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무역보복의 향방과 파장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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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한반도평화만들기 한일비전포럼은 지난 7일 ‘일본 무역보복의 향방과 파장’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열고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상근자문위원의 주제발표를 들었다. 다음은 이날 주제발표의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편집자> |
<일본 무역보복 조치에 대한 한국의 대응 전략>
백색 리스트 제외 영향에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비
통상측면에서 효과가 미약한 맞대응은 자제 필요
첨단 화학소재, 고급기계류 등 산업기반 강화 서둘러야
국제사회에 대한 호소와 근본적인 외교문제 해결을 도모
1. 일본 정부는 7일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법령 개정안을 공포하면서 시행세칙 '포괄허가취급요령'도 함께 공개했다. 수출규제 시행세칙 은 기존 기조를 유지한 채 기존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 외에 추가로 '개별허가' 품목을 지정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이날 앞으로는 수출 상대국 분류체계를 백색국가가 아닌 그룹 A, B, C, D로 나누어 통칭하기로 했다. 수출 신뢰도가 가장 높은 A그룹에는 기존 백색국가 26개국이, B그룹에는 한국을 비롯한 10∼20개국이 배정됐다. 그룹B는 특별 포괄허가를 받을 수 있긴 하지만 그룹A와 비교해 포괄허가 대상 품목이 적고 그 절차가 한층 복잡하다.
2. 일본 규제조치의 실효성을 살펴보면 규제 품목에 대한 포괄허가 우대조치에서 A,B국의 실질적인 차이는 작을 것으로 보이지만 비 규제 품목에서의 허가 수속이 면제 되는 A국에 비해 B국은 경산성이 지정할 경우 허가신청을 해야 한다. 한국에 대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이 부분이며, 경산성의 자의적 제도 운영을 견제하는 WTO제소 등 외교적 견제 필요하다.
3. 일본정부의 무역보복 의도(意圖)와 한계(限界)
① 무역관리와 안보문제 : 표면적으로 경제산업성은 ‘한국과의 신뢰관계하에서 수출관리가 어려워졌으며, 한국이 수출 관리상의 부적절한 사안이 발생했다’고 해 3년간 당국자간 협의 못했다고도 하고 이에 따라 한국에 대해 보다 엄격한 제도를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 <한계> 이 주장은 근거가 불충분하다. 대량살상 무기 관리 통제 등이 일본보다 우수한 (북한 미사일의 상당수는 일본제 부품, 북한으로 전략물자를 유출시켰다는 혐의는 Fake로 밝혀짐) 한국의 사소한 문제(일부 불화수소의 대중 재수출 의혹 등)로 과도한 조치를 단행한 것은 WTO 위반 소지가 있다. 또 실무협의 부성실도 문제다. 지난 3년간의 조정 부재는 일본 측에도 문제가 있다.
② 강제징용 문제의 분노 : 징용공 문제에서의 한국 정부의 양보, 일본정부, 기업의 자금에 의존하지 않는 한국정부의 독자적 해결 요구하고, 특히 중재위원회에서 제3자가 개입해 국제적 룰에 의거한 해결할 것을 일본은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경제 보복으로 일본의 분노를 보여 주고 한국 내 여론이 정권 비판으로 이어져, 일본에 대한 양보를 유도하려는 것이다.
⇨ <한계> 우선 한국 내 여론은 대통령 지지율이 오히려 상승하고, 일본 제품 및 여행 등에 대한 국민들의 자발적인 보이콧 확산되고 있으며, 정치적 의도를 무역보복으로 연계한 행위에 대한 WTO 제소는 일본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경제적 파장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경제에 대한 타격뿐만 아니라 세계경제, 산업에 대한 타격, 일본경제 및 해외(중국, 동남아 등)소재 일본기업(반도체 대량구매)에 대한 타격도 만만치않을 것이다.
③ 한국 산업 견제 : 한국 제조업을 견제, 일본 기술의 유출 방지 강화, 한국과의 협력 자제 유도, 보호주의가 강화된 새로운 세계 비즈니스 환경을 적극 활용(아베의 트럼프화)하자는 것이다. 또 부수적인 목적이지만 이번 기회를 활용해서 한국산업의 중장기적인 약화를 유도하는 의도가 점차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 <한계> 일본의 산업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한일 산업 및 기업은 밀접하게 연결되고 협력의 네트워크가 형성된 상황이어서 일본 전자 Set기업들이 약화된 상황에서 LG, 삼성과 협력해야 일본의 소재 및 부품 기업도 신기술, 새로운 분야 개척이 촉진될 수 있다. 따라서 한국 반도체 억제로 중국 반도체 산업의 부상 효과는 부담이 될 것이다.
