제에서는 실책을 저지르거나 상대국에게 기만을 당하더라도 만회할 기회가 있지만 안보에서는 한 번의 실패가 망국(亡國)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런 기회가 없다는 뜻이다.


 이런 진리들과 안보정세를 종합할 때, 한국에게 필요한 정론을 설명해주는 적절한 사자성어들이 있다. “철저히 대비하여 근심을 없애라”는 유비무환(有備無患:), “평안할 때 위기를 생각하라”는 거안사위(居安思危), “백 번을 연습하고 천 번을 닦으라“는 백련천마(百練千摩) 등이 그것이다. 이들을 종합하면 안보란 당면 위협과 미래의 위협에 대처해야 하고 상대의 선언이나 문서를 믿지 말고 끊임없이 훈련하여 위기 시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임전태세를 유지하라는 의미가 된다.


 이런 정론에 입각해서 본다면, 국방개혁이란 군사장비와 인원 또는 체제를 줄이고 폐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국방개혁의 참뜻은 납세자 국민이 주는 예산 내에서 최대한의 국방역량을 갖추기 위해 효율적·효과적인 방안들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군간, 군내 사업 간, 부처 간 그리고 이해잡단 간 ‘밥 그롯 지키기’ 경쟁이 유발되기 때문에 성공적인 국방개혁은 쉽지 않다. 미국의 경우에도 2차 대전 이후 각 군 간의 합동성 부족, 전투작전의 혼선 등 비효율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혁을 추진했지만, 1986년에 가서야 국방개혁법(Goldwater- Nicholas Act)을 통과시킴으로써 군정(軍政)과 군령(軍令)을 구분하고 현재의 합참 및 통합전투사령부 체제를 갖출 수 있었다.

 

 북핵 폐기 없는데 선제적으로 군사력 감축하나

 

  「국방개혁 2.0」은 3군 균형발전, 과다한 장성숫자 조정 등 필요한 개혁방안들도 담아냈지만, 전반적으로 남북관계 개선 및 북한 위협 소멸이라는 낙관론에 근거한 것으로서 북한이 평화공세를 통해 세계를 기만하면서 핵을 유지하면서 얻을 것만 얻어내려는 것으로 판명이 되는 경우에 대비한 흔적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쌀이나 물이 떨어지면 가게에서 사오면 되지만 군사력은 공급탄력성이 없어 미리 양성해놓지 않으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없다.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미북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아직도 핵 폐기 약속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중단, 핵 실험장 입구 폐쇄 등 북한이 지금까지 취한 조치들은 선(先)종전선언을 얻어내기 위한 카드일 수는 있어도 실질적인 핵 폐기와는 무관한 것들이다. 그래서 국민은 북핵 폐기 이전의 군사력 축소가 유비무환의 안보정론에 부합하는 지를 묻고 있다.


 재래군사력에 있어서도 128만 명의 정규군과 700여만 명의 예비군을 가진 북한이 압도적으로 양적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병력 감축과 복무기간 단축이 병력부족, 숙련도 약화, 단기장교(ROTC) 모집 애로 등에 대한 보완책이 잘 보이지 않는다. 첨단장비 도입, 유급하사관제, 비전투 민간인 활용 등으로 보완하겠다고 하지만, 예산 현실성이 의문스럽다. 현 국방예산 규모(43조 원)로 군사력의 획기적인 첨단화가 가능하다고 믿는 전문가는 없으며, 예비군 예산이 국방비의 0.3%에 지나지 않고 동원예비군도 감축되는 상황이라 더욱 걱정이다. 그래서 지금 국민은 33개 사단으로 80개가 넘는 북한군 사단을 감당할 수 있느냐고 묻고 있으며, 육군의 사기를 지나치게 저하시킨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군사력은 양이 아니고 질이다”라는 교과서적 원칙론은 국민이 원하는 답변이 아니다.


 「국방개혁 2.0」에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통해 독자적 대북 억제 능력 배양 차원에서 추진되어 온 3축 체제, 이런 맥락에서 2017년에 창설된 참수부대, 송영무 국방장관이 취임초기에 제시했던 공세적 신작전개념 등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다. 3축 체제란 2010년 국방선진화 추진위원회가 국방개혁 차원에서 건의했던 것으로서 핵우산에 의존하는 북핵 억제체제를 강화하고 핵우산 약화 시에도 독자적인 억제력을 발휘하기 위해 한국군이 독자적인 선제·방어·응징 능력을 갖추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방위사업청이 전 정부의 미사일 양산계획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보면 ‘3축 체제의 조기 구축’ 목표는 슬그머니 사라지고, 참수부대도 유야무야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껄끄럽게 생각하는 전략이나 무기체계들을 포기하는 것은 결국 대북 억제력의 손실로 이어질 것이다. 관계관들은 이런 우려에 대해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미래위협 대비에 대한 청사진이 있나 
  
