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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핵비확산 레짐 50년 : NPT평가회의의 성과와 한계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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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11월07일 17시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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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보고서는 세종연구소가 발간하는 ‘세종정책연구 2020-02’에 실린 것으로 연구소의 동의를 얻어 소개합니다.<편집자>


올해(2020년)로 발효 반세기를 맞은 NPT(핵무기비확산조약, Treaty on the Non-Proliferation of Nuclear Weapons)를 글로벌 핵비확산 레짐의 중추로 보고, 그 성과와 한계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레짐의 향후 반세기를 전망해 보았다. 
부수적 기대효과로서는 (i) 글로벌 핵비확산레짐의 현안 및 도전요소 등 현주소를 파악함으로써 중견국 한국의 핵외교에 대한 기여, (ii) 국제정치이론 측면에서 레짐이론의 효용성 시사, (iii) 한반도와 주변4강에 초점을 두어온 북핵문제를 글로벌 차원의 비확산 측면에서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제공 등을 기대한다.

결론 : 글로벌 핵비확산 레짐의 평가와 전망

1. 인류사상 처음으로 1970년 다수 국가들이 소위 핵무기라는 신종의 가공할 무기의 비확산을 목표로 NPT레짐을 발효시켰다. 지난 50년 몇 차례의 도전과 위기를 겪으면서도 회원국들은 레짐으로부터의 이탈(북한예외)이나 붕괴를 원치 않았고, 그 가치를 보존해 왔다. 

2. 냉전기 NPT1.0 버전의 네 차례 NPT평가회의가 냉전구도 하에서 제한적으로 미·소 양자간 핵군축 협상을 관리하고 핵비확산을 도모하는 정치선언적 성격이었다면, 보다 강화된 평가과정을 수반한 냉전종식이후 NPT2.0 버전에서의 다섯 차례 평가회의는 구체적 이행스텝과 액션플랜을 위한회원국 포럼의 장이 됐다

3. 여전한 한계 내지 도전요소들에도 불구하고 자유주의·제도주의 관점에서 지난 50년 비확산 레짐의 성과와 유용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첫째, 보편성 확대다. 1970년 46개국이던 회원국수는NPT효력 연장여부를 결정해야 했던 1995년 이미 178개국으로, 그리고 현재의 191개국(북한포함)으로 기하급수적으로 팽창, 오늘날 세계최대 군비통제레짐이 됐다. 그러나 여전히 글로벌 비확산레짐의 보편성에 대한 도전이 NPT를 탈퇴한 북한은 물론 NPT밖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로부터 오고 있다. 미가입국은 이들 3개국과 남수단(2011 독립)뿐이다. 

둘째, 레짐 태동 전 우려됐던 핵무기확산의 기하급수적 증대는 없었다. 2020년 현재 핵무기국가는 9개국(5개 NPT체제 내 핵무기국가, NPT밖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3개국, 그리고 NPT를 탈퇴한 북한)이며 이중북한만이 비확산 의무를 위반하고 핵국가가 됐다. 

셋째, 핵군축(제6조) 차원에서 본다면 적어도 미·소(러)가 전략무기통제와 감축에 합의할 수 있었던 배경 속 NPT 제6조의 역할을 간과하기 어렵다. 실제로 NPT레짐 발효 후 미·소(러)가 체결한 모든 전략무기통제협정들은 서문에 NPT 제6조를 여러 군축동기중 하나로 언급해 왔다. 냉전종식전후 미·소(러)는 정점대비 약 88%의 감축을 이행했다.
 영국과프랑스도 일방감축을 선언, 실천해 왔다. 중국은 선제공격불용(No firstUse)과 최소억지력 보유를 표방하나 핵무기 투명성은 배제하고 있다. 요컨대 불완전성에도 불구하고 비확산레짐 50년의 성과를 간과할 수 없다. 다만 적어도 향후 5~10년 중단기적 레짐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4. 지난 2015년 제9차 NPT평가회의에서 회원국들 간 이견으로 합의문이 불발된 이후 현재까지 NPT의 핵비확산·핵군축 쟁점에 대한 합의가 수월치 않다. 자칫 연거푸 2회 NPT평가회의 합의문 도출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연기되고 있는 제10차 NPT평가회의(당초 2020.4~5월 예정)를 위한 마지막 준비회의(2019.4~5)에서의 권고안 실패 배경과 이유들은 리뷰  사이클 내 국제안보환경 및 핵질서 불안정성을 반영하는 동시, 중단기적으로 합의전망이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을 안겨준다. 

