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학으로 예측하는 미래산업 방향-“신규 채용 불가능한 시대 온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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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미래연구원 주최, 한국경제신문 후원 제 64회 산업경쟁력포럼 세미나 개최
한국, 인구변동으로 사회 변화의 ‘변곡점’ 지나…대응 전략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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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미래연구원은 12월22일 남산 서울클럽 한라산룸에서 “인구학으로 예측하는 미래산업 방향”을 주제로 한 제64회 산업경쟁력포럼 세미나를 열었다. 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열린 이날 세미나는 인구학 전문가인 ▲ 조영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서울대 인구정책연구 센터장)의 발제에 이어 ▲ 강건욱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의 사회로 ▲ 배상훈 성균관대학교 교수 ▲ 안현실 한국경제 논설위원의 지정토론이 있었다,
<사진은 좌로부터 ▲ 배상훈 교수 ▲ 강건욱 교수(사회) ▲ 조영태 교수 ▲ 안현실 논설위원>
<사진은 좌로부터 ▲ 배상훈 교수 ▲ 강건욱 교수(사회) ▲ 조영태 교수 ▲ 안현실 논설위원>
다음은 이날 세미나의 주제발표와 토론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 주제발표
▲ 조영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인구정책연구센터장)
현상을 유지할 수 없게 만드는 ‘정해진 미래’는 ‘provocation(도전)’
1. 인구는 사회를 구성하는데, 인구변동의 양상이 크게 바뀌고 있다. 인구감소, 가구 다양성 증가, 세대변화, 연령구조 변화 등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는 사회의 구조가 바뀐다는 뜻이다. 그런데 우리를 둘러싼 제도와 정책 환경은 물론 우리의 생각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이다. Status Quo(현재 상태)를 유지할 수 없게 만드는 ‘정해진 미래‘는 provocation(도전)이다.
2. 인구의 가장 중요한 속성은 인구의 변화 방향, 시기, 규모를 ‘거의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100년 뒤의 인구도 예측해 볼 수 있다. 오늘 태어난 우리 아이가 80세가 되면 2100년도이다. 머지않은 장래다. 2021년 현재 인구는 49,979,160명이다.5천만 미만으로 떨어졌다. 30년 뒤 대한민국의 미래 사회, 어떤 상상이 가능할까? 인구구조는 이렇게 변할 것이다. 1991년의 평균연령은 29.8세, 중위연령은 28세였다. 그런데 2021년에는 평균연령 43.2세, 중위연령 44.0세로 바뀌고, 2051년의 평균연령은 56.6세, 중위연령은 59.0세로 늘어난다.
3. 이런 상황에서 여러 가지 Provocation(도전)이 나타나게 된다.
① Provocation 1: ‘청년’, 연령으로 판단할 수 없다! 현실에서 이미 시작됐다. “같은 연령, 다른 사회적 위치”가 현실이다. 지난 1월 강원도가 만든 청년기본조례를 적용해 보면 청년의 기준이 홍천47세, 정선 45세, 태백평창 49세 등으로 나온다, 인구구조에 현격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② Provocation 2: 신규 채용이 불가능한 시대가 온다. 내국인의 25~34세의 인구가 갈수록 낮아지기 때문이다. 2025년까지 25~34세 내국인 인구가 650만 명대로 유지되다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90만 명이 줄어들어 대기업도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지기 시작한다. 또 2030년부터 2035년까지는 25~34세 인구가 추가로 90만 명 줄어 기업이 새로 뽑을 청년 인구가 2021년 대비 약 170만 명 줄어든다. 이때는 중소기업도 신규채용이 어려워진다.
③ Provocation 3: 실버산업, 아직도 멀었다. 2021년 80세 이상 인구는 202만명, 85세 이상 인구는 85만 명이고, 2040년에는 80세 이상 인구 587만명 85세 이상 289만명이 된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80세 이상이 될 때 실버산업은 본격화 될 것이다.
④ Provocation 4: 인구의 개념이 확대된다! 연간 20만 명대가 태어난 2020년대생(生)이 본격 활동할 2040년 이후에는 어디에 살고 있는지 보다, 어디에서 ‘활동’하는지가 더 중요한 ‘인구개념’이 될 것이다. 특히 상주인구만이 아니라 ‘생활인구’도 고려해야 한다. 교통, 통신, 공간인프라 산업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⑤ Provocation 5: 기술력만으로 글로벌 1등이 될 수 없다! 기술이 산업화되려면 사람들 삶 속에 먼저 들어가 상용화돼야 하는데, 인구가 줄어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기술을 개발해도 상용화되지 못해 산업화로 이어지지 못한다.
