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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충격 '침체' 국내 AI업계 각성제될까…"투자 여전히 중요"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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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5년01월29일 11시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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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자본의 벽' 막혔던 국내 AI…"국내 개발업계에 긍정적 영향" 분석

컴퓨팅 파워·AI 인재 우대 중요성 이어질 듯…"딥시크 사용 주의해야" 우려도

 

저렴한 학습 비용으로 뛰어난 추론 성능을 낸 '가성비' 인공지능(AI) 딥시크 등장에 국내 AI 업계는 이 회사가 밝힌 성공 모델에 대한 분석을 시작하며 사실로 드러난 사례를 국내 업계가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보였다.

투자금 한계 등으로 최근 침체했던 국내 AI 개발업계 분위기를 천문학적 비용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는 '딥시크 충격'을 계기로 쇄신해야 한다는 각성도 나온다.

 

◇ "국내 AI 모델 개발업계에 호재"…침체한 국내 업계 활기 얻을까

 

29일 AI 업계에 따르면 딥시크가 최근 선보인 추론형 AI 모델 'R1'은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추론 AI 모델 'o1'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도 이 회사가 썼다고 밝힌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H800은 약 2천개에 불과해 충격을 줬다.

딥시크가 공개한 컴퓨팅 파워 사양과 수량이 맞는다면, 챗GPT 등장 이후 미국 빅테크들이 고성능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특수 반도체 칩 1만6천개 이상을 사용하며 수억달러를 쏟아부은 것에 비해 현저히 작은 규모다.

최근 미국과 중국 빅테크, 스타트업과 비교해 네이버, 카카오[035720] 등 국내 빅테크의 AI 개발 승전보가 뜸했던 데는 국내 GPU 보유량이 부족하다는 이유가 컸다.

그런데 딥시크의 개발 공식을 따르면 국내 AI 개발업계도 희망이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딥시크가 AI 모델 개발에 썼다는 GPU 2천장은 공교롭게도 우리나라가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GPU 총개수와 동일하다.

정부는 이를 중장기적으로 현재의 15배인 3만장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딥시크처럼 AI 모델 개발에 나선다면 현재 수준에서도 국내에서 성능 좋은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픈AI의 GPT 시리즈처럼 천문학적인 투자금이 들어간 LLM이 막상 돈을 벌어들이는 수익화 능력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딥시크 여파로 이제 진짜 돈이 되는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고 국내 AI 기업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AI 모델 개발사 관계자는 딥시크 등장에 대해 "적은 인프라 비용으로 높은 성능을 달성할 수 있다는 부분은 더 광범위한 AI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며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으로 모델을 개발하며 빅테크와 경쟁하는 국내 AI 기업들에 호재"라고 분석했다.

딥시크가 오픈AI나 구글처럼 사용료를 내야 하는 폐쇄형 모델이 아니라 오픈소스 방식을 쓰면서 오픈소스 AI 생태계가 활발해지는 것도 투자 비용이 충분하지 않은 국내 AI 업계엔 희소식이다.

딥시크 등장 이전에도 오픈AI, 클로드, 구글 등 폐쇄형 AI 모델이 이끄는 현재의 AI 시장판도를 뒤집기 위한 전략으로 오픈소스 AI가 대안으로 부상했는데, 앞으로 두 진영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며 빅테크가 주도하던 AI 시장의 진입장벽이 더 낮아질 전망이다.

 

◇ "컴퓨팅 파워 계속 중요"…폰·PC·XR 기기서 AI 경쟁 격화 예상

 

AI 분야 전문가들은 딥시크의 사례를 보고 AI 개발에 더 이상 대량의 컴퓨팅 파워가 필요 없다는 식으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딥시크 R1 모델이 인간의 사고 과정을 AI가 모방하도록 사용한 '체인 오브 소트' 추론 방식이 거대언어모델(LLM)이 쓰는 확률에 기반한 기계 학습 추론보다 컴퓨팅 파워가 더욱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딥시크가 적은 컴퓨팅 파워를 써서 AI 모델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적은 하드웨어를 사용해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실험적인 기법인 '전문가 혼합'(MoE)의 성공 결과일 뿐, 딥시크 모델에도 더욱 질 좋은 컴퓨팅 파워가 공급되면 학습 속도나 추론 결과가 한층 개선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 AI 분야 전문가는 "AI 경쟁은 결국 학습 데이터, 컴퓨팅 자원, 알고리즘 개발 역량 세 가지에 달렸는데 개인 정보 보호 개념이 희박해 데이터 확보가 자유로운 중국, 투자금이 충분한 미국과 상대해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AI 인재 확보와 개발 역량 제고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데이터 확보와 관련해 딥시크가 개인 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해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정우 네이버 퓨처 AI 센터장은 SNS 게시물을 통해 "사용 장비 정보는 물론 키보드 입력 패턴이나 리듬, IP 정보, 장치 ID 등은 기본에 쿠키까지 깡그리 수집되고 이는 중국 내에 있는 보안 서버에 저장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향후 AI 경쟁 격화로 더 적은 학습 컴퓨팅 파워와 전력을 쓰면서 가볍게 구동되는 AI 모델·서비스 등장이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AI가 작동하는 플랫폼인 PC와 스마트폰의 진화에도 가속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올해 말까지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 가운데 30%는 생성형 AI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는데, AI 스마트폰의 대중화가 더 빨리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이 스마트폰 안에서의 AI 패권을 두고 벌이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고 AI PC, 확장현실(XR) 기기·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쟁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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