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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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협력연구위원회(GFIN)는 지난 6월 19일 63컨벤션센터에서 ‘금융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주제의 공개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는 ▲ 최성집 KPMG 파트너의 주제발표에 이어 ▲방현철 조선일보 경제부 기획팀장 ▲송현도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과장 ▲안진석 부산은행 디지털금융부 과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다음은 이날 세미나의 주요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 발제 : ▲ 최성집 KPMG 파트너
◈ 토론 : ▲방현철 조선일보 경제부 기획팀장
▲송현도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과장
▲안진석 부산은행 디지털금융부 과장
◈ 최성집 KPMG 파트너 <주제발표 : 금융업의 Digital Transformation>
- 디지털이 주도하는 변화는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예를 들면 제조업 근로자의 비중이 1948년 75%에서 2017년 15%로 감소하고, 평균 주당 근로시간(미국)이 1900년 56시간에서 2017년 34.6시간으로 감소하였다.
- KPMG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0%가 3년 내에 IT(Intelligent Automation)기술을 도입하고, 모간스탠리는 50~60%의 화이트칼라(white collar) 근로자의 일자리가 자동화될 것이며 그에 따라 30%의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 이 같은 변화는 디지털 신기술로 인해 가속화되면서 기존 가치사슬(Value Chain)의 분화, 기존 체계 내의 융·복합, 기존시장의 변화 등을 통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KPMG가 주요 거래기업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Global Survey 2018'에 따르면 향후 1~3년 사이에 도래할 비즈니스 환경변화 예측에서 ‘Digital transaction의 증가가 예상 된다’는 대답이 2015년 60%에서 2018년 82%로 높아지고, ‘타 산업으로부터의 신규 경쟁자 진입 가능성이 커졌다’는 대답이 같은 기간 40%에서 60%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사들이 디지털을 통한 혁신을 가속화하면서 Digital Transformation은 ‘Channel, Operation, Eco-system’의 3개 영역에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 Channel에서는 Mobile중심의 반응/지능형 앱의 비중이 커지고 있으며, 고객경험 기반 직관적 사용성, 대화형 플랫폼 중심의 서비스들이 증가하고 있다. Operation에서는 Open Banking/ Insurance 등 금융서비스의 공유를 통한 타 서비스와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출현하고 있다. Eco-system에서는 금융사 고유서비스 중심과 더불어 Alliance를 통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 금융업에 진출한 중국의 ICT기업(BAT 등)들은 이미 골드만삭스, AXA 등 글로벌 금융사의 기업 가치를 뛰어넘는 급격한 성장을 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5,070억 달러로 골드만삭스(890억 달러)의 5배를 넘고 있고 중국의 ICT기업들은 디지털 신기술 및 기반 플랫폼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금융혁신을 리드하고 있다.
- 금융사들의 Digital Transformation은 ① 체계 도입 및 정착 ② 확산 및 내재화 ③ 선순환 구조 활성화의 3단계로 구분할 수 있으며, Digital Transformation을 진행하는 방식은 전사혁신방식(사례: Nationwide, AXA, Nissay)과 Value Chain별 Digitalization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때 Value Chain 상 일부 단계를 디지털화하는 것을 전사적 Digital Transformation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 은행에서의 Digital Transformation은 Digital Platform을 기반으로 Omni Banking, Modular Banking, Open Banking, Smart Banking으로 나눌 수 있다. 국내 은행의 경우 ① 업무 전반에 걸쳐 Digital Transformation을 하거나 ② Value Chain별로 추진하거나 ③ 데이터 중심으로 전사혁신을 하는 사례가 있으나 아직 체감수준은 낮다고 평가할 수 있다.