⑥ Provocation 6: 조선산업 세계 1위 탈환? 10년도 못간다! 산업화 인력은 갈수록 인력 미스매치가 악화될 것이다.
⑦ Provocation 7: 미국 시장을 잡지 못하는 산업은 성공이 어렵다! 선진국 경제성장에 최적인 인구구조는 기둥형 인구다. 미국 인구는 지금 기둥형이고, 40년 뒤에도 그런 구조를 유지하는데다 인종 다양성까지 늘어나 성장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4. 미래에 어떤 산업이 뜨고 질 것인지에 대해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회 변동의 방향성과 시기, 그리고 규모를 예고할 수는 있다. 변화의 시기는 위기이면서 동시에 기회라는 말처럼 한국은 인구변동으로 사회 변화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기 때문에 ‘위기가 될 산업군’과 ‘기회를 얻을 산업군’이 등장할 것이다. 이를 잘 활용하여 더 성장하는 대한민국 산업계를 기대한다.
◈ 토론
▲ 배상훈 성균관대학교 교수
“초저출산 시대의 교육, 인재양성 5대 전략을 제시한다.”
1. 우리나라는 교육의 힘으로 경제와 사회 모든 면에서 성장과 발전을 이룩한 나라이다. 즉, 앞으로도 국가 경쟁력은 탁월한 인재의 양성과 활용에서 찾아야 하고, 인재 주도, 학습 주도 성장 전략은 유효할 것이다. 다만 과거의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유는 초저출산과 고령화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구조의 변화가 교육과 인재 양성 전략에 주는 신호는 분명하다. 그것은 낭비 없는 학습과 인재 양성 체제, 평생에 걸친 능력개발이다.
2. 구체적으로 다섯 가지 전략을 제안한다.
첫째, 유아교육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교육경제학적으로 유아 단계의 교육 투자 수익률이 가장 높다는 것은 이미 밝혀졌다. 또한 유아 시기에 생긴 학습과 발달의 격차는 전 생애에 걸쳐 누적된다. 이런 이유로 선진국은 만 5세부터 의무교육을 시작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유아교육은 국가 지원이 있지만, 아이를 사립 유치원에 보낼지 국공립 어린이집에 보낼지는 전적으로 부모 손에 달려있다. 한 사람의 인재가 소중한 상황인데 첫 출발부터 국가는 손을 놓고 있는 셈이다. 유아교육을 의무교육으로 하고, 유치원은 법령이 규정한 대로 유아 학교로 만들어 어려서부터 제대로 키워야 한다. 인재 주도 성장 전략의 첫 단추는 질 높은 유아교육에서 찾아야 한다.
둘째, 진로교육과 지도를 제대로 해야 한다. 학생 각자가 가진 잠재력과 가치를 최대한 발현할 수 있는 길을 찾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제대로 된 진로 교육은 낭비 없는 학습과 상급 학교 진학을 돕고, 교육에서 노동 시장으로의 효과적인 전환을 가져온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입시에 매몰된 학습, 성적에 따른 학과 선택, 학습한 것과 일자리의 불일치가 크다. 비록 교육적으로는 타당하지 않지만, 인구가 많으면 어느 정도 불일치나 잉여가 용납될 수도 있다. 하지만 초저출산 시대를 맞아 사회 구성원이 각자 적재적소에서 자신이 가진 잠재력과 가치를 최대한 발현하지 않으면 현재 수준의 국가, 산업 경쟁력과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셋째, 개별화 맞춤형 학습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된다. 과거 패러다임은 학생 개인의 배경과 사전 학습, 학습 패턴, 재능과 소질을 무시한 획일적인 학습 체제였다. 그러나 인구가 절대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학생 각자 가진 꿈과 잠재력이 최대한 발현되도록 하는 개별화 학습이 필수적이다. 100명의 학생에게 100개의 성공 모델이 있다. 이를 위해 학교와 교사의 역할은 획일적 지식의 주입하는 것에서 학생의 꿈과 진로에 맞춰 다양한 학습 경험을 큐레이션해주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 빅데이터와 AI의 접목이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넷째, 지식과 기술의 진보가 빠르게 진행되고, 직업이 서너 번 바뀌는 시대를 맞아, 전 생애에 걸친 re-skilling과 up-skilling이 필요하다. 고령사회에서 평생학습과 상시학습 체제는 필수적이다. 대학 입학까지만 죽어라 공부하는 시대를 마감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교육부, 노동부로 이원화되어 운영되는 평생 직업능력 개발 체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HRD 역량을 갖추지 못한 중소기업 재직자의 역량 개발에 더 많은 지원이 요청된다. 온라인 원격 학습을 접목한 재직자 상시학습 체제를 갖추도록 해야할 것이다.
