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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멕시코·캐나다 25% 관세 내달 4일 부과 예고
반도체·車 등 韓도 영향 '가시권'…"한국, 크게 불리한 조건은 아냐" 분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조치를 한 달 앞당기고,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발 '무역 전쟁' 시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
경쟁국·동맹국을 가리지 않고 철저한 자국 우선주의에 바탕을 둔 미국의 관세 조치가 수일 내 가시권에 들면서 한국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관세 조치에 해당국이 맞대응하면서 관세 전쟁이 벌어지며 글로벌 무역이 위축되는 경우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미칠 타격도 우려된다.
다만, 트럼프 신정부가 아직 한국을 콕 집어 관세 조치를 예고하지는 않아 미국의 무차별 관세 공세 국면에서 한국이 크게 불리한 조건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마약 유입이 중단되거나 크게 제한되지 않는다면 "3월 4일 발효 예정으로 제안된 관세(멕시코·캐나다 대상)는 예정대로 발효될 것"이라며 "중국에는 마찬가지로 같은 날 10%의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2월 4일부터 멕시코·캐나다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이후 멕시코·캐나다가 불법 이민과 마약 단속 등을 위한 국경 안보 강화에 협력하기로 하자 두 나라에 대한 25% 관세는 1개월 유예했다. 다만, 중국에 대해서는 지난 4일 10% 추가 관세를 발효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회의에서 다시 멕시코·캐나다에 대한 신규 관세(25%)를 4월 2일부터 부과할 것이라며 유예 조치 연장을 시사했으나, 이후 SNS를 통해 관세 집행일을 다시 3월 4일로 언급해 두 국가에 대한 관세 조치는 불과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침없이 휘두르는 '관세 칼날'은 경쟁국과 동맹국, 품목을 가리지 않고 있다.
전날 각료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을 겨냥해 "미국을 갈취하려 탄생했다"고 날을 세우면서 자동차 등 모든 유럽산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방침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으로 관세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의 무역 적자국에 대해서는 이들 제품 등에 비관세 장벽을 고려한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면서 4월 1일까지 이에 대해 연구(리뷰)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4월 2일부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관세 등 조치가 경쟁국 중국에 집중됐다면 트럼프 2기는 중국을 비롯한 대미 무역 흑자국으로 확대되면서 한국 역시 직·간접적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은 우선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이 관세 직접 사정권에 들면서 수출 감소 등 피해가 우려된다.
현재 한국은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t 무관세' 쿼터(할당량)를 적용받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의 예외를 모두 없애는 방식으로 모든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당장 국내 철강 업계에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의 양대 수출품인 반도체와 자동차를 대상으로 한 관세 부과 조치가 시행된다면 미국 시장에서 가격 상승에 따른 경쟁력 약화와 함께 제3국에서 경쟁 심화로 인한 수출 영향도 예상된다.
특히 한국의 양대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은 반도체 등 중간재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대중국 수출 감소를 초래할 수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대중 관세 부과에 따른 미국의 IT·가전 시장 위축은 중국 내 생산 감소 현상을 낳고, 이는 다시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 부품 등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 1천330억달러(약 195조원) 중 85.86%가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 부품 등을 포함한 중간재다.
한국은행은 작년 8월 펴낸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60% 대중 관세를, 여타 국가에 10% 관세를 부과한다는 선거 공약이 실현된다면 한국의 대중 수출과 수출 연계 생산이 각각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미중 관세 전쟁뿐 아니라 멕시코, 캐나다, EU 등으로 확전되는 '글로 무역 난타전'은 제조업 중심 수출국인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작년 10월 보고서에서 미국이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이 있는 한국을 포함해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주요국이 맞대응하는 최악 시나리오가 펼쳐진다면 한국 수출이 최대 448억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감소도 0.29%∼0.69%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트럼프 신정부가 한국을 직접 언급하면서 무역 불균형을 문제 삼거나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적은 없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통상 당국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 EU에 대해 직접적으로 25% 관세 조치 방침을 밝힌 것과 비교하면 한국은 주 타킷은 아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는 국가들이 같은 관세 부과 상황에서 경쟁하는 구조 속에 한국이 특별히 불리히자 않은 구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25년02월28일 11시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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