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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의 교역 관계에 공자(孔子)님 말씀이 좋은 충고 공자 曰, 사람의 일생을 꿰뚫는 교훈은 “호혜(互惠; reciprocity)”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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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8월16일 16시55분
  • 최종수정 2016년08월16일 17시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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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에 주재하고 있는 한 저널리스트가 기고한 중국과의 교역 관계와 관련된 다소 철학적이기도 한 짧은 글을 소개하고 있다. 한 편으로는 서양인 저널리스트의 눈으로는 동양의 지고(至高)한 인간의 윤리와 도덕률을 가르친 옛 현자(賢者)의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하는 흥미도 일어난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중국 고래의 훌륭한 교훈을 현 중국과의 교역 관계 불균형으로부터 파생되고 있는 ‘불공정성’을 지적하는 데 어떻게 준용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하는 호기심도 발동한다. 아래에 되도록 원문에 충실하게 그 뜻을 옮긴다.    

 

■ “네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행하지 말라”는 교훈 

공자가 어느 날 주위 사람들로부터 사람이 일생 살아가는 동안 일관(一貫)해서 지켜가야 할 지침으로 삼을 수 있는 한 마디 말은 무엇입니까? 하는 물음을 받았다. 이에 현자(賢者)는 ”호혜(互惠; reciprocity)” 니라, 하고 대답했다. 그리고는, 이에 대한 황금 률(Golden Rule)을 설파했다. “네가 (남이) 너에게 하지 말아 줄 것을 원하는 것을, (네가) 남에게 하지 말아야 한다” 는 것이다. 원문을 그대로 옮기면 “What you do not want done to yourself, do not do to others” 이다. 

그러나, 때때로, 중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이러한 고래(古來)의 지혜로운 가르침을 잊어버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점점 더 중국 기업들은 미국이 주도하는(U.S.-led) 글로벌 경제 시스템 내에서 누릴 수 있는 개방(openness)의 이득을 향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중국 정부는 외국 기업들에 대해서는 중국 내에서 동등한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해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불균형은 서방 국가의 기업들에게는 중요한 장해(障害) 요인이 되어 가고 있다; 즉, 서방 기업들은 중국 내에서 중국 경제가 성장을 이룩해 가는 데 따른 이득을 충분하게 향유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중국 기업들은 전 세계 곳곳에서 자기들의 경쟁 우위(Competitive Advantage)의 극대화에 결정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기술 기업들을 집어 삼키면서, 새로운 사업 구도를 세워 나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 정부가 “개방한다(opening up)”고 반복해서 약속해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중국 정부는 외국 기업들에 대해서 가장 기초적인 기업 활동에 종사하는 것에 대해서조차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메이커인 ‘치리(奇利; Geely)’회사는 2012년에 스웨덴의 Volvo 자동차 회사를 인수했다. 그러나, 외국 자동차 메이커들은 아직도, 중국 파트너 기업과 합작 형태로 오직 중국 내에서만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 부동산 기업 ‘완다(万達)그룹’은 한창 Hollywood 왕국을 사들이느라 바쁘다 -- 2012년에는 영화관 운영 기업 AMC를 인수했고, 금년 초에는 전설적인 흥행 기업인 Legendary Entertainment사를 인수했다 -- 그러나, 외국 기업들은 중국에서 영화 산업에 투자하는 데에 제한을 느끼고 있다. 한편, 중국은행(Bank of China)은 맨해튼에 호화스러운 새로운 사무실 빌딩을 매입했으나, 외국계 은행들이나 보험회사들은 중국 내에서 영업을 확장을 하는 데 여전히 감독 당국에 의해 제한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유사한 사례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 “중국은 친절(親切)을 친절로 갚지 않는 나라” 

중국이 점차로 부유하게 되고 강력해져 감에 따라서, 이러한 이중적 잣대는 점차로 중국의 교역 상대 국가들에 대해 괴롭힘을 주는 것이 된다. 미국의 한 악명 높은 정치인은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물품들에 대해 일괄적인 관세(blanket tariffs)를 부과하거나 혹은 징벌적 수단(punitive measures)을 취해야 한다고 까지 언급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나쁜 아이디어일 뿐이다; 왜냐하면, 그러한 조치들은 미국의 경제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들의 이익, 미국 소비자들의 복지 후생(welfare)에 타격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의 도전적인 행동들에 대해 현재 취하고 있는 대응 정책들이 제대로 효과를 보고 있는 것도 아니다. 2012년에 세계무역기구(WTO)는 중국의 관련 규정들이, MasterCard나 Visa 등, 외국 신용카드 서비스 기업들에 대해서 자국통화인 위안화 표시의 영업 분야에서 차별적인 대우를 했다고 판결을 내렸으나, 중국 정부는 이들 외국 기업들이 겨우 동 위안화 표시 업무 허가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guideline)을 공표하는 데만 4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 “교역 상대국들은 호혜(互惠) 원칙에서 중국을 제재해야“

