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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경제 분규의 양적 및 질적 측면: 질적 차원의 기술 경쟁과 압박을 중심으로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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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8월07일 16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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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보고서는 세종연구소가 발간하는 세종정책연구 2021-01(2021.7.12.)에 실린 것으로 연구소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미중 경제 분규는 대단히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분규를 양(量 )적인 측면과 질(質)적인 것으로 구분했다. 여기서 양적 측면은 양국 간의 무역불균형, 즉 중국의 과도한 대미 무역흑자 문제를 의미한다. 중국의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한 미국의 연속적인 대규모 보복 관세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양적인 무역 분규가 미중 경제마찰 전부인 것처럼 비쳐질 정도였다. 

 

하지만 2020년 1월 양국 간에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양적 마찰은 일단 수면 밑으로 들어갔다. 역사적으로 양적인 무역 충돌은 역사적으로 합의에 도달하는 경우가 많았다. 1985년 미국, 일본, 그리고 독일 간에 체결된 플라자 합의(Plaza Agreement)는 대표적인 사례로 기억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양국의 마찰은 질적인 수준으로 발전했다. 질적 마찰은 경제체제의 기본 속성과 연계돼 있다. 중국식 자본주의, 즉 사회주의 시장경제가 쟁점으로 등장했는데, 미국은 중국 경제체제가 구조적으로 반시장적이라는 인식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기업과 국가의 구분이 없는 중국의 독특한 경제체제는 거의 모든 기업 활동을 국가가 주도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자유시장 경쟁에 기초한 미국식 기업 운영과 비교 중국의 그것이 매우 다르다는 사실이 도마 위에 오르게 됐는데, 미국은 그것을 불공정경제행위(unfair trade practices)로 간주한다. 바로 이것이 미국의 대중(對中) 질적 공세의 논리이며 출발점이다.

 

애초 양적 마찰로 시작된 두 국가의 경제 분규는 중국 경제체제 자체를 겨냥한 불공정경제행위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그 성격을 달리하며 더욱 격화됐다. 양적 분쟁이 합의를 통해 일단 잠잠해졌음에도 질적인 충돌은 해결의 기미가 없다. 시스템 자체가 문제이므로 타협점을 찾기는 그만큼 어렵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질적인 분규의 내용도 좁혀지고 있다. 미국은 현재 중국경제의 가장 큰 약점인 기술과 관련한 제재 혹은 봉쇄에 집중하는 중이다. 이렇게 보면 양적 마찰 혹은 불공정 경제행위 관련 충 돌 등은 기술이라는 핵심 변수에 접근하기 위한 하나의 수순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앞의 분석은 양국의 양적 분규를 통해 미국이 의도하고 있는 중국경제로부터의 탈동조화(decoupling)가 어느 정도는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그런 추세가 어떤 모습을 띠게 될지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최근의 연구들은 양적 측면의 탈동조화가 돌이킬 수 없는 대세임을 보여준다.

 

 미국의 대중(對中) 기술 봉쇄 역시 탈동조화의 성격이 강하다. 트럼프 정부 중반기 이후부터 가시화됐다는 짧은 시간적 제약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현재까지 기술봉쇄의 효과에 대해서는 확실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 양적인 분석과 비슷한 해석이 나오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상의 설명은 질적 분규에 대한 합의가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기술과 관련된 다양한 주장, 그리고 기술이라는 변수의 특징은 미국과 중국 모두가 이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 준다. 양국의 미래가 기술에 달려 있다는 미국과 중국 모두의 사고는 기술 경쟁 혹은 분규라는 용어를 탄생시켰다. 머지않은 장래에 미국이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대중 기술 봉쇄의 효과가 드러날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분석으로도 기술 문제와 관련, 중국의 대응이 마땅치 않다는 사실을 아는 데는 별 무리가 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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