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의 평가와 새로운 협력 방향 본문듣기
작성시간
첨부파일
관련링크
본문
한국과 베트남은 수교한 지 30년이 되었고, 양국은 ‘포괄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로 최고 수준으로 격상되었다. 양국은 1992년 12월 22일 수교한 이후 경제·문화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베트남은 교역 규모 면에서 우리나라의 제4대 교역국이고, 누적직접투자 규모 면에서는 실질적으로 제3의 투자 대상국이다. 우리나라에게 베트남은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차원에서 매우 높은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고, 베트남에게 우리나라는 자국의 산업경제 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나라이다.
한국과 베트남 간 교역 규모는 매우 크지만, 실질적으로 보면 한국과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 간 교역이 대부분이다. 이는 양국 간의 교역이 사실상 베트남의 경제에 이바지하는 바가 크지 않다는 점을 의미한다. 우리 기업들의 대베트남 직접투자는 휴대폰, 가전, 자동차, 유통,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우리 기업의 공급망에 베트남기업의 참여는 매우 일부분에 불과한 실정이다.
중장기적 시각으로 베트남에 대한 전략적 가치를 재평가하고 이에 대한 협력 방향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을 상호 동반성장할 핵심파트너로 인식하고 우리의 공급망에 베트남기업을 참여시킬 방안을 베트남 정부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 베트남으로의 단계적 기술 이전과 인력 양성에도 협력해야 한다. 한편, 우리 정부는 혼재해 있는 베트남과의 협력사업에 뚜렷한 전략적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협력사업을 유기적으로 구체화해야 한다.
<한·베트남 협력에 대한 전략적 고려>
베트남과의 교역 및 직접투자 등을 살펴본 바에 따르면 베트남은 우리나라에는 글로벌 시장을 담당하는 동남아시아의 생산 허브 기능으로서의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가치에 입각한 전략적 고려가 종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우선, 베트남의 가치를 인식하고 중장기적으로 그야말로 포괄적 전략 협력 동반자로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베트남의 저렴한 생산비용을 활용하면서 베트남과 성과를 공유하지 않는다면 갈등이 커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따라서 베트남과의 상호 동반성장 모델 발굴에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태국에 많은 투자를 한 일본이지만 태국은 여전히 중진국 함정에 빠져 자국의 산업경쟁력은 향상시키지 못한 채 1인당 국내총생산 1만 달러 미만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런 상황보다는 베트남의 산업경쟁력도 높아져 상호 산업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핵심파트너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하여 두 가지 협력 방안이 실행되어야 한다. 하나는 우리 기업의 공급망에 베트남기업을 참여시키는 것이다. 단기간에 참여시키는 데에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베트남기업의 기술력이 낮아 한계가 있다. 따라서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해야 하고, 우리 기업은 베트남기업을 동반자로 인식하고 단계적 기술 이전 및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둘째는 우리 정부의 대베트남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들이 베트남과 많은 협력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베트남에서 추진 중인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id, ODA) 사업과 민간차원의 개발사업 및 프로젝트가 다수 있다. 이러한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그에 따른 action plan을 마련하여 전략적으로 베트남과의 협력 방안을 재조정해야 한다. 현재 각 기관은 나름대로의 협력사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지만, 거시적 차원에서 뚜렷한 목표를 향해 유기적인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흔히 한 세대를 30년으로 규정한다. 베트남과의 교류 협력에 한 세대가 지났다. 양적으로는 크게 성장하였다. 다음 한 세대를 위하여 베트남과 질적인 협력과 동반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 나가야 할 때이다. <끝>
※이 자료는 산업연구원(KIET)이 발간한 [월간 KIET 산업경제](2022.12.30.)‘산업경제분석’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