다섯째, 교육과 인재양성 생태계에서 협력적 분업을 강화해야 한다. 학교와 대학이 교육과 인재양성을 독점하는 시대는 끝나고 있다. 다양한 민간교육기관이 국가 차원의 인재양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여기서 학습한 경험과 성취를 디지털 배지와 같은 방식으로 인증하고 노동 시장에서 유통할 수 있게 생태계를 만들어 학습의 지평을 확대해야 한다. 기업의 역할도 중요하다. 기업이 만들어진 인재를 가져다 쓰는 역할에 머물러서는 산업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역사적으로 교육기관은 오랜 세월에 걸쳐 검증되고 정제된 정상 과학을 가르치고, 기본역량, 전환 가능한 기술(transferable skills)을 함양하는 곳이다. 즉, 새로운 지식과 기술에는 태생적으로 둔감하다. 따라서 대학과 기업은 생산적 분업과 협업을 해야 하고, 이는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토대가 될 것이다. 모든 청년이 원하는 곳에서 인턴을 경험하는 시대, 재직자 능력개발을 위해 대학과 기업이 협력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시대를 생각해보자. 이를 위해서는 교육과 산업계가 소통해서 서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사회부총리 제도를 도입한 것도 그런 이유이다.
3. 이스라엘이 창업국가로 발전했다면, 대한민국은 창의적 학습국가로 도약해야 한다. 초저출산 고령사회에서 인재에 기반을 둔, 학습이 주도하는 발전 전략은 더 중요해질 것이다. 단, 과거의 획일적, 아날로그 방식, 주체 간 분절된 인재양성 패러다임은 더 이상 유용하지 않다.
▲ 안현실 한국경제 논설위원
"인구감소는 생산성 향상, 노조문제 등 해결…한국경제 새 장(章) 열어줄 것"
1. 케인즈의 잘 알려지지 않은 1930년대에 쓴 에세이가 있다. ‘백 년 후 우리 후손들은 일주일에 주 5일 일을 하는데 하루 세 시간, 그럼 전체 15시간만 일하면 된다. 그런 풍요로운 시대가 올 것이다.’ 기술적 진보가 생산성의 향상을 갖고 올 것이라고 믿은 거다.
케인즈가 고민한 에세이 중에 '인구 감소의 경제적 귀결에 관하여'가 있다. 인구감소가 되면 한 나라의 투자 사이즈가 작고, 투자를 안 하게 되고, 일자리가 줄게 되고. 실업이 늘어나게 된다. 인구증가시대였든, 인구감소시대였든 인류를 구한 건 생산성이었고, 핵심경쟁이었고, 기술진보였다.
2. 지금 우리가 인구감소를 굉장히 걱정하는 이 상황에서도 결국 인류를 구원할 것은 생산성, 핵심경쟁, 기술진보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경제성장률 이야기를 하는데 거기서 물가를 빼면 실질성장률이 나오고, 그 실질성장률에서 인구증가율을 빼면 삶의 질을 나타내는 성장률이 된다. 인구가 줄면 삶의 질이 올라간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거기에는 인구는 줄되 GDP는 똑같아야 삶의 질이 올라가는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결국 생산성 문제라고 본다.
3. 인구감소가 미래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조영태 교수님 발제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미래산업이 인구감소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조선산업이 없어질 것이라고 했는데, 조선산업 없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지난 2000년 동안 가장 가성비 높은 운송수단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제가 볼 때는 조선산업은 진화할 뿐이다.
4. 인구감소는 한국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거다. 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노조문제 필연적으로 해결된다. 또 여성인력을 활용이 높아지고, Remote Economy의 개념으로 외국에 있는 인력을 활용하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가 더 개방적인 사회가 되어야 한다.
5. 결론을 내리면 인구감소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장을 열어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대한민국의 생산성이 올려가고, 노조문제 등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역으로 피드백이 되면서 한국의 인구감소를 인구증가로 전환시킬 수 있는 기회가 거기서 해결책이 나타날 가능성이 굉장히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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