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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발표> 부실기업 실태와 구조조정 방안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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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3월12일 22시44분
  • 최종수정 2016년03월12일 22시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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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한국금융연구원 자문위원

하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경영투명성 제고와 M&A 활성화로 시장압력 높여야

구조조정 시기 놓친 오너에 페널티부여

거대기업 구조조정은 정부 개입 필요하다 

▲ 김영욱 한국금융연구원 자문위원

 

 1. 지난 2015년3월말 기준 기업부채 규모가 2,347조원이고 이 중 한계기업 부채가 21.2%를 차지하는데, 이는 향후 금리인상 시 이자부담과 디폴트 위험의 증가로 기업부채발 경제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상장사들을 중심으로 보면, 2014년 한계기업의 비중이 전체 상장사의 31.3%를 차지하고, 2012~2014년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미만인 만성적 한계기업이 전 업종에 고루 퍼져 있으며, 만성적 한계기업 중 큰 기업은 대개 재벌그룹 계열사로 30대 그룹 중 17개 그룹이 좀비기업이다. 

 

2. 과거 부실은 상당 부분 유동성의 문제였으나, 지금은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뉴노멀 시대에서 지급능력(Solvency)의 문제가 크기 때문에 한계기업들은 탈출이 불가능하고, 영업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정상기업들 역시 수비형 생존전략(현금보유 증가)으로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고 있다. 

 

3. 이러한  상황에서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 한계기업의 일자리 창출 능력 부족으로 고용이 둔화되고, 한계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가격덤핑 등의 불공정 경쟁으로 외부 비경제가 발생하며, 부실기업이 퇴출되지 않음으로써 산업 전체의 임금 수준과 자본가격이 상승하여 정상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저해되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

 

4. 구조조정에 저항하는 기업 오너와 강성 노조, 채권단 내 구조조정 메커니즘의 취약성, 정치논리에 따라 구조조정에 소극적인 정부 등이 모두 구조조정 지연의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구조조정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사전적․자발적 구조조정이 활발해지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5. 구체적으로는, 시장의 압력이 활발해지도록 경영투명성을 제고하고, 사모펀드 규제 완화 등으로  M&A를 활성화하며, 구조조정 시기를 놓친 오너에게 페널티를 부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

   사후적(강제적)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97년 외환위기 이후 법제도와 절차는 상당히 갖추어진 만큼 제도보다 ‘운용’이 문제다. 정부가 모든 기업을 다 살리겠다는 인식에서 탈피하여 최대한 시장에 맡기되,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는 거대기업 구조조정의 경우에는 미리 기준을 세워 집행하고, 필요하다면 확실한 시그널을 주어야 한다. 

   또한 채권단은 이해당사자간 형평성 담보 방안을 마련하여 협조체제를 깨는 게 이익인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고, M&A시장 활성화를 위해 외국자본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완화되어야 하며, 거시적 차원에서 산업재편의 큰 그림이 마련되어야 한다.

 

 

기업의 비용부담 회피 및 변화 거부하는 태도가 문제

특수관계인과 지배력 행사자 등 엄중한 책임 추궁 필요

 

 ▲ 하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1. 기업 성장성의 주요 지표인 매출 증가율이 2014년에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1%)보다도 더 큰 폭으로 하락(-1.5%)하였고, 대규모기업집단의 부실징후기업 비중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계속 증가 추세인 반면 양호기업의 비중은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도산 사건과 워크아웃 사건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외부 수요부진이나 세계적 경기침체에 기인한 것으로만 봐서는 곤란하다. 특히 개발시대의 수출·제조업 위주 체제에 안착한 채 국내 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구축하고 각종 지원성 금융·세제·고용구조에 길들여진 대기업집단이 부단한 혁신과 경쟁력 향상을 소홀히 한 데 큰 원인이 있다.

 

2. 구조조정 절차와 관련, 통합도산법상 회생 제도와 기촉법상 워크아웃 절차, 주채무계열 제도 등을 비교하여, 워크아웃이나 재무구조개선(주채무계열) 제도는 당사자간 합의를 통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구조조정을 목표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지나치게 일방의 입장이 관철되면서 관치로 활용되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한편, 법원 주도의 회생절차는 이해관계자들의 권리가 상대적으로 많이 보장되고 법관의 신중한 판단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나 법원의 전문성이 부족한 것이 문제다. 

 

3. 이러한 구조조정 절차의 병존이 채무자의 선택을 확대하는 긍정적 효과보다는 기존 지배권 보전의 연장 수단으로 오용되어 더 큰 사회적 비효율을 야기하는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또한, 실제 통합도산법 절차에 따른 회생기업들과 기촉법상 워크아웃기업들의 재무성과를 분석하여, 회생기업들의 경우 회생절차 개시 이후 약간 개선되기는 하지만 여전히 낮은 수익성을 보이며 워크아웃 기업의 재무성과 역시 이와 유사하다.

 

4. 생존분석(survival analysis)을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에서도, 회생 기업의 경우 절차 개시 이후 2년 내에 종결되는 경우는  13%미만에 불과하고 4년이 경과해도 25% 정도의 기업만이 회생절차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워크아웃 기업의 경우는 2년 내에 20% 가까운 수가 절차를  졸업하지만 그 이후로는 기간의 경과에 따른 성과가 특별히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5. 구조조정의 부진은 사업재편을 위한 법이 없거나 관련 규제가 가로막기 때문이 아니며,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기업의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작은 희생도 부담하지 않으려 하면서 비용의 사회화 및 각종 지원에 의존하여 변화를 거부하는 태도다. 

   또한 최근 일련의 상법 개정으로 다양한 구조조정․사업재편 수단들이 이미 허용되어 있고 원샷법까지 제정했으나 이의 남용 및 규율 수단이 불충분하다는 점이 오히려 문제다. 따라서 제3자 배정을 통한 경영권 이전, 자기주식의 남용, 인적분할 및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이용한 지주사 전환 등 다양한 수단의 사업재편이 가능하지만 최근의 실태는 경쟁력 강화보다는 경영권 확보·유지에 치우쳐 있다. 

 

6. 구조조정에 대한 본질적인 결단이 필요하다. 기업실패로 인한 경제·사회적 결과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에 관한 근본적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구조를 편성하고, 기업부실을 방조한 감독당국과 정책금융기관, 특수관계인 및 사실상 지배력 행사자 등에 대한 엄중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고용충격과 사회안전망(실업급여 등) 등에 대한 보완장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특히 정확한 진단과 함께 고통분담의 주체와 명분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희생을 받아들이는 변화가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 내용은 국가미래연구원과 경제개혁연구소⋅경제개혁연대가 지난3월8일 “부실기업 실태와 구조조정 방안” 을 주제로 한 ‘특별토론회‘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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