또 전략성 부재도 문제다. 미국의 대중 견제전략과 달리 일본기업과의 협의 등 심도있는 전략적 고민이 없다는 점은 일본에게도 장기적으로 짐이 될 것이다.
4. 장기화되는 한일 갈등, 향후 전개될 중심과제
① 양국민의 반감 과열 양상의 전망 : 우선 한국은 일본 조치에 대한 반발과 대일 불매 운동 격화, 그리고 정부에 대한 비판적 시각보다 정부의 강경 자세 요구가 강화될 것이다. 반면 일본은 백색 국가 찬성 95%, 반대 1% 등 극우식(極右式) 반한(反韓)감정의 일반화로 정부도 이제 쉽게 양보하기 어려운 처지에 빠졌다.
⇨ 양국 정부의 대립 속에서 양국 국민의 감정 악화, 포퓰리즘 조장, 정치권이 점점 통제하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수습책이나 양국 합의를 어렵게 하는 여론 속에서 양국의 경제적 이익 손상되고, 기업 경영 환경이 악화될 것이다.
② 생산 수출 차질 확산 : 반도체 관련 3개 품목에 대한 대한 수출규제로 1개월 정도 통관 차질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추가 조업 단축 등 실제 피해가 발생했는데 이러한 생산 차질이 단기적으로 다방면으로 확산될 우려 존재한다. 일본 정부가 정치적 의도로 한국 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는 품목의 수출 심사를 선택적으로 강화해 나간다면 악영향은 커질 것이다.
⇨ 한국, 일본 및 글로벌 기업으로의 피해 확산은 일본정부로서도 부담이다. 한국정부의 외교공세, WTO 제소 압박으로 백색 국가배제 후에도 수출규제 품목을 자의적으로 확대하기 어려운 측면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기존 3개 품목의 심사를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한국정부의 맞보복, 일본을 한국의 백색 국가 리스트에서 제외할 경우 WTO 제소 추진력 약화로 일본기업의 한국압박 자유도(품목 확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③ 일본의 보복 다각화 : 한국이 일본정부의 무역보복의 충격을 일시적으로 받고 생산차질을 겪은 후 재고 확충 등으로 생산 및 수출이 정상화되면서 양국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정부는 WTO 제소 문제도 고려해 무역이 아닌 금융, 비자 등 다방면에서 한국에 대한 제재 수단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 양국 간 국민감정 악화, 한국에서 상호 불매 운동 확산, 한류 공연 등 전면 취소, 한류 스타 일본 입국 제한, 한국 젊은 층의 일본기업 취업 제한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양국경제가 악화되고 양국 국민이 피해에 대한 인식이 고조될 경우에는 타협 모색, 미국의 중재를 명분으로 양국이 외교적 해법 모색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5. 무역보복의 파장
단기적 생산 차질과 중장기적 한일기술 협력 체제 약화 우려가 우려 된다. 우선 반도체 등
3개 품목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에 반드시 필요, 일본기업의 점유율이 높은 품목이어서 재고 소진으로 생산 및 수출 차질 발생하지만 일본기업의 매출 차질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피해 품목 확산 우려는 없는가의 문제도 있다. 화이트 리스트 제외 불구, 한국의 WTO 등 외교 공세도 작용해서 실제 운영상 심사 등을 까다롭게 할 가능성은 낮지만 정치적 의도로 규제 강화 가능성도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에 이어 자동차(르네서스사의 반도체 등),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동박, MLCC), 모터, 원심 분리기, 공작기계 등으로 피해 확산 우려도 있다.
마지막 문제는 기타 분야 추가 보복 가능성이 있느냐이다. 금융, 기술, 비자, 일본 소재 기업 압박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보복이 확산될 경우 한국경제의 악화, 금융불안 조성, 첨단산업 등 주력산업의 제품 고도화, 새로운 이노베이션의 원동력 약화와 함께 한국경제의 중장기적인 역동성과 신뢰도 추락이 예상된다.