마지막 준비회의에서 회원국들은 레짐의 존립과 목표이행에 합의하면서도 불가피 이견을 노정했다. 더하여 리뷰사이클 내 2018년 미국의 이란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협정(JCPOA, 2015) 탈퇴와 이에 대한 이란의 경고는 중동 핵확산 위험 재점화 우려를 안겨주었고, 북미 하노이 핵협상 결렬(2019.2)도비확산 부문 낙관적 전망을 안겨주지 못했다. 여기에 NPT밖 핵을 보유한 인도와 파키스탄간 긴장관계까지 어우러져 큰 변수가 없는 한, 제10차 NPT평가회의의 모습이 정치사상가 홉즈(Thomas Hobbes)의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으로 퇴보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5. 그렇다하여 중단기적 레짐 불안정성이 곧 레짐의 위기나 붕괴로 직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NPT에 토대를 둔 글로벌 비확산레짐이 지난 50년 여러 도전요소에도 불구하고 지속되어 왔듯, 향후 50년 핵비확산, 핵군축, 평화적 핵이용 달성을 목표로 지속될 것이라 전망된다. 지금까지 북한을 제외한 거의 모든 회원국들은 NPT평가회의가 합의문 도달에 실패한 경우에 조차 NPT목표에 대한 지지와 활성화를 강조할 뿐,NPT무용론이나 레짐의 위기 혹은 붕괴가능성에 힘을 주지는 않았다.

 6. 191개 NPT회원국들은 자유주의·제도주의의 “계몽된 이기심”(enlightenedself-interest)에 의해 얼마간 비확산과 군축이행 진전에 얽힌 현실주의적 이견과 갈등, 그로 인한 한동안의 불안정을 경험한 후, 복원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50년 계속해 왔듯 평가과정 강화노력, IAEA사찰 강화 및 제재강화 노력, 그리고 북한사례를 통해 새롭게 레짐 탈퇴관련 조건 및 절차강화 노력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 북한핵의 글로벌 지평이다. 북한은 비핵무기회원으로 NPT에 가입한(1985)후 IAEA 사찰과 검증마찰 및 탈퇴선언(1993, 2003), 이후 여섯 차례 핵실험(2006~2017)과 핵보유선언, 핵위협 시위를 벌였다. 현재까지 ‘유일무이’한 회원국의 레짐 이탈이다. 1995년 제5차 NPT평가회의 이후 매번, 즉, 2000년, 2005년, 2015년 연속 회원국들에 의해 심대한 글로벌 비확산 도전요소중 하나로 간주되어 왔다. 나아가 2006년 이후 지난 14년간 북한은 유엔안보리의 비확산 제재 대상국이 되어 현재는 거의 포괄경제제재 수준의 부문제재를 받고 있다. 100개 이상의 주요 국가기관과 인물들은 별도로 자산동결, 여행금지 대상명단에 포함됐다. 

8. 북한에 대한 제재는 비확산 카테고리로는 유엔사상 첫 제재였고, 같은 해 두 번째로 비확산 제재대상이 되었던 이란은 핵프로그램 의혹을 받고 있을 뿐, NPT를 탈퇴한 바 없다. 회원국들은 북한의 핵보유 정당성을 인정치 않음은 물론 조속히 NPT복귀 및 IAEA 안전조치에 임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왔다. 변수가 없다면 차기, 즉, 제10차 NPT평가회의에서도 여타 쟁점들과 함께 회원국들의 비확산, 군축, 평화적 핵이용 등 NPT목표 이행을 더디게 하는 도전요소중 하나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9. 한국은 책임있는 글로벌 중견국이자 비확산 레짐의 존립과 안정성 유지를 지지해 온 대표적 국가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21세기 미래지향적 백년대계의 남북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검증에 기초한 북한 비핵화와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NPT레짐에의 복귀가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인지하고, 이 점에서 북한의 노력을 견인하는 데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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