 「국방개혁 2.0」에는 미래위협에 대한 논의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중국은 경제력 및 군사력의 성장을 바탕으로 반 접근/지역거부(A2AD) 군사전략, 일대일로 구상, 구단선 전략, 도련선 전략, 중러 전략적 제휴, 북핵에 대한 이중적 자세 등을 앞세우고 미국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남중국해를 내해화하고 주변국들에게는 수직적 서열을 요구하는 ‘중국몽(中國夢)’을 펼치고 있다. 2016~2017년 사드(THAAD) 보복, 서해 123.5도 이동(以東) 해역에서의 해군활동 급증, 정기적인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 등에서 보듯 서해를 내해화하고 한국을 길들이기 위한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는 북한 문제의 소멸 이후 중국이 한국의 안보주권과 독립성을 위협할 최대 변수로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군사적으로 중국과 맞서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며, 한국은 중국과의 비적대적 우호관계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문제는 비적대적 우호관계가 선의(善意)와 겸양(謙讓)을 보이는 것만으로 가능하지 않으며, 그것만으로 중국의 태도를 변화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확고한 안보의지와 이를 뒷받침하는 ‘작지만 강력한 독침을 지닌 국방역량’은 필수이다.


  또한, 미래의 전쟁은 사이버, 정보융합, 빅데이터, 네트워크 등과 관련 신기술들이 사용될 것이며, 신무기 분야에서도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조기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표된 국방개혁안이라면 당연히 이것들이 초래할 안보환경의 변화도 예고된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서명되면 한미동맹, 주한미군, 유엔사 등의 존재 명분이 약화되며, 이에 앞서 북한은 지금까지 한국군이 유지해온 북방한계선(NLL)과 해군 작전수역(AO)의 무력화를 시도할 것이다. 즉, 12해리 영해만을 인정하겠다고 나올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서북 5개 도서는 극히 취약해지고 인천 앞바다에 북한 함정과 잠수함들이 넘나들게 될 것이다. 그래서 지금 국민은 개혁 입안자들에게 “「국방개혁 2.0」이 미래 안보에 대해 어떤 대비책을 내놓은 것이냐”고 묻고 있다.

 

 훈련없이 임전태세 유지할 수 있나

 

 북핵 폐기가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주요 한미 연합훈련들이 중단되고 있다. 2018년도 ‘을지 프리덤 가디언’ 훈련은 취소되었으며, 한미 공군의 ‘Red Flag’ 훈련, ‘Max Thunder’ 훈련, ‘Vigilant Ace’ 훈련, ‘Buddy Wing’ 훈련, 한미 해군의 연합해상훈련, 한미 해병의 KMEF 훈련 등의 실시 여부도 불투명하며, 최대 연합훈련인 키리졸브-독수리(Key Resolve-Foal Eagle) 훈련의 2019년 실시 여부도 불확실하다.


  연합훈련의 중단은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주고 국제사회 신뢰의 실추시킬 수 있으며, 동맹과 연합태세 유지에는 치명적이다. 언어와 문화가 서로 다른 한국군과 미군이 유사시 최상의 일체감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으며, 훈련 중단이 지속된다면 더욱 그렇다. 한미군의 경우 복무기간이 짧고 보직이동이 빈번하기 때문에 한 해만 연합훈련을 건너뛰어도 유사시 한미군은 훈련해보지 않은 상황에 맞닥뜨린다. 전작권 전환까지 조기에 이루어진다면, 동맹 희석, 미국의 대한(對韓) 방위공약 약화, 연합전력 약화 등은 불가피할 것이다. 그래서 국민은 “연합훈련을 중단시키면서 임전태세를 유지할 수 있는가”를 묻고 있다.

 

 안보정론을 준수하는 국방개혁을!

 

 요약컨대, 「국방개혁 2.0」은 노무현 정부의 「국방개혁 2020」과 마찬가지로 군사적 관점보다는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정치 외교적 관점에 비중을 두고 선제적으로 스스로 군사력의 양적 축소와 수세 지향적 전략을 추구하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국민이 우려 섞인 질문들을 던지면서 유비무환, 거안사위, 백련천마라는 안보정론을 준수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당연히, 국방개혁은 계속되어야 하는 안보과제 중의 하나이다. 주어진 예산을 효율적·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끊임없이 개선책을 찾는 것은 납세자 국민에 대한 의무이자 변화하는 안보정세에 대응하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방개혁은 안보정론을 준수하면서 수행되어야 한다. 북한의 핵 폐기와 상생의 시대를 열기 위해 대화와 협력에 나서는 것은 어떤 정부 하에서든 추진해야 할 국가적 과제이지만, 그럴수록 안보정론에 충실해야 한다. <ifs P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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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01 17: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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