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가라앉는 12가지 징후 - ‘표류하는 대한민국, 좌표를 찾아서’ <3>경제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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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남덕우기념사업회는 9월26일 서강대 GN관에서 ‘표류하는 대한민국, 좌표를 찾아서’를 주제로 한 제4차 토론회를 개최했다. 중앙일보 후원으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표학길 서울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 윤덕민 前 국립외교원장과 ▲ 신원식 前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의 주제발표에 이어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김동호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등이 토론에 참여 했다. 다음은 이날 세미나의 주제발표 및 토론 내용을 외교·국방·경제부문 3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
<주제발표> 영상 바로보기
'한국경제 가라앉는 12가지 징후'
-위기가 터지기 전에는 아무도 위기를 인정하지않는다. 지금 우리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가에 대해 대부분 무지하거나 무감각하다. 지금 외교·안보 위기에 더해 우리가 처한 경제위기도 ‘역대급’이다. 문재인 정부 2년의 경제실적이 어떠했는가를 평가해 보자면 그 이전 2년간의 실적치와 비교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비교하려면 우선 배경부터 살펴봐야 할 것이다.
우선 박근혜정부시절인 2015~16년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18년의 세계경제성장률이나 세계교역증가율이 모두 개선된 실적을 보였다. 그러면 문재인 정부의 경제실적도 좋아져야 마땅한데 그렇지 못한 것이 문제다. 앞으로 한국경제가 가라앉는 12가지 징후를 살펴보기로 한다.
<1>경기의 사이클을 보여주는 경기종합지수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를 보면 지난 5월에는 약간 올라갔는데 그 달을 빼나면 지난 2018년 4월부터 지금까지 16개월 연속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지난1991년 12월부터 1993년 4월까지 17개월 동안 하락한 것이 지금까지의 기록이다. 이 기록도 곧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2> 설비투자 감소도 연속 5분기 째 나타나고 있다. 금년 3/4분기도 감소할 것이 확실한 만큼 6분기 연속기록도 나올 것 같다. 6분기 연속 감소는 IMF 외환위기 때인 1997년2월부터 98년 4월까지 있었다.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설비투자가 전년 동기대비 감소하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 인가를 알아보니 2017년2분기부터였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때이다.
기업들이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 “기업을 할 수 있을까, 사업을 이어갈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본격적으로 설비투자를 줄여왔다는 게 제 가설(假說)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끝나기 전에는 설비투자 감소는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
문제는 국내설비투자는 줄어들지만 해외투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특히 금년 들어서는 폭증하고 있다. 이는 무엇을 의미 하는가. 국내경제여건에 대한 기업들의 냉소적이고, 비관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건설투자 역시 역대급 감소를 이어가고 있다.
<3> 민간소비 증가율이 줄어들고 있다. 2018년 1분기에 3.6% 증가했으나 2019년 2분기에는 2.0% 증가로 낮아졌다. 이는 가처분소득이 꾸준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소득 중에서 세금이나 연금보험료 등을 빼고 난 처분가능소득이 줄어드는 것인데 특히 비근로자가구, 즉 영세자영업자들의 가처분소득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4 >수출 감소가 연속 9개월째 전년 동기대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최소한 연말까지는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면 13~14개월 연속 수출 감소가 나타날 공산이 크다. 역시 역대급 아닌가.
<5> 수출 감소에 따른 영향이기는 하지만 수입 감소도 금년 들어 2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장래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보여주는 것이다.
<6>고용감소 문제다. 문재인 정부 2년(2017년6월~2019년 6월)동안 취업자 증가는 34만9천명에 그쳤다. 2015년 상반기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늘어난 취업자 56만8천명의 61%에 불과하다. 더구나 60세 이상 고령자 취업을 제외한 취업자는 문재인 정부 2년 동안 21만 7천명이 오히려 감소했다. 반면 36시간미만 근로자는 101만 명이 늘어났다. 그 이전 2년 동안 늘어난 39만5천명의 2.6배에 달한다. 2,700만 근로자의 주당 평균근로시간은 한 사람당 2.4시간이 줄어들었다. 그 이전 2년 동안에는 0.8시간이 줄었는데 그 3배가 늘었다. 근로시간 단축시책 등의 영향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7> 기업실적과 전망은 정말 심각하다. 2019년8월의 전산업 업황지수는 69로 낮아졌다. 전산업 업황전망지수도 72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 2019년1분기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과 세전이익률을 보면 최근 2년간 급락세를 나타냈다. 기업이익이 줄고 있다는 얘기다.
<8>가계소득의 비정상증가와 가처분소득의 정체(停滯)현상도 문제다. 문재인 정부 들어 2년 동안 전체가구의 가계명목소득은 8.2%가 늘어났다. 같은 기간 가계소득 중에서 근로소득은 10%가 늘어난 반면 사업소득은 1.9% 증가에 불과했다. 더구나 세금이나 연금보험료 등을 제외한 가처분소득은 지난 2년 동안 4.1% 증가에 그쳤다. 특히 근로자외가구, 즉 자영업자들의 가처분소득은 오히려 0.1%가 줄었다.
