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김병준’, 그가 말하는 대한민국의 정치과제 > News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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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생각과 대안을 ‘ifs POST’에 실린 글과 영상을 통해 알아본다


김병준. 그는 원래  2004년6월부터 2년여를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굳이 따지자면 문재인정부 인사와 뿌리가 같다. 그런데 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이 되었는가? 박근혜 정부 말년인 2016년11월 국무총리 후보자로 발탁되면서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과 인연을 맺게 됐다. 당시 김 위원장은 그 같은 변신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노무현 정신의 본질은 이쪽저쪽 가리는 게 아니라 국가와 국정을 걱정하는 것이라고 본다”


지금은 한국이 정치적 위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독주체제가 계속되고 있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그야말로 지리멸렬 그 자체다. 건전한 여당과 실력 있는 야당이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 정치발전의 지름길 이라고 한다면 지금 우리는 분명 위기국면에 처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보수정당이면서 제일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거의 궤멸수준이다. 이를 재창조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가 선택됐고, 그 자신도 수락했다.


과연 그의 생각은 무엇이고 어떤 방향으로 야당을 재건할 것인가? 자못 궁금하기만 하다. 그동안 국가미래연구원의 인터넷신문인 ‘ifs POST’에 기고한 글과 국가미래연구원이 주최한 세미나 등에서의 발표한 내용을 음미해 보면 대충의 가닥을 잡아볼 수 있다. 그의 생각과 대책을 예견해 볼 수 있는 글과 영상을 모아 소개한다. 내용이 방대해 모두를 그대로 소개하지는 못하고 핵심만 몇 줄 소개하면서 전체를 살펴볼 수 있도록 관련 콘텐츠와 링크를 시켜 놓았다.

 <편집자>

 

Ⅰ. 국정운영체계와 개헌문제: 새로운 논의를 위하여
   2016.10.29. 보수진보토론회  :  < 발제 내용과 동영상 >

 

동영상: http://www.ifs.or.kr/bbs/board.php?bo_table=livenow&wr_id=112&page=3


관련보고서:  http://www.ifs.or.kr/bbs/board.php?bo_table=research&wr_id=405&page=9

 

현 국가운영체제는 ‘고장 난 자동차’, 운전사 선택보다 자동차 수선 급선무
국가·시장·공동체 등 세 축의 올바른 역할 ‘성찰’로부터 출발해야
글로벌 환경 변화 등 반영해 권력구도보다 책임구도 개편에 중점 
국가중심주의와 중앙정부 중심의 구도로부터 탈피도 중요
 
무거운 이야기부터 하자. 다음은 노무현 前대통령이 2009년 3월 쓴 굴 ‘정치하지 마라’의 일부이다. 같이 읽어보자. 

 

“정치를 하는 목적이 권세나 명성을 좇아서 하는 것이라면, 그래도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웃과 공동체, 그리고 역사를 위하여, 가치 있는 뭔가를 이루고자 정치에 뛰어든 사람이라면, 한참 지나고 나서 그가 이룬 결과가 생각보다 보잘것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열심히 싸우고, 허물고, 쌓아 올리면서 긴 세월을 달려왔지만, 그 흔적은 희미하고, 또렷하게 남아 있는 것은 실패의 기록뿐, 우리가 추구하던 목표는 그냥 저 멀리 있을 뿐이다.” 

재임 중에도 그는 유사한 이야기를 했다. “대통령 못해먹겠다” “권력은 시장으로 갔다” 등이 그것이다.

 

몇 년이 흐른 뒤 당시의 야당 대표를 지내기도 했던 지금의 대통령도 결국은 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 다음은 지난 4월 총선 이후 언론사 편집국장ㆍ보도국장 초청 오찬에서의 박근혜대통령의 발언 일부이다. 

 

“...... 꿈은 많고 의욕도 많고 어떻게든지 해보려고 했는데 거의 안됐어요,...... 혼자 가만히 있으면 너무 기가 막혀 가지고 마음이 아프고 내가 좀 국민들 더 만족스러운 삶을 마련해주기 위해서 내가 대통령까지 하려고 했고, 열심히 밤잠 안자고 이렇게 고민해서 왔는데 대통령 돼도 뭐 할 수 있는 게 없구나.......”
 
모든 대통령이 실패하고 있다. 다음 대통령은 잘 할 수 있을까? 답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대통령뿐만 아니다. 국회는 국회대로 실패하고 있고, 관료는 관료대로 실패하고 있다. 멀쩡한 사람도 국회의원 몇 년이면 ‘이상한 사람’이 되고, 시험 하나는 쳐서 공무원이 된 관료들도 몇  년만 지나면 ‘무능력한 눈치꾼’이 된다.
 
