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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총장·학장 3천58명 요구안 수용…의대교육 붕괴 우려 '고육책'
'3월 복귀 전제' 딜레마…실제 의대생 복귀할지는 불투명
정부가 '의대생 3월 복귀'를 전제로 내년도 의대 정원을 증원 이전 규모인 3천58명으로 되돌린 데에는 1년이 넘도록 의정 갈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데 따른 절박함 때문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24학번의 '동맹 휴학'이 올해도 이어지고 25학번 신입생마저 '수업 거부' 조짐을 보이면서 출구를 찾지 못해 현 상황이 이어지면 내년 의대 교육이 백약이 무효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다.
내년에 24·25학번은 물론 26학번까지 3개 학번이 1학년에 겹치면 의대 교육이 사실상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판단이 그것이다.
의대생 복귀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3천58명으로의 '회군'을 이끈 주체가 의대 정원을 정하는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아닌 교육부인 것도 바로 그러한 점에서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 학년에 3개 학번이 겹치면 물리적으로 교육 자체가 불가능하다. 해부학 실습을 망원경을 들여다보며 할 순 없지 않으냐"고 했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원상복구 하기로 한 결정적 계기는 의대 교육 주체인 전국 의대 학장들에 이어 대학 총장들까지 '3천58명 정원 요구'에 가세하면서다.
교육부와 복지부는 지난 1월 합동브리핑에서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제로베이스(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는 했으나 의료 개혁의 핵심은 '의대 증원'이라는 대원칙은 고수했다.
그러나 신학기를 앞두고 휴학 중인 24학번의 복귀 가능성이 불투명한 데다 25학번 신입생들까지 수업 거부 분위기가 일면서 한 달 만에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달 17일 의대 학장들의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회·KAMC)는 내년도 모집인원을 3천58명으로 줄이면 의대생을 반드시 복귀시키겠다'는 취지의 건의문을 교육부에 냈다.
이어 의대가 있는 대학 총장모임인 의총협도 지난 5일 자체 회의를 열어 의대협회와 뜻을 같이하기로 결정, 정부를 상대로 '쌍끌이' 압박에 나섰다.
대학 총장들은 그간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협조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의대 정원이 늘수록 대학의 위상은 물론 재정적으로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의대 증원에 대비해 막대한 시설 투자도 이미 진행한 터였다.
교육계 관계자는 "의대 증원의 파트너 격이었던 의대 총장들이 돌아선 것이 정부의 입장 선회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쐐기를 박은 것은 여당인 국민의힘이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 교육부와 당정협의 후 내년도 의대 정원을 증원 전인 3천58명으로 정하는 게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후 관계부처 및 대통령실 간 비공개회의에서 3천58명안 수용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정원과 관련해 정부가 잠시 '백기'를 든 모양새이지만 정작 의대생들의 복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의대 증원과 더불어 지역의료 강화, 필수의료 수가 인상 등 정부가 작년 2월 발표한 '필수의료 패키지'에 강하게 반대해 왔다.
실제로 의대생 단체들은 복귀 우선 조건으로 필수의료 패키지 철회를 내세웠던 만큼 한시적 정원 동결만으로 복귀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도 적지 않다.
교육부가 올해는 학사 일정 변경 등 '학사 유연화' 절대 불가 방침을 언급한 것이 의대생 복귀를 얼마나 끌어낼지도 미지수다.
이 부총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올해도 학생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학칙에 따라 학사경고, 유급, 제적 등을 엄격히 적용할 것"이라며 "4월 이후에는 복귀를 원해도 원하는 시기에 학교에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25년03월07일 15시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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