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미래연구원에서는 연구진의 논문 및 자료와 함께 연구원 주최 세미나의 주제발표 및 토론내용 등을 PDF 파일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한중일의 추격, 추월, 추락과 한국의 대응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4년11월08일 21시30분
  • 최종수정 2014년11월08일 21시30분

메타정보

  • 45

첨부파일

본문

“우리나라 산업의 경쟁력 평가, 전망 및 대응전략”

주요산업별 주제 발표, 토론 및 정책대안 제시

연구 보고서와 동영상으로 제작

국가미래연구원, 매주 일요일 홈페이지 통해 발표

 

최근 들어 우리나라 산업의 국제경쟁력 약화가 심히 우려되고 있다. 특히 주요 핵심 산업의 경우 지금까지의 상황과는 전혀 다른 경쟁력 약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작금 세계경제는 저성장, 저교역, 저물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러한 경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선진국 제조업의 생산시설 복귀, 총수출 중 서비스수출의 증가, 고정자본 투자둔화, 보호무역주의 대두, 원유 교역량 감소 등에 따라 세계 교역량은 계속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아직까지 우리나라 수출은 대체로 양호한 양상을 보여 왔으나 앞으로는 수출물량 대비 수출단가 하락, 엔저 현상, 중국과의 경쟁 심화, 중소기업 수출경쟁력 약세 등 심각한 경쟁력 저하 문제가 예상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이제껏 우리나라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해 왔던 주력산업인 ICT, 정보통신, 철강, 조선해운, 자동차, 가전, 석유화학, 건설플랜트 산업 등의 경쟁력 약화가 야기되고 이에 따라 심각한 무역위축현상이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주력 산업의 경쟁력 현황을 동태적, 구조적으로 평가, 전망하고 앞으로의 대응전략을 모색하여 효과적인 정책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이에 따라 국가미래연구원은 각 산업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 “우리나라 산업경쟁력 평가, 전망 분석 및 대응전략”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토론하여 효과적인 정책대안을 마련하고 이를 정책당국에 건의하고자 한다.

 

먼저 우리나라 수출 주력산업인 ICT, 정보통신, 철강, 조선해운, 자동차, 가전, 석유화학, 건설플랜트 산업은 물론 여타 산업(섬유, 소재, 기계, 및 서비스(의료, 관광, 금융, 문화컨텐츠) 산업)의 경쟁력 현황 분석 및 대응전략에 대해서도 발표, 토론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그리고 발표 및 토론 결과를 정리하여 국가미래연구원 홈페이지에 게재함은 물론 정책당국에 제안하고 보도자료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다음은 그 첫 번째 기획물이다. 기업전반의 포괄적 경쟁력 분석의 일환으로 서울대 이 근 교수(서울대 경제연구소장)의 ‘한‧중‧일의 추격, 추월, 추락과 한국의 대응’이란 주제의 발표내용을 소개한다.

 

국가미래연구원

 

 

 

"산업주도권의 새로운 패러다임 출현 무시나 경시 안 된다"

  - 후발자의 추격 기회는 불황기에 제공된다.

 - 중국의 한국 추격속도는 한일 간 패턴과 유사할 듯

     IT산업은 빠른 수렴,석유화학/철강은 체화기술로 근접

     자동차 다소 격차가 있고, 공작기계/부품소재는 가장 느린 추격 예상

 - 한국은  피추격 방어전략 서둘러 제대로 갖춰야 

 - 혁신선도와 내재화로 승자의 함정 피하고, 슈퍼사이클 창출 전략 강구

 - “First Mover"보다 병행자(Parallel Mover) 전략이 더 적절할 수도 

 

 