호혜(互惠) 원칙은 아주 좋은 해결 방법을 제공한다. 미국 등 다른 중국의 교역 파트너 국가들은 중국 기업들에 대해서 중국이 외국계 기업들에게 부과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수준의 제한을 부과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제한들은 아주 좁게 책정되어야 할 것이고, 목표를 아주 조심스럽게 설정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중국으로부터의 투자는 미국 내의 장래 일자리의 중요한 원천(源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예를 들어, 중국의 관료 집단들이 외국계 금융 기업들의 중국 내 진출을 지연시키거나 하면, 미국은 자국내 시장에서 중국의 금융 기업들이 업세(業勢)를 확장하는 것에 대해 제한을 가해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미국은 중국이 투자하려고 하는 분야가 미국 자국의 중대한 이익을 결정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될 경우에는 중국 정부가 하고 있는 것처럼 제한을 가해야 할 것이다. 중국이 스스로 대단히 필요로 하는 해외 기술에 접근할 수가 없게 단절되면, 중국은 빠르게 변혁의 압력을 느끼게 될 것이다. 

관세(Tariffs) 조치와 달리, 이러한 호혜(互惠)주의 원칙에 입각한 제한 조치들은 미국의 가계들에 대해 심대한 충격을 안겨 주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시장에는 이미 다른 선택 대안들이 많이 공급되고 있어서, 이러한 중국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호혜 원칙에 따라 제한을 가한다고 해도 일반적인 미국 가계들에게는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조치들을 취하게 되면 핵심 주요 기술들이 중국 기업들의 손에 들어가지 않게 함으로써 미국 기업들에게 버거운 라이벌 기업들과 비교해 볼 때 미국 기업들이 경쟁력이 있는 기술을 유지할 수 있게 되어서 실제로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것은 예전에 공자님이 마음에 두고 있던 형태의 “호혜(互惠)”는 아니다. 만약, 지금 시대의 공자였더라면 서방 국가들에게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가지라고 충고할 것이다. 중국이 종국에는 밝은 불빛을 발견할 것이고 그런 방향으로 대응해 올 것이니 인내하고 기다리면서 계속해서 개방된 자유주의 정책을 견지하라고 조언할 것이다. 많은 미국인들에게는 호혜주의 방식의 접근은 미국이 소중하게 지켜 온 자유주의적 시장경쟁 원칙에 반(反)하는 것으로 비쳐질지도 모른다. 

 

■ “중국인들은 자유시장 규범(norms)에 대한 인식도 없어”

그러나, 서방 국가들이 인식해야 할 것은 중국은 아직 이와 같은 형태의 자유주의 시장경쟁 원칙에 친숙해 있지 않는 점이다. 즉, 중국은 글로벌 경제 시스템에 그 시스템에 내재된 규범(norms)에 대한 감각이 전혀 없이 참여하고 있고, 자국의 국가적 과제(agenda)만을 위해서 경제 정책을 입안하는 것이다. 그러니, 미국이나 우방국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호혜(互惠)’ 원칙을 발동해야 한다.  

중국은 아마 외국 기업들에 대해서 더욱 많은 통제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대응해 올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물론 쌍방에 대해 나쁜 결과가 된다. 그러나, 실상은 중국은 이미 외국 기업들로 하여금 중국 내에서 기업 활동을 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 주재 미국상공인회(American Chamber of Commerce in China)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기업들의 77%가 중국에서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less welcome)’으로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설사, 공자님이라고 해도, 신사처럼 행동하는 것과 바보처럼 당하기만 하는 얼간이 같은 사람(chump) 사이에는 분명한 경계가 있다고 느꼈을 것이다. 공자님에게 “잘못된 행동에도 친절함으로 대응해야 합니까?” 하고 질문을 했다. 공자님이 대답하기를 “그러면, 너는 그 친절함을 무엇으로 보상(recompense)해 줄 수 있을 것이냐?” 하고 되물었다. “피해(injury)는 공정함(justice)으로 보상해 주고, 친절함은 친절함으로 보상해 줄 수 있는 것이다” 고 말했다.

 

■ 어느 기업인의 중국 기업 체험담 한 토막

미국인 저널리스트인 원 필자가 전하는 내용은 대충 이러하다. 이 기사에 접하면서 중국에서 오래 사업을 해 온 어느 한국인 사업가로부터 들은 체험담 한마디가 생각났다. 중국 사람들과 사업을 영위할 때 절대로 다음 두 가지를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기억한다. 하나는 중국인들과 체결한 계약서를 믿지 말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송사(訟事)를 벌이지 말라는 것이다. 중국 기업 경영자들은 번연히 자신이 서명을 한 계약서도 무시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얘기다. 다른 하나는 중국에서는 상사 분쟁으로 재판을 해도 사실 관계 여하에 불문하고, 절대로 외국인 기업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쪽으로는 판결이 나기를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다. 

아마, 이런 점에서 중국인들에게는 국가 간의 교역 관계에서도 인간들 일상의 인생사(事)와 마찬가지로 공자님의 가르침은 좋은 충고가 될 수 있는가 보다. 역시 중국인들은 만세에 길이 빛날 탁월한 스승을 가진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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