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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우리의 과제 -동태적 사고로 국가시스템의 유연성을 제고해야-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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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9월24일 17시37분

작성자

  • 김광두
  • 국가미래연구원 원장, GFIN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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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경제·사회 시스템의 경직성이 근원적 문제

경제민주화, 기술혁신, 구조조정, 스타트업 생태계 등을 내포해 진화해야

·복합 활성화 위해 순환출자금지보다 의결권 제한으로 대처해야

칸막이로 꽉 막힌 한국의 국가지배 구조로는 희망 없다.

정치인, 법관, 관료들의 창의성, 개방성, 유연성 제고수평적 협업관계 구축을 

 

 

1. 4차 산업혁명의  경제 사회적 의미

 - 불평등이 심화되는 지금의 경제사회는 변화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경제사회에 있어서 고숙련자 > 저숙련자 > 중위숙련자 순으로 유리해지는 경향이 나타나는데다 슈퍼스타(CEO, 각 분야의 1인자 그룹)의 독식 구조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역, 시장의 경계가 약해지고, 플랫폼 중심의 경쟁이 이뤄지면서 빅 데이터나 핵심 인공지능 관련 소프트웨어에 의해 경쟁력이 결정돼 데이터의 네트워크 효과로 선두주자가 유리해 지고 있다. 또한 기술발전의 결과물들이 자본가에게 귀속됨으로써 노동자들이 불리해지는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 고소득자들의 소비성향이 낮아지면서 전체적인 수요 감소가 일반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도 현 경제사회의 특징이다.

- 더구나 제품수명주기 이론에 바탕을 둔 해외직접투자와 무역이 감소하고 특히 전통적 비교우위 이론에 근거한 무역교역량 감소하고 있다. 이런 무역이 AI, 3D 프린터 등의 기술과 자국 노동자 일자리 감소 대응책 때문에 위축되면서 전통적 의미의 제조업이나 공장 등의 변모가 폭넓게 나타나고 있다.

 

2. 이런 경제사회의 변화에 대해 주요국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미국, 독일 등 선진국들이 ICT 기술과 제조업 융합을 중심으로 선도해 나가는 가운데 국가별 여건에 따라 대응전략이나 특색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금융‧제도 등 기업 생태계가 선진화된 미국은 기업이 변화를 주도하는 가운데 파트너십 형성 등 기반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기업중심으로 대응해 나가던 독일은 기업만의 대응으로 한계를 느끼고 기업과 정부의 공동 대응체제로 변화해 가고 있다.

일본은 민관이 공동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여 산업‧기술뿐만 아니라 교육‧금융‧노동 등 사회전반의 국가 개혁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중국은 새로운 기술혁신과 변화의 흐름을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정부주도로 적극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3.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한국의 대응은 어떤가?

 정부가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 중이나 역부족이다. 예컨대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제조업3.0 전략, 미래성장동력 종합실천계획, 신산업 육성중심의 투자 활성화대책,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의 추진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그러나 국가의 정치, 경제, 사회 시스템의 경직성이 근원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4. 4차산업혁명에 대처하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동태적사고로의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경제민주화 논의도 그러한 혁신형으로 진화하면서 이뤄나가야 할 과제다. 정태적 사고(Statics)로는 급변하는 세계 경제의 구조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다. 예컨대 “Uber”의 시가 총액이 GM(제너럴 모터스)보다 많고, 네이버(Naver)가 이른바 조‧중‧동이라는 3대매체를 합한 영업이익보다 더 많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000년대 일본의 침체는 창의성 영역에서 돌파구 찾지 못한 것도 중요 요인가운데 하나였다. 반면 미국은 실리콘 벨리의 역동성이 미국 경제를 반석위에 올려놓았다.

 

5. 한국에서의 ‘경제민주화’ 논의에서도 동태적 요소 결핍이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이는 또 하나의 ‘경직성’요인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창의’의 중요성은 무엇보다도 중대한 요인이다. 글로벌 혁신경쟁과 ‘승자독식’의 국제 경제 질서를 고려할 때 경제민주화 정책 체계 중 기술 융·복합과 기술혁신을 억제하는 정책수단은 국민후생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한다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쓰나미에서 한국경제가 생존하려면, 기술혁신, 구조조정,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초점을 둔 경제민주화 논의가 바람직하다. 

재벌문제도 이런 관점에서 접근하면, 제로섬 게임이 플러스 섬 게임으로 진화할 수 있다.재벌구조의 병폐로 지적되는 ‘순환출자 규제’의 경우를 좀 더 깊이 살펴보자. 순환출자는 적은 자본으로 대규모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따라서 이러한 순환출자를 규제하는 방법으로는 ‘순환출자 자체를 금지하는 방법’이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순환출자가 융·복합을 통한 기술혁신에 필요한 전략적 제휴, 기업인수‧합병을 위한 예비적 투자 활동 등에 필요한데, 이를 전면 금지하면 기업들의 창의성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또 세계적으로 순환출자 자체를 금지하는 경우는 없다는 점에 유의해 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소액 지분으로 대기업집단을 지배하는 문제를 해결하되, 기술혁신 활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는, 순환출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보유하는 자기주식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면 된다. 이런 동태적 사고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5. 국가지배구조도 과감하게 바꿔나가야 한다.입법,사법,행정,중앙정부,지방정부를 망라한 국가지배구조도 동태적 유연성(Dynamic Flexibility)을 제고하는 구조로 변화시켜나가야 한다. 현재 한국은 모든 국가조직이 경직되어 있어  의사 결정속도가 너무 느리다.

뿐만 아니라 입법, 사법, 행정부는 협업이 느슨해져 형식상 소통과 협치 체제가 각자 도생의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 결과로 급속한 기술 융합으로 산업의 영역이 사라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칸막이로 꽉 막힌 지금과 같은 한국의 국가지배 구조로는 희망 없다.

민주적 국가 지배구조로 정치인, 법관, 관료들의 창의성, 개방성, 유연성 제고되어야 하며 수직적 관계를 수평적 협업관계로 바꿔야 나가야 한다. 개헌논의도 국가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ifs POST>

※이 글은 지난 9월21일 국민일보주최로 열린 ‘국민미래포럼’에서 발표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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