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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성장 둔화와 저생산성 구조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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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9월05일 17시05분
  • 최종수정 2020년09월05일 17시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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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보고서는 2020년에 맞이하는 서강대학교 개교 60주년을 기념하여 지암남덕우경제연구원 (원장 이영훈 교수)이 지난 2019년 12월에 발간한 기념논문집 ‘도전에 직면한 한국경제’의 일부(제2장)임을 밝혀둔다. <편집자>​ 

 

◈ 성장을 위한 노동생산성 제고

 

외환위기 이후 한국경제에는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성장이 둔화되는 수렴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현재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을 감안해 보면 최근 성장률은 수렴현상에 따른 평균적인 성장률 둔화추세보다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성장률 둔화와 임금개선 속도 저하의 배경에는 노동생산성 증가속도가 유의하게 떨어진 데 있다. 

 

향후 경제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노동생산성 제고를 가로막는 제도적 장애요소들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노동생산성개선은 단지 효율적인 생산만이 아니라 부가가치가 높고 가격탄력성이 낮은 새로운 제품을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 경제가 기존의 추격형 경제에서 혁신형 경제의 틀로 전환되고 있는 과정에서 혁신을 통한 노동생산성 제고가 가능하고 적합한 기업환경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나라 소득불평등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OECD 국가들 사이에서는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소득불평등이 낮아지는 경향이 관찰되고 우리 소득수준이 낮은 것을 감안하면 선진국과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 

 

소득수준이 높은 선진국들은 풍부한 경제적 역량을 기반으로 보다 강한 소득재분배를 부담할 수 있는 토대가 갖추어져 있으므로 현재 우리 경제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 경제는 소득재분배율이 최근 들어 강화되고 있어 처분가능소득 기준 소득분배는 다소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소득수준이 우리 경제와 유사하거나 더 낮은 OECD 국가들 중에서 우리보다 더 양호한 소득불평등 수준을 보이는 국가들은 대부분 구 사회주의 동구권 국가들이다. 이 국가들에서 관찰되는 비교적 낮은 소득불평등은 과거 사회주의 체제 시절의 유산으로 이해할 수 있다.

 

◈ 저생산성 구조 극복의 필요성

 

우리나라 소득수준이 상당히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취업자 1인당, 그리고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매우 낮은 편이다. 시장에서 받는 임금이 낮은 이유도 노동생산성이 낮은 데 있다. 한국경제의 저생산성 현상의 구조적 특징을 살펴보기 위해 사업체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다수의 노동인력이 저생산성-저임금 영세규모 사업체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00년 이후 사업체 규모 간 노동생산성 및 임금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 그 경향이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미국, 일본 간 사업체 자료 비교를 통해서 사업체 규모별 생산성 및 임금 격차에 대한 차이를 살펴보았다. 우선 작은 규모의 영세사업체일수록 생산성 및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현상은 세 국가 모두에서 발견된다. 그리고 한국의 경우 생산성 및 임금격차가 미국과 일본에 비해 심하고 뚜렷하다. 저임금-저생산성 소규모 사업체의 고용비중은 미국과 일본의 경우 작은 편이지만 한국에서는 매우 크다. 

 

특히 일본에서는 소사업체의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그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한국은 규모의 경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산업에서 중소사업체의 생산성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이 미국과 일본에 비해서 산업을 불문하고 중소사업체의 평균 고용 규모가 상대적으로 매우 작은 편이고 대사업체에 비해 수가 많아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산업별 자료를 보면 작은 사업체의 저임금 및 저생산성은 산업과 상관없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제조업의 경우 노동생산성과 임금은 산업간 격차보다도 사업체 규모에 따른 격차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편비제조업의 경우 산업 간 격차 및 규모 간 격차 모두 유의하게 나타난다. 전반적으로 고용은 저생산성 산업과 저생산성 영세규모 사업체에 몰려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결론적으로 한국경제의 저생산성 구조를 묘사할 수 있는 주요 특징들은 사업체 규모의 영세성, 소규모업체에 과도하게 집중된 고용, 저생산성 산업에 집중된 인력, 중소사업체의 상대적 저생산성 등이다. 규모가 작을수록 생산성이 낮은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과 미국에서 관찰된다. 

하지만 규모에 따른 격차가 우리 경제에서 더 크게 나타날 뿐 아니라 영세사업체의 비중이 월등히 크며 고용비중도 영세사업체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다는 점이 일본이나 미국과 뚜렷하게 다른 점이다. 규모에 따른 격차가 작거나 영세사업체 고용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면 임금격차나 저생산성이 큰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지 않았을 것이다.

 

◈ 영세성의 원인분석과 대응책 마련의 필요성

 

본 연구의 시사점은 우선 우리 경제는 과도한 소규모 영세사업체 수의 비중과 고용비중을 줄이지 않으면 저생산성 구조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일본 및 미국과 비교해 볼 때 그 비중이 과도하게 큰 편이며 산업을 불문하고 사업체의 영세성은 뚜렷하다. 사업체의 규모가 작다고 해서 혁신성이 절대적으로 약하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산업을 이끌어 갈 혁신성이 높은 사업체는 대부분 단기간 내에 규모화를 이룬다는 사실과는 반대로 우리 경제는 규모화에 성공한 소기업들이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점을 볼 때 우리 경제는 혁신적 기업들의 출현이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건강한 기업동학이 부진하다고 판단된다.

 

영세사업체가 규모화를 이루지도 못하거나 성장에 실패하여도 퇴출되지 않는 상황에서 영세규모를 유지한다면 사업체가 담당할 수 있는 사업의 영역, 제품의 품질, 고용창출, 기업 간 거래의 협상력 등 모든 면에서 열악한 상황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저생산성 구조가 고착화된 근본적 원인을 찾아내어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동안 정책당국은 중소기업 성장의 제약요인을 대기업과의 불공정거래에서 찾고, 이를 해소하여 기업생태계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시각에 기초하여 정책을 운용해 왔다. 하지만 영세사업체가 산업 전반에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다는 사실과 중소사업체의 평균적인 규모가 매우 영세하다는 사실을 단지 공정거래 측면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제조업의 경우 20인 미만 사업체의 고용비중이 40.2%에 달하고 비제조업의 경우 10인 미만 사업체의 고용비중이 43.5%에 달한다. 영세업체의 과잉비중을 우리나라 특유의 선단형 생산구조와 가치사슬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대기업과의 공정거래 확립으로 구조개선이 바로 실현될 것이라는 것도 비현실적인 기대라고 본다. 

 

오히려 이러한 문제는 지난 수십 년간 축적되어 온 과도한 중소기업보호 및 지원정책으로 말미암아 생산성이 매우 낮고 비효율적인 영세사업체들 다수가 퇴장하지 않고 생산구조에 남아 있게 된 결과로 보인다.

 

규모의 영세성과 한국경제의 저생산성 구조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의 생산구조, 중소기업 관련정부지원체계, 규제환경, 노동정책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지난 수년간 정부정책의 비일관성과 비합리성, 비효율적인 정부자원배분, 정치논리에 좌우되는 경제정책, 노동시장의 경직성, 기업환경 개선 부진 등을 경험한 기업들에게는 규모화로 인한 리스크가 부담스러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기업혁신과 규모화를 방해하는 요소들을 제거하고 저생산성 구조 극복을 위한 제도 개선과 구조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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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9월05일 17시05분
  • 최종수정 2020년09월05일 17시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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