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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경고 현실화 주목…남북연락사무소 '철폐' 수순 밟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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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6월08일 16시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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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연락사무소 개소 1년 9개월 만에 첫 통화 거부

 

북한이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남북관계 단절의 첫 순서로 공언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폐가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북측이 연락사무소 개소 1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화를 받지 않으면서, 대북전단 살포를 맹비난하고 연락사무소 철폐 등 후속조치를 언급했던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경고'가 이행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통일부 여상기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연락사무소는 예정대로 북한과 통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현재 북측이 받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통상 연락사무소는 특별한 현안이 없더라도 평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 두 차례에 걸쳐 업무 개시와 마감 통화가 이뤄져 왔다.

북측이 통화연결 시도에 대해 전화를 받지 않은 건 지난 2018년 9월 연락사무소 개소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김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담화에서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거세게 비난하며 거론한 후속 조치들은 금강산 관광 폐지, 개성공단 완전 철거,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연락사무소 폐쇄 등이다.

노동당 통일전선부 대변인도 5일 발표한 담화에서 "할 일도 없이 개성공업지구에 틀고 앉아있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부터 결단코 철폐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이 중에서도 연락사무소 폐쇄를 '첫 단계'로 공언한 것은 연락사무소가 지니는 남북관계 개선의 상징성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연락사무소는 2018년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의 결실이다.

24시간·365일 소통 가능한 협의 채널로서, 안정적인 남북 소통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과거 개성공단 내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로 쓰던 4층 건물을 고쳐 연락사무소 청사로 사용했다. 2층과 4층에 각각 남·북 인력이 상주 근무하며 일상적으로 대면 소통이 가능한 여건이 조성됐다.

산림협력, 체육, 보건의료협력, 통신 등 각종 분야의 남북 간 회담이나 실무 회의도 연락사무소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북미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고 남북관계도 침체함에 따라 연락사무소의 기능도 점차 위축됐다.

실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직후인 지난해 3월 22일 북측은 남북 연락대표 간 접촉을 통해 '북측 연락사무소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철수한다'는 입장만 간략하게 통보한 뒤 철수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 정부가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중국 해운회사 2곳에 제재를 가하는 등 하노이 노딜 이후 첫 대북제재가 나왔던 터라, 북측의 연락사무소 철수를 '반발' 성격으로 보는 해석이 많았다.

그러나 나흘 만에 북측 인원 일부가 연락사무소로 복귀, 연락 채널이 회복되면서 남북관계 경색까지 이어지지 않고 '해프닝' 성격으로 마무리됐다.

올해 1월 30일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성에 상주하던 남측 인력이 모두 복귀, 연락사무소의 대면 운영이 중단됐다.

정부 관계자들은 불가피한 상황에 따른 중단이었던 만큼 코로나19가 해소되는 대로 연락사무소 재개를 북측과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하지만 북측이 이날 남측의 통화 연결 요청을 거부, 실제 연락사무소 폐쇄 수순을 밟는 것 아니야는 관측이 나오면서 연락사무소 정상화는 당분간 요원해졌다.

북측이 남측과의 통화 거부를 넘어 연락사무소 건물을 폐쇄하거나, 연락사무소 내 남측 집기·서류 등을 회수하라고 요구할 상황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이런 가능성에 대해 여 대변인은 "아직 답변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정부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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