1. 산업주도권의 이전과 추격 사이클 이론과 같이 여러 산업에서 국가 간에 주도권 이전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예컨대 철강산업의 경우 미국일본한국중국으로 이전이 일어나고 있고, 자동차산업의 경우 독일미국일본한국중국으로의 이전이 일어나고 있으며, 조선산업의 경우 미국영국일본한국중국으로의 이전, 휴대폰의 경우 미국(모토롤라)필란드(노키아)미국/한국으로의 이전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산업의 국가 간 이전현상은 왜 나타나며 또 이러한 이전현상에 따른 주도권 방어는 가능한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2. 추격 사이클 이론에 따르면 제품 시장점유율 또는 생산량의 시간적 변화에 있어 3개의 기회의 창, 3개의 전략, 3개의 사이클이 존재한다고 한다. 여기서 3개의 기회의 창은 추격, 추월, 추락으로서 이러한 변화는 기술경제 패러다임의 변화, 경기순환변동, 수요조건의 변화, 정부규제/법령변화/산업정책 등으로 인해 나타난다. 우선 패러다임의 변화에 있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후발자가 기존의 강자를 따라 잡는 기회가 생기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빨리 올라 탄 후발자에게 추격의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이 디지털 패러다임 변화에 한국이 빨리 올라 타 일본을 추격(디지털 TV, CDMA 휴대폰 등)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패러다임 변화시대에 있어서는 승자의 함정이 발생할 수 있는데 미국의 모토롤라가 최초의 휴대폰을 발명하고도 승자의 함정에 빠져 제대로 디지털 패러다임에 편승하지 못했고  노키아가 TDMA 표준을 선도하여 디지털 휴대폰을 출시하고도 애플의 등장, 삼성의 추격 등으로 몰락하고 만 것 등이 그 대표적 예이다. 

   한편 카메라의 경우도 디지털카메라의 출현과 이를 무시한 폴라로이드의 몰락으로 캐논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갈아타기에 성공했으나 향후 고급 DSRL에서 Mirror-less 디카의 주도권을 삼성, 소니, 파나소닉에게 빼앗긴 것 등이 그 사례이다. 

 

3. 그렇다면 승자의 함정과 역전의 발생은 운명적인 것인가? 그럴 수 있다. 왜냐 하면 

  (1) 기회의 창은 항상 열려 있고 기술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불황기는 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주도권 변화와 추격은 계속 발생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지만 모든 후발자가 다 가능한 것은 아니며 기회의 창을 활용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승자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출현을 무시하거나 경시하고 기존의 패러다임에 안주하는 경향이 늘 문제가 된다.

 

  (2) 다음은  불황기나 수요변화에 따른 것으로서 불황기야말로 후발자가 시장에 진입하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이로 인해 기존의 강자가 어려움을 겪거나 넘어지고 이로 인해 인적/물적/금융자본의 비용이 싸지게 되며 지식 습득의 기회가 증가되고 기술이전비용이 감소하게 된다. 이 때 빠른 추종형 후발자는 이 기회를 활용하여 공급 사슬을 만들고 상위 레벨로 올라가기도 한다(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국 기업의 추격). 하지만 꼭 불황기가 아니더라도 기존의 강자가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기회의 창으로 작용할 수 있다. 

 

 (3) 아울러 수요조건의 변화도 새로운 기회의 창이 되기도 한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특히 수요조건과 비즈니스 사이클이 중요한 바, 오일쇼크 이후 작고 효율적인 자동차 수요 증대로 미국에서 일본으로의 이전이 나타나고,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 시장의 중요성이 증가한 시점에서 일본은 여전히 선진국 시장에 치우쳤으나 한국은 신흥국 시장에 거점을 선점하여 이전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향후 새로운 패러다임 출현으로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차 등의 출현에 따라 또 새로운 시장교란 가능성으로 중국의 급성장이 가능할 수도 있다. 