그러나 조금 뒤로 물러나 생각해 보자. 어떻게 모두가 이 모양이 될 수 있을까? 사람의 문제가 아닌 다른 무엇인가에도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 아닐까?
 
줄여서 이야기하자. 먼 길을 가는 자동차로 치면 자동차 자체가 고장이 나 있다. 누가 운전을 해도, 또 그 옆에서 누가 길을 봐 주어도 잘 가지 않게 되어 있다. 어떤 운전기사든 실패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실패를 보며 실제 차를 조금이라도 고쳐가며 운전할 수 있는 인사들은 손사래를 치며 차로부터 멀어진다.   ................
 
이제 다른 질문을 할 때가 되었다. 사람이 아닌 차 이야기를 할 때가 되었다. 누가 대통령이 되고 국회의원이 되느냐가 아니라, 누가 되더라도 잘 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이야기할 때가 되었다.

 

<무엇이 문제인가?>
풀어야 할 문제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시민사회와 시장의 요구도 커졌다. 하지만 국가의 권능과 역할, 즉 통치역량(governability)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 불균형이 세계의 모든 국가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세계의 거의 모든 국가가 국가부채가 늘어나는 등 재정이 악화되고 있다. 조세권력, 즉 조세를 거둘 수 있는 힘은 줄어드는 반면 고령화와 민권신장 등으로 복지 수요 등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일자리를 죽이는 기술혁신 등 온 세상을 뒤 흔드는 문제가 일어나고 있지만 이를 감당해야 할 국가부문의 힘과 능력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 국가부분이 힘을 합칠 수 있는 글로벌 거버넌스라도 잘 확립되어 있으면 다행이련만 그렇지도 못하다. 특히 동북아지역은 지역협력체제 조차 요원한 상황이다.


 < 무엇부터 고민할 것인가?>
 ① 국가, 시장, 공동체
오늘의 주제인 ‘개헌문제’에 맞춰, 국가운영체계를 바로 잡기 위한 고민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만 이야기했으면 한다. .......
고민의 출발은 국가부문의 위기가 어디서 출발하고 있는지부터 시작해야 한다. 즉 변화가 극심한 세상에서, 또 이미 많은 것이 변한 세상에서 나라를 움직이는 세 개의 축, 즉 국가와 시장 그리고 공동체가 각각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생각들이 오가야 한다. 현실의 문제와 규범의 문제가 함께 엮인 문제이다.
 ② 앞서 가는 대부분의 국가가 ‘보충성의 원칙’을 바탕으로 지방분권을 국가운영의 중심 틀로  삼고 있다. 공동체가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부분을 기초지방정부가 하고, 기초지방정부가 하지 못하는 일을 상급지방정부나 중앙정부가 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의 기본정신이 되어 있고 적지 않은 국가들이 이를 헌법정신으로 천명하고 있다..............
 ③입법 행정 사법, 그 중에서도 특히 입법과 행정의 기능과 그 상호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의 문제이다. 
현재의 체제는 분명 문제가 있다. 우선 대통령의 힘에 관한 문제인데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대통령은 나라를 변화시킬 힘이 없다. 누구 한 사람 총리시키고 장관시킬 수 있다. 특정 기업을 조금 봐 줄 수도 있고, 누구 한 사람을 잡아넣기도 하고 풀어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작은 권력’이다. 특히 공사공단의 사장을 앉히고 하는 것을 힘이라 하는데, 이것은 그야말로 국가운영에 있어 작은 ‘쪼가리 권력’에 지나지 않는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책임은 크고 힘은 없다. 그래서 발제자는 이를 ‘역삼각형’이라 부른다. 역삼각형의 윗변처럼 헌법적 의무와 정치적 책임은 크나 그것을 받쳐 줄 권력적 기반은 약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쉽게 상처를 입는다. 그것이 한국의 대통령이다.

 

 < 어떻게 할 것인가?: 권력구도 vs. 책임구도>
 시장과 공동체 그리고 국가의 역할을 어떻게 새롭게 정리하느냐의 문제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하며, 조합주의적인 기구나 전문가적 기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대한 높은 수준의 논의가 있어야 한다. 
가장 좋은 방안은 내각제 일 것이다. 권한과 책임이 보다 더 일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결정의 속도 또한 빨라질 수 있다. 통상 대통령제가 결정의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최근 들어 내각제 국가의 결정속도가 더 빠른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내각제는 매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재벌문제 등 경제력 집중의 문제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기업-의회-관료가 연합하는 ‘철의 삼각형(iron triangle)’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특히 정당이 정당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그에 따라 ‘상향식 공천’ 등으로 의원 개인의 자율성이 커질 수 있는 상황 속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Ⅱ. 까Talk-국가지배구조가 문제다.  <동영상>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와의 대담