- 금융사의 Digital Transformation 추진을 위한 조직은 ① 디지털 조직 도입 ② 디지털 전담조직 구성 ③ 디지털 전담조직 + Profit Center화로 나눌 수 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추진 전략 및 디지털 신기술에 대한 Skill-set, 빅데이터로 대변되는 데이터 역량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한 동시에 고위 경영진이 합의한 전체론적 차원에서 회사 재창조를 위한 포괄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디지털 기반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Digital Reinvention이 가능할 것이다. 단순히 디지털화를 위한 선포식은 대표적인 Top-down방식으로 전사 공유는 안 되면서 일부 임원과 부서만 이해하는 경우로 볼 수 있다. 통합된 가치를 추구하는 대신 다양한 모델이나 기술의 단편적인 시도는 초점을 잃고 추진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 토론 및 질의∙응답
▲방현철 조선일보 경제부 기획팀장
- ‘세계적인 IT 강국’이라고 자신하는 한국에서 금융회사들의 디지털화는 왜 늦을까? 20년 전인 1999년 7월 ‘한번 클릭으로 조회-이체 척척’, ‘ID-비밀번호 갖고 가상은행서 업무 처리’ ‘이메일로 금융상담, 전자상거래 대금도 지불’ 등 신한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이 인터넷 뱅킹을 처음 도입했을 때 나온 제목들이지만 지금은 보안강화라는 또 다른 요구가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제대로 되는 것이 없는 상황이다.
- 우리나라는 전국적 카드 결제망에다 5,000원도 안 되는 소액결제도 카드로 하는 등 어느 나라보다 앞서가는 결제시스템을 구축했지만 더 이상의 진전이 없는 반면 중국 등 해외에서는 틈새시장으로 핀테크(Fintech) 업체의 실시간 송금 서비스나 QR코드를 이용한 간편 결제가 엄청난 ‘혁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ek.
- 결국 우리나라는 보안강화 및 과도한 개인정보 보호 규제로 인해 AI나 빅 데이터 금융의 ‘원료’ 역할을 하는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등 현재 우리나라 금융회사의 Digital Transformation의 가장 큰 걸림돌은 규제에 있다고 본다.
- 현재 남아있는 규제를 자의적 규제라기보다는 사회적 합의에 의한 규제로 볼 수 있다면 그 같은 사회적 합의를 바꿀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이 절실하다는 점에서 규제는 당장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 디지털화의 걸림돌은 은행 등 금융회사 안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4대 금융그룹의 과점화로 이들 회사들은 현재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에 따라 금융그룹들이 ‘디지털화’를 다음 먹거리로 선언하지만, 시늉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 씨티그룹이 지난 3월 내놓은 ‘뱅크 X’ 보고서를 보면 현재 은행들은 추가적 디지털화로 비용을 30~50% 줄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과점 구조에서 이익을 내고 있는데 굳이 ‘사람 자르는 회장’이라는 말까지 들으면서 급격한 구조조정에 나설 이유는 없어 보인다.
- 금융회사의 추가적인 Digital Transformation이 국가 경제 전체에 이득이 된다면 이런 유인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으므로 ‘메기’ 역할을 하는 금융회사들이 시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기업’ 등을 과감하게 허용해야 할 것이다. 영국의 경우 2010년 메트로은행에 150년 만에 처음으로 신규은행 면허를 준 이후 매년 2~6개씩 ‘도전자 은행’(Challenger Banks;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은행 시장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례를 만들고 있다.
- 도전자 은행 중 하나인 스탈링 은행을 설립한 앤 보든은 기존 은행권의 경영진 출신으로 “망가진 은행을 고칠 수 없어서, 새로운 은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은행들은 부실 채권을 처리하고 직원을 줄이는 데 집중하느라 고객을 신경 쓰지 못하고 있다. 고객들은 변했는데 기존 은행들은 알아채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 우리나라도 인터넷전문은행 등의 인가 시 자본금 규모 등에서 보다 전향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작은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시장의 ‘메기’로 성장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처음부터 많은 걸 요구하기보다는 ‘스몰 라이선스’를 주는 걸 검토해야 할 것이다.