 

4.  여기서 한중 산업 간의 상대적 추격속도 결정요인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한국의 제조업 생산성은 지난 85년 이후 평균 약 30%의 증가속도로 급속히 증대하여 97년 이후에는 일본과의 격차가 10% 정도로 줄어들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IT 산업의 경우에는 산업 전체에 있어 97년 이후 일본과의 격차가 10%로 정도로 줄어들어 2003년도에는 거의 일본과 동등하게 되었고 삼성전자와 마쓰시다전자의 대비 관계에서는 97년 이후 삼성전자의 생산성이 마쓰시다전자를 추월하기 시작하여 2003년경에는 이미 30% 이상을 능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산업의 경우에는 85년 이후 생산성의 급상승이 이루어졌으나 자동차산업 전체로 보나 현대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의 대비 관계에서 보나 2003년 이후 아직도 10% 정도의 갭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 그러면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날까? 즉 IT산업은 한국이 일본을 아주 빠르게 추격하였는데 자동차산업은 느린 추격 밖에 할 수 없었을까?  이런 한일 간 추격패턴이 앞으로 한중 간에도 동일하게 나타날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추격속도의 결정요인에 대한 이론적 답은 슘페터 학파의 개념에 의하면 산업별 혁신체제(기술체제 및 지식체제)에서 찾을 수 있다. 즉 외부지식에 대한 접근성과 이전/학습 가능성이 바로 그것이다. 우선 외부지식에 대한 접근성으로는 설비에 지식이 체화되는 정도와 모듈화 정도 등이 있으며, 학습 및 이전 가능성으로는 지식의 암묵성/명시성과 기술수명의 단명/장수 요인 등이  작용한다고 보인다. 

 

 6. 이러한 관점에서 중국의 한국 추격속도의 산업별 차이는 아마도 한일 간 패턴과 유사하지 않나 생각된다. 즉, IT 산업의 경우에는 단명기술과 명시적 지식흡수로 빠른 수렴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석유화학/철강 산업의 경우에는 장비산업의 특성에 따른 체화기술로 근접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며, 자동차산업의 경우에는 지식의 암묵성과 낮은 모듈화로 격차가 있을 것으로 보이고, 공작기계/부품소재 산업의 경우에는 암묵적 지식문제가 커 가장 느린 추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풍력, 태양광, 지열 등 일부 분야는 중국이 이미 한국을 넘어 추월하고 있기도 하다. 

 

7. 그러면 앞으로 과연 한국 산업의 경우 추격할 것인가, 추월할 것인가, 아니면 추락할 것인가? 이에 대한 몇 가지 정책 시사점과 전략을 살펴보자. 

 

 (1) 그동안 한국은 일본 대비 추격자인 동시에 중국 대비 선발자의 위치에 있었다.  한국은 아직까지도 추격자 멘털리티에 갇혀 있고 선발자로서 피추격에 대비해야 하는 생각이 부족하지 않나 하며 이제는 피추격 방어전략을 제대로 갖추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산업별 주도권 유지를 위한 대응전략이 시급하다고 본다. IT 산업 등 단명 사이클 산업의 경우에는 신생기업 M&A나 지분 참여 활용이 필요하다. 이미 중국 기업들은 외국 기업을  M&A 하여 기술이나 브랜드를 신속히 확보하는 추격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뒤집어 보면  M&A는 선도기업의 방어전략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잠재적 위협이 될 만한 기술이나 비즈니스모델의 신생기업을 인수하고 동시에 신기술 확보로 이를 자신의 성장동력으로 삼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구글이야 말로 전형적으로  M&A로 성장한 기업이다. 중국  M&A 시장은 아직 대기업은 규제가 많지만 신생기업의 경우에는 인수/지분 참여가 가능하다. 한편 부품소재산업 등 장기 사이클이 작용하는 암묵지 분야의 경우에는 대/중소기업의 새로운 결합으로 대기업의 형식지와 중소기업의 암묵지를 활용할 수 있고 기술융복합화로 진입장벽을 구축해야 한다. 

 

(2) 그리고 혁신선도와 내재화로 승자의 함정을 피하고 슈퍼사이클을 창출하는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산업주도권의 국가간 이전이라는 추격 사이클 이론 관점에서 볼 때 대기업은 과거 애플 쇼크 상황과 같은 후발자의 상황을 피해야 하고 동시에 노키아/모토롤라와 같은 선발자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 다른 기업이 주도한 파괴적 혁신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지 않고 혁신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 및 내재화해야 할 것이다. 즉 주도권이 인텔일본삼성으로 이전된 후 더 이상의 주도권 이전이 정지된 메모리칩과 같은 상황을 창출해야 된다는 것이다. 