 

http://www.ifs.or.kr/bbs/board.php?bo_table=board_media5&wr_id=113

 

의사결정 메커니즘이 거의 무너진 상태
관료들은 수십 번 회의할 뿐 결정 안 해
정책 아이디어에서 법 개정까지 평균 35개월 걸려
제대로 된 지방분권 통해 의사결정권 분산시켜야

 

▲지금 인사가 잘못되었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데 과다하게 상위 부처, 특히 청와대가 개입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하는데, 그런 부분은 정말 조심해야 됩니다.

▲(김광두)종합적으로 보면 정치권도 엉망이고, 현장에서 정말 국가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관료집단들도 책임감을 갖고 또는 사명감을 갖고 움직이지 않고, 그러니까 나라 전체가 해결되는 것도 없고. 어느 방향으로 나가는 지도 잘 모르겠고. 이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되지요? 
▲ 기본적으로 굉장히 큰 이야기입니다. 현재의 국가 운영 체계가 다 바뀌어야 된다고 봅니다. 예를 들자면 현재 대통령 그 다음에 의회. 관료체제 이렇게 가는데 기본적으로 대의제 구도 아닙니까? 선거로서 대통령을 뽑고, 그 다음에 국회의원 뽑고 하지요.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분권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지방 분권을 통해 결정권을 분산시켜주고, 그 분산된 결정권 위에 지역의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대의제적인 구도가 아니라 직접 참여하는 기제를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하고. 또 그런 것을 통해 밑에서부터 위로 의견이나 이해관계가 수렴되는 그런 관계를 만들어주어야 된다고 봅니다...........................


Ⅲ.  이번 선거, 국민은 이미 대패(大敗)했다
(2016.3.28. 칼럼)

 

http://www.ifs.or.kr/bbs/board.php?bo_table=News&wr_id=105

 

선거결과와 관계없이 국민은 이미 졌다. 그냥 진 것이 아니라 대패, 즉 크게 졌다. 앞으로 4년 내내 이 부도덕하고 볼썽사나운 공천과정을 주도하거나 통과한 패권세력 주체와 하수인들이 금배지를 달고 국회 안팎에서 헤매는 모습을 봐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분통을 터뜨려야 할 것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 길을 찾아야 한다. 썩은 정당들과 파렴치한 정치지도자들이 정치를 독점하는 이 상황을 어떻게든 바꾸어야 한다. 그리하여 국민이 이길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길은 있을 수 있다. 다만 우리의 좁은 생각으로 인해 그 길을 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정당정치와 의회정치의 근본적 모순과 함께 기존의 국정운영체계의 한계 등을 제대로 인식한다면 길은 찾을 수 있다. 보다 혁명적인 시각으로 보다 혁명적인 방법을 찾아보자. 길은 분명히 있다. 


Ⅳ. 정치권의 싸움과 지식인의 격(格) : 볼 것을 보고, 고민할 것을 고민하자
(2015.10.11. 칼럼)

 

http://www.ifs.or.kr/bbs/board.php?bo_table=NewsInsight&wr_id=683

<고장 난 차>
차가 엉망이면 누가 운전을 해도 차에 탄 사람은 불편하다. 길이 험하면 더욱 그렇다. 누가 운전을 해도 차는 잘 달리지 못한다. 기사에 따라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크게 보아 결과는 그게 그거다. 기사도 여행도 결국은 실패한다.
 
우리는 험한 길을 가고 있다. 기술혁신에 따른 투자위험의 증가와 글로벌 분업구조의 변화, 고용 없는 성장과 양극화........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이 불러오는 청년실업의 문제와 과다한 자영업자 문제, 가계부채와 복지재정 문제, 점점 더 낮아지고 있는 정치사회적 신뢰 등, 길은 갈수록 험해지고 있다. 
 
이 길 위에서 모든 대통령이 실패하고 있다. 잠시 반짝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만신창이가 되어 청와대를 떠난다. 국회의원도 마찬가지, 대부분 몹쓸 사람이 되고 있다. 멀쩡한 사람도 국회의원 배지만 달면 아무 의미 없는 싸움질에 함몰 된다. 여기에 공무원도 복지부동, 움직이지 않는다. 시험 하나는 쳐서 들어 간 사람들이 너나없이 무능한 눈치꾼이 된다.
 