▲ 안진석 부산은행 디지털금융부 과장
- Digital Transformation으로 고객의 뱅킹 접근방식과 업무수행 프로세스가 변하면서 부산은행의 강점이었던 관계마케팅과 영업경쟁력 저하가 예상되는 등 은행업의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2018년 기준 은행거래 건수의 88%는 비대면에서 수행되지만 은행수익의 80%는 대면채널(전통채널)을 통해 창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 이러한 간극을 조절하기 위해 부산은행은 ‘찾아가는 금융서비스’를 실현하고자 온 ⋅오프라인이 융합된 디지털 브랜치(태블릿, STM<Self-Teller Machine; 은행창구 업무의 80% 수행 가능한 고기능 ATM> 등의 활용)와 모바일 뱅킹 서비스, 데이터 분석을 통한 On-Demand 등 디지털 채널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 블록체인과 AI 등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하여 창구업무 프로세스 단순화와 페이퍼리스를 통해 직원 업무효율성을 높이고 태블릿을 활용, In/Out-Bound 영역의 경계를 허물어 어디서나 고객 상담과 업무처리 수행이 가능한 프로세스를 구현했다. 이 때 은행직원은 보다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상담업무’에 집중 가능하며, 상담업무를 위한 가망고객 확보 수단으로 고객 맞춤형 데이터 (자산 및 소비패턴 분석, 상품 추천)를 제공하는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구현 및 활용하고 있다.
- AI기반 고객센터 구현으로 AI상담 및 VOC분석을 통한 개인 맞춤형 고객 상담과 ‘AI 디지털 금융비서’ 로 개인화된 자금관리서비스와 타겟 마케팅을 실현하고 있다.
- 은행은 수익을 추구하는 민간기업인 동시에 공익목적의 라이선스 사업자로 효율에 기초한 디지털혁신에는 제약이 있다. 부산은행 창구 내점(來店)고객의 70%가량이 기업고객 또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연령대의 고객으로 형성돼 있다.
- 은행의 디지털혁신은 은행의 인력채용에 대한 니즈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은행은 사회 내 일자리 창출효과가 지대하지만 디지털 혁신과 비대면 금융서비스의 활성화로 일자리 창출효과가 감소될 수 있으므로 대면채널과 비대면 채널의 운영에 관련하여 인력의 효과적 배치⋅운영이 필요하다.
▲ 송현도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과장
- 기존 금융권은 오버뱅킹이 심화되고 있어 ‘덤 파이프(dumb pipe)', 즉 단순 망 공급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금융회사는 금융상품이 고객의 미래를 위해 최선의 선택인지 고객의 관점에서 함께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뿐만 아니라 내부적인 경쟁을 통한 혁신시도가 절실하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르미뱅크(Bank Leumi)는 델테크놀로지스와 협력을 통해 이스라엘 최초의 모바일 전용 은행 ‘페퍼(Pepper)’를 서비스하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다.
- 핀테크를 통한 금융혁신은 ① 핀테크 생태계 구축 ② 금융회사와 연계성 강화 ③ 금융산업의 디지털 혁신 지원 ④ 신기술 금융시스템 내재화를 통한 금융산업 경쟁력 및 소비자 편익제고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 정부는 추진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① 전담 조직 구성 ② 법제 정비 ③ 정부 예산 편성④ 촉진자(facilitator) 역할 제고 등에 나서고 있다. 현재 규제 Sandbox를 연중 중단 없이 운영함으로써 규제와 제도 개선으로 연결시키고 있으며, 79억 원 이상의 핀테크 예산을 지원함으로써 사업자에게는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는 혁신의 기회를 제공하고 소비자의 가려운 곳을 긁고 불편을 해소하는 작지만 큰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규제완화, 규제개혁이라고는 하지만 “그냥 풀면 되는 규제는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규제를 왜 규제하겠는가?”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낡은 규제와 복합적인 규제의 과감한 혁신, ‘스몰 라이선스’ 등 진입규제체계의 전면적 개편, 글로벌 관점의 규제 혁신은 반드시 필요하다.
- 데이터 인프라 및 결제 인프라를 개방하는 인프라 혁신이 필요하고, 권역별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활성화, 인슈어테크 활성화, 로보어드바이저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 동시에 데이터, 전자금융업, P2P대출 법제화 등을 통해 신산업을 육성해야 할 것이며 핀테크 스타트업의 투자자본을 확대하고 금융회사의 핀테크 출자 활성화, 공간⋅인력⋅교육⋅컨설팅 등 생태계 구축, ‘핀테크 로드’ 등 해외진출 지원, 적절한 보안 및 정보보호 등이 필요하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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