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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률을 줄이려면?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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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7월28일 17시45분

작성자

  • 김인철
  •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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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지난 10여 년 간 청년실업 문제는 거의 전 세계가 공동 관심사로 여겨져 왔다. 그래도 지금 미국은 경제회복기에 있어서 청년실업문제가 많이 해소되고 있고, 중국은 여전히 세계의 공장으로 군림하고 있어서 이 두 나라는 앞으로 큰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또 유럽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은 청년 실업률이 여전히 높긴 하지만 그 추세는 하락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다소 안도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문제는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다.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지난 2014년 9.0%에서 지난해에는 9.8%까지 높아졌다.

 

청년실업이든, 일반실업이든 지금처럼 세계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실업을 가져오게 한 것은 글로벌 경기후퇴 (Global recession)이며, 글로벌 경기후퇴는 글로벌 무역불균형 (Global trade imbalances) 때문에 생겨난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글로벌 불균형은 2000년대 들어 시작됐다. 중국의 초고속 무역흑자의 행진, 유럽통화통합 이후 독일의 지속적 무역흑자, 그리고 중동의 석유가 폭등 등이 글로벌 불균형의 주축이 되었으며 이런 요인들이 세계경제의 성장을 저해했던 것이다. 이는 결국 국제자본의 원활한 흐름을 방해함으로써 글로벌 경기후퇴로 이어졌고, 그 여파로 전 세계의 높은 실업률이 나타난 것이다.

 

청년실업과 일반실업은 같은 범주에 있으나 차이점이 있다면 청년은 일 경험이 일천하고 기술축적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국가 외부로부터 경제충격이 오거나 국가내부로부터 경제위기를 맞는 경우 제일 먼저 실직을 당하게 되며 경기가 다시 회복되는 경우에는 제일 나중에 복직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미국과 중국의 고율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세계적인 무역전쟁은 세계경제를 악화시키고 국제교역의 위축을 초래할 공산이 크다. 이런 전제를 놓고 보면 글로벌 실업문제는 물론 대외의존적인 한국경제의 청년실업 문제는 장기화될 공산도 크다.

 

또 문재인정부의 등장과 함께 소득주도성장정책과 이를 뒷받침하는 최저임금 두 자리 수 인상, 그리고 그로인한 재정지출 확대 등이 예상되면서 국내경제가 더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형국이다. 국제경쟁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은 지나치게 많고, 국제경쟁력을 갖춘 대기업도 많지 않아 구조적으로 대외경제충격에 매우 취약한 것이 한국경제여서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무엇보다도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본질적인 과제일 것이다. 고부가가치 상품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는 기업이 많이 생겨나게 해야 한다. 그래야만 고기술-고임금 일자리가 만들어지며 고급인력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이 국제경쟁력이 약한 저 기술 중소기업만 가지고는 우리경제가 지탱할 수 없으며 우리나라의 총체적인 실업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이공계 교육의 개선도 검토해 볼만한 과제다. 예컨대 공과대학을 졸업해도 실용적인 기초기술도 습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산업기술 인력으로 채용하기가 어려우며 그래도 채용을 하는 경우에는 엄청난 훈련비용이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 산업현장의 평가다. 산업역군을 키우며 실업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대학교육의 개선과 함께 인재양성을 위한 사람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우리나라만의 특이한 현상으로 청년들은 중소기업을 제쳐놓고 대기업만 선호하여 몇 년씩 취업준비를 불사하는데 이것은 하루 빨리 고쳐져야 한다. 이 문제는 청년구직자, 중소기업, 대기업 모두에게 있다. 청년들은 자신의 적성이나 실력을 깊이 생각지 않고 체면과 유행에 따라 직업이나 직종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도 청년들이 창의성, 근면성, 정직성으로 성공하는 사례를 많이 만들도록 노력해야한다. 중소기업 스스로 노력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실력 있고 정직한 청년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개의치 않고 중소기업을 선택하지는 않는다. 설혹 그들이 중소기업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잠시 머물렀다 다시 빠져나가기 마련이다. 대기업도 과장된 선전으로 노동시장을 독점하지 말고 하청기업들도 우수인력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사전에 상호 협력하여 채용계획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청년들도 자신의 적성과 잠재능력을 될수록 일찍 본인 스스로가 찾아내고 계발할 것이 필요하다. 선진국에서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에 자신의 진로를 철저하게 고민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들도 최근 들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정부가 주선하는 “The Gap-year program"(학업을 잠시 중단하거나 병행하면서 봉사, 여행, 진로탐색, 교육, 인턴, 창업 등의 활동을 체험하며 흥미와 적성을 찾고 앞으로의 진로를 설정하는 기간)을 이용하여 1년 동안 국내외 여러 군데 배낭여행도 하면서 자신의 대학전공에 대한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의 적응능력을 시험하는 학생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실행되고 있는 나라는 호주, 네델란드와 미국 등이다. 

 

끝으로 청년실업을 해결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보수체계를 확립하는 것이다. 3D업종, 즉 더럽고, 어렵고, 위험한 일은 그 나름의 평가를 통해 차별화하여 마땅히 보상해주는 임금체계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사람들의 노동가치관이 바뀌어야 하며 사회적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 이것이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사람중심 경제”, 즉 J-nomics의 정신에 부합한다. 

 

결국, 청년실업문제의 해소가 현 정부가 표방하는 혁신성장의 지름길이 될 것임이 틀림없다. 이를 위해 정부 뿐 아니라 중소기업, 대기업, 소비자도 과거의 편협한 사고방식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자신이 그동안 부당하게 누려오던 기득권과 독선은 과감하게 떨쳐버려야 한다. 그래야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이며 경제가 바로서고 대한민국이 발전할 것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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