6. 일본의 대한(對韓) 무역보복이 글로벌 경제와 한국 및 일본 경제에 미칠 파장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
첫째, 공급 사슬 불안이다. 한일간의 첨단 제조업의 공급사슬이 지체되고 불안정해 질 경우 군수용을 포함한 세계 첨단 분야의 생산 및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특히 한국의 반도체나 디스플레이는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기 때문에 공급차질로 인해 거래선을 쉽게 전환하기 어려워 애플, 아마존 등의 글로벌 기업의 활동에도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둘째, 경제성장의 위축 효과를 들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화로 인한 생산 차질 등이 각국의 관련 분야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연쇄 효과가 확대되어 세계경제의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 발생하고, 첨단 산업뿐만 아니라 관련 일반 제조업, 서비스업, 근로자 고용 및 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셋째, 보호주의 확산 우려다. 정치, 안보, 경제, 통상, 외교를 결합하여 자국의 경제적 이익이나 정치적 목적을 극대화하려는 자국 중심적인 행동이 확산될 우려가 있고, 세계 비즈니스 환경의 투명성, 공정성 하락, 정치 및 외교 리스크 확대에 따른 기업 부담(재고, 생산지 조정
등) 확대, 기업투자 위축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
우선 <부정적 측면>은 반도체에 이어 수많은 품목에서 수입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여러 분야에서 1~2개월의 생산 차질의 영향이 확산될 가능성 존재한다. 이에 따라 생산차질과 기업의 불확실성 불안 심리 따른 투자 위축, 세계경제 악화로 2019년 2%대 성장 달성이 위협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기업과의 첨단 산업협력 체제 약화가 첨단산업 등의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따른 고용 등 위축 효과, 일본 기업의 대 한국 투자 위축, 기업 재무 및 금융 부담 등도 예상된다.
반면 <긍정적 측면>으로는 소재, 부품, 기계류에 대한 자급체제 확충 위한 정부와 기업의 투자 확대로 관련 산업과 기업의 성장 기회가 될 것이다. 또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소재, 부품, 기계류 기반 산업 생태계의 활성화가 예상되고, 일본제 자동차 등의 판매 차질이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에게 반사 이익(도요타 국내 매출 1조원 초과)으로 되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일본경제에 미칠 영향>
첫째, 규제품 생산 차질이다. 규제 대상 품목의 대한(對韓) 수출 및 생산 차질이 문제다. 불화수소 주력 기업인 스텔라케미화 등 전문 업체들의 경우 수익성 악화 충격 확대되고, 규제 품목 이외의 반도체 소재 및 기계 분야에서도 한국기업에 대한 매출 감소 요인이 발생될 것이다.
둘째, 글로벌 조달 충격이다. 한국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 차질로 가격 상승, 조달 물량 확보 난으로 소니의 PC, 스마트폰 등 각종 제품 생산 차질이 생기고, 한국 반도체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기업의 중국 동남아 공장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다.
셋째, 경기 충격이다. 한일 및 중국, 동남아, 미국 등으로의 공급 사슬 충격으로 인해 무역이 둔화되는 효과와 함께 각국 경제를 억제 하는 효과 발생하면 이것이 일본경제의 위축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넷째, 중장기 파장이다. 한국기업의 수입선 다변화, 국산화 전략 강화로 중장기적인 비즈니스 기반이 약화되고, 정치적 고려로 일본기업의 공급이 왜곡될 수 있다는 사례로 인해 공급 안전망에 대한 국가브랜드 손상이 나타날 것이다.
7. 한국에 주는 시사점과 대응방향
① 백색 리스트 제외, 영향에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비해야 한다.
백색 국가 배제에도 큰 영향이 없는 품목이 대다수일 것이어서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과 함께 각종 실험 및 연구 장치, 화학품, 원자력, 공작기계 관련 분야 등의 수입 통관 충격도 일시적으로 발생 가능성이 있어 조달선인 일본의 개별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과 대응이 중요하다.
② 일본과의 무역관리 제도 협의와 협력 강화
일본의 경우도 전략물자의 분쟁국 유입 등 안전보장 측면에서의 무역관리상의 허점이 많은 것으로 보이며, 한일 간에서 무역관리에 대한 심도 있는 협의가 필요하다. 또 향후 양국 간의 보복전의 연쇄적인 강화를 억제해 사태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
③ 첨단 화학소재, 고급기계류 등 산업기반 강화를 서둘러야 한다.
국산화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의존도가 높고 여러 산업의 기반이 될 첨단화학소재, 고급기계류 등의 산업기반 강화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기초기술, 기반기술, 상업화 촉진 기술 등에 대한 국가적인 연구 자원을 균형 있게 투입하고 도전적 연구도 촉진시켜야 할 것이다.
④ 국제사회에 대한 호소와 근본적인 외교문제 해결을 도모해야 한다.
백색국가 제외의 영향은 크지 않으나 일본이 Catch-All 규제를 자의적으로 운영할 수단을 확보했기 때문에 이는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WTO 등 국제사회에 호소. 이와 동시에 외교 현안에 대한 일본과의 대화와 타협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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