이 쯤 되면 물어봐야 한다. 사람이 잘못되었는지, 차가 잘못되었는지, 아니면 둘 다 잘못되었는지 물어야 한다. 기사 욕만 하는 사이, 좋은 기사들은 그 욕을 피해 멀리 가고, 그야말로 운전을 해서는 안 되는 자들만 서로 잘 할 수 있다고 설쳐대는 판이 된다. 행여 지금의 정치판이 이런 판이 아닌지 물어보아야 한다.
 고장 난 차를 그대로 두고 서로 내가 운전을 하면 차가 쌩쌩 달릴 것이라 주장한다. 심각한 국민기만 행위이다. 심하게 이야기하면 사기나 다름없다.
지금 차를 고쳐야 한다. 어떤 방향이나 내용으로 개혁하고 재정비 하건 고쳐야 한다. 차라리 기사를 바꾸는 문제는 그 이후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일화를 하나 소개하자. 노무현대통령은 집권기간 내내 이 문제에 천착했다. 왜 학자들은 국가운영체계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을 하지 않느냐 탓하기도 했다. 학자들이 왜 정치평론가 수준의 이야기만 계속하고 있느냐 되묻기도 했다. 그러다 이런 문제를 거론하는 학자가 있으면, 마치 오랜 동지를 만난 양 기뻐했다. 일부 학자를 수석보좌관 회의에까지 불러 발표하게하기도 했었다. 다시 묻는다. 몇 명의 대통령이 죽고, 얼마나 많은 국회의원이 파렴치한이 되고, 얼마나 많은 인재들이 무기력하고 무능한 관료로 전락해야 우리는 질문을 제대로 하게 될까? 저 정치권의 어리석고 의미 없는 싸움에서 빠져 나와 질문다운 질문을 던지게 될까?  


Ⅴ. ‘별의별 일’ 다 있는 청와대 인사
 (2015.02.01. 칼럼)

 

http://www.ifs.or.kr/bbs/board.php?bo_table=NewsInsight&wr_id=273

 

인사의 핵심은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그 자리에 앉히는 일이다. 개념상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일이 무엇인지 정리한 후 그에 맞는 사람을 찾으면 된다.
 그런데 이게 쉽지가 않다. 시스템을 갖추고 신경을 써도, 또 온갖 노력을 다 기울여도 무리한 일이 일어나고 실수도 일어난다. 때로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어떤 엉뚱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지 한 번 짚어 보자.

 

<청탁과 정보왜곡>
인사에 있어 청탁은 기본이다. 청와대라 하여 크게 다를 리 없다. 형태도 여러 가지이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에게 돈이나 이권을 앞세워 접근할 수도 있고, 어려운 처지를 호소할 수도 있다. 고위직을 목표로 하는 경우 충성의 징표로 수기로 쓴 메모나 편지를 보내기도 한다. 훗날 충성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 그 편지로 망신을 주어도 좋다는 뜻이다.

정보왜곡은 주로 상대에 대한 음해와 중상을 말한다. 실제로 인사와 관련해서는 어느 정부 없이 적지 않은 투서와 잘못된 정도들이 청와대로 날아든다. 공무원이면 각종의 숨은 비리에 관한 정보 등이 접수된다. 상하질서가 엄격한 계급조직일수록 더 심한 경향이 있다. 또 정치인 등 관료조직 밖의 인사들이면 선거기간 동안 이쪽저쪽을 왔다 갔다 했다거나, 최근 어디서 대통령을 비판한 적이 있다는 내용 등이 전달된다.

 

<실수>
청탁이나 정보왜곡이 있는 가운데 의도하지 않은 실수도 일어난다. 주로 검증과정에서 챙겨봐야 할 것을 다 챙겨보지 못해서 일어나지만, 그 외에도 일어난다. 거쳐야 할 절차를 거치지 않아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따져 봐야 할 정치사회적 상황을 제대로 따져보지 않아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가장 한심한 경우는 인사에 관계하는 참모들이 대통령의 말이나 뜻을 잘못 해석해서 일어나는 일이다. 이를테면 대통령이 특정인에 대해 별 생각 없이 부정적인 말 한마디 한 것을 가지고 인사추천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앉아 있는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종용하는 하는 경우이다. 그 반대로 덕담 삼아 칭찬 한 마디 한 것을 가지고 인사추천 대상에 올리거나 승진을 시키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하나같이 한심한 일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제왕인 청와대 상황에서는 쉽게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대통령에게 물어보면 되지 않느냐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물을 기회가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묻고 답하는 것 자체가 후일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대통령과 참모들 간의 소통이 가장 잘 이루어지고, 또 인사를 가장 시스템적으로 했다는 참여정부 아래에서도 이런 일이 없지 않았다. 다른 정부에서는 그 상황이 더 심각할 수밖에 없다.