<9> 앞선 분석과 같은 맥락에서 비소비지출과 경상조세가 급등해 민간소비 지출을 제약하고 있다. 반면 경상조세는 지난 2년 동안 10만원이 늘었다. 그 이전 2년은 1만8천원 늘어나는데 그쳤던 것에 비하면 역시 역대급 아닌가.
<10> 생산위축이 심각하다. 금년 1분기와 2분기의 제조업가동률을 보면 각각 71.8%와 72.3%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11>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물론 가계신용 증가율은 점차 하락하고 있지만 규모가 커지면서 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12>민생지수가 역대 최악으로 떨어졌다. 민생지수는 촛불집회가 극에 달했던 2016년 겨울에 최악을 기록했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 약간 회복하는 듯 하더니 계속 내리막을 타고 있다. 국가미래연구원이 개발하여 매 분기 발표하는 2019년 1분기 민생지수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8분기 연속 하락하여 87.85(2003년1분기=100)를 기록했다.
- 우리 경제는 지금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반도체 특수와 같은 호재가 나타나지 않는 한 한국경제는 헤어나기 어려운 미궁으로 빠질 우려가 있음에 모두가 유의해야 할 시점이다.
<토론 1> 영상 바로보기
"산업구조 전환노력 없이 통화 재정정책 지속하면 경제 불균형만 심화"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
- 그동안 유지해온 미국주도의 자유주의 질서 또는 자유주의 패권은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비자유주의 패권’이란 용어로 대체됐다. 자유주의 질서는 IMF, World Bank,세계무역기구(WTO) 등 다자간 국제기구를 통해 국제규범에 따른 국제 경제질서와 민주주의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미국의 대외정책이었다. 브레튼우즈 체제는 그런 질서를 구현하는 제도였다.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으로 70년간 유지해왔던 미국의 국제리더십이 전면 부정되고 있는 형국이다.
-비자유주의 패권의 한국에 대한 함의(含意)는 무엇인가? 우선 한국은 위기상황을 극복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1948년 정부수립이후 3번의 위기를 겪었으나 이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우선 1961년 군사정부 이후 국내산업 육성과 금리 및 환율을 통제한 혼합경제를 시행했으나 결과는 높은 인플레와 투자부진과 수출부진을 겪었다.그러나 미국의 도움을 받아 70년대 고도성장의 기적을 이뤘다. 다음으로 1997년에 닥친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한미통화 스왑 등을 통한 지원을 받아 극복했다.
- 한국경제는 글로벌 경제와 강한 동행성이 있다. 지금 세계경제는 미중무역전쟁 등으로 가라앉고 있고, 한국경제의 저성장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따라서 산업구조의 고도화와 구조전환 노력이 없이 총수요 위주의 통화 재정정책을 지속한다면 저성장 완화 효과는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경제의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우리가 유념해야 할 일은 첫째로 한국이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사실이고, 둘째는 이웃과의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는 것이며, 셋째는 공동시장 확보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가치사슬이 자립잡고 있는 현실에서 많은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고 안주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다.<ifsPOST>
<토론 2>
“경제, 올바른 방향 가고 있다”는 잘못된 진단, 이제는 그만!
▲김동호 중앙일보 논설위원
- 한국경제는 위기상황을 맞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런데도 소득주도성장 등의 정책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해 “경제 체질개선의 고통이다”라고 설명하더니, 금년 들어와서는 “경제성과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우리 경제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 참으로 이해되지 않는 인식이다. 지난 2년 반 가까이 실시해온 소득주도성장 등의 정책실험으로 인해 중산층이 50%대로 내려앉았다. 보통의 경우 중산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67~68%가 유지됐었다. 우리 경제는 심한 내상(內傷)겪고 있다. 지난 8월의 신규취업자수가 40만 명이 늘었다지만 60세 이상 고령자가 대부분이거나 그것도 근로시간 36시간미만 취업자가 대폭 늘어 노동의 질은 저하되고 있다. 산업구조의 낙후로 인해 30~40대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인구효과가 아니라 공장폐쇄 등에 따른 것이다. 기업규제와 법인세 인상 등은 강화돼 기업의욕이 떨어지고 해외로 탈출하는 경향마저 나타나고 있다. 공정경제는 물론이고 혁신경제도 진전이 없다.
- 재정 퍼주기로 재정안정성도 낮아지는 형국이고, 소득과 자산 등의 양극화로 불균형만 심화되는 양상이다. 정말 어려운 상황이다. 기업들이 규제완화를 소리 높여 외쳐도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세금이나 사회보험료가 많이 올라 가처분소득이 낮아 소비도 위축되고 있다. 앞이 안 보이고 깜깜하다. 그래도 정부가 정책전환을 고려하지 않으니 대책이 없다. 오직 답답할 뿐이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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