 

(3) 아울러 제품 판매에서 서비스 판매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꾀해야 한다. 작금 한국 기업들에 대한 또 다른 도전 및 새로운 경향은 바로 제품 판매에서 서비스 판매로의 전환 경향이다. 이는 MP3의 판매와 음악청취서비스의 판매에서 쉬 발견할 수 있다. 즉 MP3는 한국 기업(Iriver)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발명되었으나 최종 승자는 I-Tune을 가지고 있는 애플의 I-Pod였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을 넘어선 샤오미가 무서운 것은 이 기업의 비즈니스모델이 단순히 휴대폰 판매가 아니라 휴대폰은 싼 값에 넘기고 이에 부가되는 소프트웨어나 응용 앱 등 부가 서비스에서 매출을 창출하는 다른 패러다임을 시도한다는 점이다. 반면 삼성과 유사하게 기술력에 기초한 제품성능 자체를 승부하려던 화웨이가 샤오미보다 훨씬 오래된 기업이지만 정작 삼성을 넘어선 것은 화웨이가 아니라 샤오미였던 것이다. 추격과 추락의 이론적 차원에서 보면 후발자가 선발자를 넘어설 정도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모방이 아니라 이를 넘어서는 새로운 발상과 파괴적 혁신이 시도될 때 비로소 가능하기 때문이다.

 

(4) 이제 한국은 이제까지의 성공공식을 잊지 말아야 하며 이 성공공식이야말로 항상 빨리 새로운 물결(패러다임; 산업)에 올라타는 것이다. 내수가 작으므로 신상품, 신규 수요, 새로운 표준에 있어 더 큰 시장들에 있어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를 항상 주시해야 한다. 미래의 위기 가능성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나 상품을 찾을 수 없는 것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증명된 새로운 공식을 망각할 때 더 발생하기 쉽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8. 한국은 “First Mover"가 아닌 것이 문제가 아니고 경우에 따라서는 병행자(Parallel Mover) 전략이 더 적절할 수도 있다.

    이는 한국의 디지털 TV나 현대차의 여러 방식 엔진개발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누가 최종적 우월적 디자인(Dominent Design)을 차지하느냐 이다. 애플은 한국 기업들처럼 핸드폰 시장에서 후발 주자였지만 새로운 경로를 창조하여 성공하였고 다른 서비스를 가지고 추격하였다. 

 

    향후 한국의 최적 선택은 아마도 ”Parallel Mover 또는 First Follower/Fast Second" 일지 모른다. 이는 디지털 TV 개발 사례나 현대차의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차 동시 개발 등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기술개발능력과 네트워킹능력/문화적 파워가 둘 다 큰 미국이 “First  Mover”의 전략을 구사한다면 기술개발능력은 강하지만 네트워킹능력/문화적 파워가 약한 한국의 경우 “Parallel Mover 또는 First Follower/Fast Second”의 전략이 더 좋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9. 아울러 선도자 전략의 2가지 위험도 관리해야 한다. 계속 선두를 유지하고 새로운 경로를 창출하는 전략에 있어서는 시장전망과 그 형태를 유지하되, 두 가지 위험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첫 번째 위험은 많은 선택 가능한 기술과 표준 중에서 가장 적합한 기술과 표준을 선택해야 하는 리스크이다. 그리고 두 번째 위험은 신상품에 대한 초기 시장이 존재하느냐 하는 위험이다. 이 경우 최적의 전략은 Fast Follower 와 First Mover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거나 Parallel Mover or First Follower/Fast Second를 지향하는 것이다. 그리고 중간재의 경우 First Mover 전략이 좋고, 소비재의 경우 Fast Follower 또는 병행자의 전략이 좋을 수도 있다. 

  

45
  • 기사입력 2014년11월08일 21시30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9시52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