 

<속임>
속임도 많다. 먼저 ‘끼워 넣기’인데, 이는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인사를 행하는 대통령 참모나 ‘심부름꾼’이 대통령 이름으로 자신의 인사민원을 끼워 넣는 일이다. 이를 테면 특정 참모나 ‘심부름꾼’이 대통령의 지시라는 뉘앙스를 풍기며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어떤 자리에 앉힌다거나, 이들로부터 지시를 받은 행정 각 부처를 포함한 각 기관의 인사담당 간부가 다시 자신의 인사민원을 끼워 넣는 일이다.
 이 경우 대통령은 하나를 지시하지만 그 참모나 ‘심부름꾼’이 몇 개를 대통령의 이름으로 끼워 넣고, 이 참모의 지시를 받은 각 기관 인사담당 간부들이 다시 몇 개를 끼워 넣게 된다. 대통령은 하나를 지시했지만 아래에서는 열 개 백 개의 인사가 대통령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것이다. 결국 국민들 눈에는 대통령이 부처나 공기관의 국장 과장인사까지 모조리 챙기는 꼴이 된다.
 이런 끼워 넣기에 이어 의도적 왜곡도 적지 않다. 공직생활을 할 때 실제 있었던 예 하나를 들자. 어느 부처의 장관이 전화를 했다. 대통령 주변인사 중의 한 사람이 자신을 찾아 와 대통령의 뜻이라며 어떤 자리에 특정인 누구를 앉히라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장관 자신은 그렇게 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렇게 하면 그 조직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물었다. 바로 대답했다. “하자 말라. 대통령의 뜻일 리 없다.”
 잠시 후 대통령께 그런 인사를 지시한 적이 있으신가 물었다. 대통령의 답이 재미있다. 요약하면 이렇다. “내가 뭘 지시해. 당신들끼리 그렇게하기로 했다며. 그래서 그런가 보다 하며 ‘좋은 분인데, 잘 되었네’ 했지.”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짧은 글인 만큼 간단하게 몇 가지만 정리해 보기로 한다.
 
첫째, 대통령이 행사하는 인사권의 범위를 되도록 줄여야 한다. 누구든 능력 이상의 일을 하겠다고 나서면 문제가 생긴다. 몸도 다치고, 일은 일대로 되지 않는다. 대통령의 인사권도 마찬가지이다. 감당할 수 있는 이상의 권한을 행사하게 되면 인사는 문제는 그만큼 더 커지게 된다. 즉 청탁과 정보왜곡, 그리고 실수와 속임이 모두 청와대에서 일어나게 되고, 청와대에서 일어나는 만큼 적절한 통제기구조차 없다. 인사는 그만큼 더 혼란스럽게 된다.
 
둘째, 인사권의 범위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즉 대통령과 청와대가 어디까지 그 권한을 행사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것이 분명치 않으면 많은 실수와 속임의 문제가 생긴다. 대통령과 청와대의 뜻이 어디까지인지를 모르는 가운데, ‘심부름꾼’이나 측근 등이 속임을 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청와대 인사위원들과 각 부처의 인사담당자 등이 대통령과 청와대의 뜻이 아닌 것을 뜻으로 받아들이는 실수를 범할 수 있다,
 
셋째, 일과 과업을 분명히 하는 일이다. 인사의 기본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그 자리에 앉히는 것이다. 그 일이 뭔지 분명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심장수술이 필요하면 심장에 메스를 댈 수 있는 의사를 찾아야 한다. 심장수술이 필요한지 두통약이 필요한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좋은 의사를 아무리 찾아봐야 헛일이다.
 
넷째, 청와대의 인사 관련 조직은 되도록 작아야 한다. 크면 큰 만큼 권한을 행사하려 할 것이고, 그 결과 청와대의 인사권이 점점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야 할 일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더욱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맺으며>
끝으로 한 번 더 강조했으면 한다. 인사가 만사라 하지만 단순히 그렇지 않다. 인사 이전에 일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인사권의 범위를 명확히 하고 중요한 일을 하는 자리의 인사는 그 일을 아는 인사들이 주도하게 하라 권하고 싶다. 인사 관련 부서는 서기업무를, 민정 관련 부서는 검증업무를 하면 된다. 내각인사를 비롯한 주요 정책관련 기구의 인사는 당연히 그 일을 아는 부서가 인사추천 등 그 과정을 주도하는 것이 맞다. 그래야 청탁과 정보왜곡이 인사과정을 어지럽히는 일도, 또 실수와 속임도 줄어들게 된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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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7-17 17:5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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