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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의 길, 창업의 길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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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5월26일 17시14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09시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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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의 길, 창업의 길

 

 얼마 전 TV 에서 인기를 끌었던 ‘미생’ 이란 드라마가 있다. 원래 바둑 용어인 미생(未生)은 집이나 대마 등이 살아있지 않은 상태, 혹은 그 돌을 이르는 말이다. 완전히 죽은 돌을 뜻하는 사석(死石)과는 달리 미생은 완생할 여지를 남기고 있는 돌을 의미한다는 차이가 있다. 이 드라마에 신입직원들이 취직해 겪는 이야기들을 현실감 있게 엮어내어 장안에 화제가 되었다. 이 드라마가 젊은이들 만이 아니고 장성한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도 인기였다. 특히 직장 초년생 자식을 둔 어머니들이 이 드라마를 보며 눈물을 훔쳤다는데, 그 이유가 내 자식도 직장에서 이런 험한 일들을 겪고 있겠지 라고 상상을 해서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부모들이 눈물을 흘릴 정도의 ‘험한 직장’마저 못 잡아 난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장기화 되고 있는 경기 침체로 인해 청년들의 취업문제가 심각한 지경이다. 청년 실업률이 8.5%, 취업준비생(취준생)의 수는 55만 명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라고 한다. 속칭 일류 대학의 경우에도 겨우 60% 대의 취업률을 보이고 있고, 비싼 돈을 들여 조기 유학을 다녀온 외국대학 졸업생들은 기대치가 높아 더욱 더 심각한 상황이다. 거기에다 기업들은 국내 사정에 어둡고 정서도 달라 네트워킹이 잘 안 되는 이들을 그리 반기지 않고 있다. ‘좋은 대학을 나왔다’고 해서 ‘유학을 다녀와 외국어에 능통하다’ 해서 취업이 보장 되지 않는다.

 

이런 취업난 속에서 우리는 젊은 청년들의 몇 가지 모습을 보게 된다. 

우선은 과거 고시 공부 하듯 입사 시험에 목을 매는 부류이다. 삼성그룹 입사시험에 한해 10만 명이 응시 한다. 누구보다 합격 가능성은 본인이 제일 잘 안다. 그래도 그저 계속 해보는 것이다. 본인의 적합도는 아랑곳 않고 속절없이 이 기업 저 기업 문을 두드린다. 취준생이라는 새로 만들어진 타이틀을 달고 재수 삼수는 보통이라고 한다. 

또 하나의 다른 부류는 사실상 다 포기한 상태에서 PC방이나 집안에 틀어박혀 온라인 게임에 빠져 사는 족속이다. 이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도 우려도 없이 그저 시간만 보낸다. 가장 걱정되는 안타까운 부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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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밤낮없이 동업자들과 머리를 맞대어 토론하고, 김밥이나 배달 피자로 끼니를 사무실에서 때워가며 값진 땀을 흘리는 이들이 있다. 바로 젊은 창업가들이다. 지금은 청년 창업을 하기에 건국이래 가장 좋은 환경이다. 정부는 창조경제라는 기치 아래 각종 혜택을 주어 창업을 장려하고 있다. 또 금융 기관을 비롯 많은 기업들이 출연하여 사무실 공간까지 거의 공짜에 가깝게 제공해 준다. 정부가 여러 경로로 전무후무한 규모의 자금을 풀어 투자와 지원에 나서고 있다.창업기업에 자금 지원을 하는 소위 엔젤 투자자들에게는 각종 세제 혜택을 주어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물론 아무나 창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디어가 있어야 하고 능력도 수반 되어야 한다. 그리고 실패의 리스크도 매우 크다. 하지만 리스크가 크기에 성공하면 그 만큼 보상도 크다. 

 

창업 아이템이 없으면 손이 모자라는 스타트 업 기업들을 찾아보아야 한다. 대개 이들은 보수를 아예 줄 형편이 못되거나 매우 적게 밖에 못 준다. 대신 스톡 옵션 등 회사의 지분을 나눠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기업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고급인력들이라면 이런 스타트 업 기업들은 쌍수를 들고 맞아 줄 것이다. 

 

아울러 취준생이나 온라인게임에 빠져 사는 청년들에게도 이러한 창업의 기회를 찾아보기를 권하고 싶다. 종일 PC방에 앉아 게임에 몰두 하는 이들이라면 서둘러 프로그램 엔지니어가 되는 길을 찾아 보기 바란다. 요즘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개발자라고 안 부른다 ‘개발느님’이라 부른다. 그 만큼 찾기도 어렵고 찾아도 금값이다. 학력도 떨어지고 개발자가 되기도 어려운 사람인데 적극성과 체력이 있다면 온오프라인 융합 이코머스 (e-Commerce) 쪽을 뒤져 보기 바란다. 분명 일자리가 있을 것이다. 또, 많은 사회적 스타트업 기업들이 여기저기 생겨나고 있다.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을 주면서 수익을 만들어 내는 목적의 기업들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여기서 일을 하면 현재의 보상은 적지만 사회적 기업에서 일한다는 보람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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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경제나 고용의 상황은 과거와 매우 다르다. 구직자들도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 취업시험의 문은 우리 경제 전망이나 고용이 늘기 어려운 산업 구조를 고려할 때 넓어지기 어렵다고 판단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창업은 무한하게 이루어진다. 물론 많은 창업은 실패 할 것이다. 하지만 원하는 직장에 들어 갈 확률과 설사 거기에 들어간다 해도 미생(未生)으로 시작해 완생(完生)이 되는 확률까지 곱해 보면 과연 창업가의 길을 걷거나 창업가의 파트너가 되어 함께 리스크를 감당해 보는 것과 큰 차이가 있을지 고민해 볼만 한 일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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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09시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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