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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금리인하에 정책여력 커진 한은…당분간은 관망 가능성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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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10월31일 12시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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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 "당분간 동결" 시사에 한은도 영향 불가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한국은행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국내 금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메시지를 시사한 만큼 한은의 통화정책도 이에 영향을 받아 경기 흐름을 지켜보는 '관망 모드'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한국경제 성장세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경제 안팎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점을 고려하면 향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금융시장에선 '연준이 이달 금리 인하는 하겠지만, 추가 인하 기대를 차단하면 어쩌나'라는 불안감을 가져왔다.

이런 우려는 최근 1∼2개월 새 국내외 채권시장에서 금리 반등으로 반영되기도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비둘기적(통화완화 선호) 행보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지 않은 점, '인하 사이클' 중단이 곧바로 '긴축 사이클'로의 전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취지로 언급한 점 등에 주목하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FOMC 결과에 대해 "미중 부역분쟁 등 연준의 '예방적 금리 인하'를 야기했던 불안 요인이 최근 완화한 상황"이라며 "연준과 주요국 통화완화에 따른 효과를 점검하고자 연준 통화정책이 당분간 휴지기에 들어간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해석했다.

윤 연구원은 다만 "'인하가 끝나면 인상으로 전환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하기 전까지 인상은 아니다'고 명확히 제시하며 긴축으로의 전환 우려를 통제했다"고 평가했다.

김진일 고려대 교수는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은 인하 여지는 줄이되 그렇다고 해서 인상은 아니라는 것"이라며 "연준 전망의 시계에선 경기가 나쁘지 않기 때문에 금리를 더 내릴 필요는 없지만, 이후의 상황 전개에 대해선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연준이 추가 완화 가능성을 닫진 않았지만 당분간 금리를 동결한다는 방침을 강력 시사하면서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도 약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한은은 지난 7월에 이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렸다. 그동안 벌어졌던 한미간 금리차는 한은의 이달 인하로 좁혀졌는데 이번 연준의 인하로 다시 커진 상황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점에서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도 약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0월 한은이 성장 둔화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한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의 추가 악화가 확인되기까지 한은의 금리인하는 상당 기간 지연될 것으로 본다"며 "시장금리도 이전과 같은 큰 폭의 하락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한은도 10월 통화정책에서 강조한 것과 같이 지난 두 차례 금리인하 효과를 점검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하강 가능성이 큰 경기 여건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기대도 여전히 강하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FOMC 회의의 주요 메시지는 추가 금리인하는 조건부로 언제나 가능하지만, 시장에 형성된 공격적인 금리인하 기대감은 축소하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내년 미국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수렴하고, 앞선 법인세 감면 등의 효과가 마이너스(-)로 반전되는 점, 높은 난도의 미중 협상이 예정됐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내년에도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금리를 인하한 데다 국내 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둔화한 점을 고려하면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그 시기가 문제"라고 판단했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도 "연준의 인하로 자본유출 우려가 덜어졌다는 점에서 한은의 추가 인하 여력이 커진 상황"이라며 "경제둔화 우려에 대한 선제 대응 가능성을 고려하면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윤면식 한은 부총재는 이날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연준의 인하가) 자본 유출 등의 우려를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연준의 정책금리 방향이 유일한 고려 사안은 아니고 여러 사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므로 큰 폭의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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