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변화로 20년 후 대부분 산업에서 노동공급 감소... 산업별 큰 편차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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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연구원-한국노동연구원 공동세미나: 인구감소의 노동시장 영향과 대응 과제
- 음식업, 소매업 등 노동공급 급감, 생산성 및 여성·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 제고해야
- 30·40대 女, 인적자본 우수하고 경제활동 욕구 높아…육아부담 낮춰 노동시장 참여 늘려야
- 장기적 투자관점에서의 일·가정 양립 접근, 맞춤형 인력 대응 등 모색 필요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출생아 수가 23만명으로 급감한 가운데, 향후 인구감소에 따른 노동시장의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 산하 한국경제연구원과 한국노동연구원은 <인구감소의 노동시장 영향과 대응과제> 세미나를 6월 25일(화)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했다. 세미나의 첫 번째 세션에서는 인구감소에 따른 노동수급 전망과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특징을 개괄하고, 두 번째 세션에서는 인구감소에 따른 노동시장 충격에 대비한 대응 과제에 대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인구감소는 노동시장에 심각한 영향 … 미래사회 위기 대비해야
한경협 정철 연구총괄대표 겸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인구감소는 노동력의 절대적인 감소를 의미하며 기업의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숙련 노동자 부족과 인구 고령화로 인한 혁신 저하 및 생산성 하락을 야기한다”고 말하고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노동공급 확대 등 인구감소 문제해결을 위한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환영사를 맡은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장은 인구감소 대응 방안으로 “인적자본 수준이 높고 사회통합 비용이 거의 없는 국내 유휴노동력 개발과 활용 효율성 제고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학력·고숙련의 젊은 여성들이 자녀 출산 이후에도 계속 노동시장에 참여하고 경력을 개발해 나갈 수 있도록 장애요소를 지속적으로 제거해 나가야 한다” 밝혔다.
축사를 진행한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이제는 ‘인력 미스매치’ 시대가 아니라 ‘인력 부족’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하며 “경제 전반 및 기업 차원에서의 적응(Adaptation)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력 부족 시대에 인력·인재 유치를 위해서는 여성과 외국 인력을 적극 활용해야 하며, 기업들도 가족친화적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인사 노무관리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구변화로 인한 장래 노동공급 전망, 산업별 및 연령별로 큰 편차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이철희 서울대학교 교수는 2022년부터 2042년까지 각 산업의 전체 20~74세 취업인력 규모(노동공급량) 변화에 대한 추정 결과*를 발표했는데, 노동공급 변화는 산업별로 큰 편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 최근 5년 동안의 부문별 노동시장 동인(dynamics)을 결정하는 요인들이 앞으로 20년 동안 유지되는 가운데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인구의 규모만 감소한다는 가정을 설정하여 노동공급 측면에서 추정한 결과
이 교수는 향후 20년 동안 인구변화로 인해 노동공급이 가장 많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는 산업으로 ‣음식점 및 주점업(669,426명 감소), ‣소매업-자동차 제외(610,006명 감소), ‣도매 및 상품 중개업(237.255명 감소)을 제시했다. 한편, ‣사회복지 서비스업(291,823명 증가), ‣건축기술ㆍ엔지니어링 및 기타 과학기술 서비스업(95,148명 증가), ‣창고 및 운송관련 서비스업(40,073명 증가) 등에서는 향후 20년 간 노동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 인구변화 충격에 따른 노동공급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여성과 장년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을 제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여성의 경력단절 완화, 중장년층의 건강 및 인적자본 질의 개선, 퇴직 이후 일자리의 부합성 제고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외국인력 정책에 대해 “청년 인력의 비중이 빠르게 줄어드는 산업이나 고령 인력의 비중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에 오히려 외국인력 집중도가 낮다”며, “비자 체계와 체류 관리, 외국인력 도입규모 결정 합리화, 외국인력의 효율적 배분 등을 통해 외국인력 정책의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0·40대 여성 인적자본 우수하고 경제활동 욕구 높아…유연근무제 등 일·가정 양립 환경 조성해 노동시장 참여 높여야
두 번째 연사로 나선 최세림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의 30·40대 여성 인적자본 수준과 노동시장 참여 특징에 대해 발표했다. 최 연구위원은 ① 최근까지도 자녀가 있는 여성의 취업확률이 현저히 낮고(만 5세 이하 자녀 있을 경우 취업확률 약 30% 감소), ② 2010년 초반에 비해 배우자 소득이 기혼 여성의 취업확률에 미치는 영향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80년대생의 경우 영향 無)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에는 경제활동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본인의 인적자본 수준(교육 및 임금수준)의 영향력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유연근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기업의 경우, ① 자녀가 있는 여성 관리자가 자녀가 없는 여성 관리자에 비해 근속의향과 커리어 목표를 높게 세울 가능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② 자녀가 없는 여성 관리자들 중에는 향후 자녀 출산 의향이 있는 여성관리자가 평균적으로 높은 커리어 목표를 세울 가능성이 높았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최 연구위원은 기업이 유연근무를 활성화할 경우 커리어 목표가 높은 양질의 여성 인재 유치와 지속적 성장을 유도하는 효과를 예상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위원은 일·가정 양립은 기업과 국가경제에 장기적으로 이득이 될 수 있으므로, 유연근무 활성화 정책 추진과 함께 유연근무가 어려운 직종의 근로자를 위한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의 유연한 사용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구감소 대응 위해 과감한 정책 및 인식전환 필요…장기적 투자관점에서의 일·가정 양립 접근, 맞춤형 인력 대응 등 모색해야
이인실 한반도미래연구원장의 주재로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길은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 양정호 성균관대학교 교수, 유진성 한국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좌장을 맡은 이인실 원장은 “인구감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젊은 MZ세대에 맞춘 과감한 정책변화가 필요하다”며, “일·가정 양립을 위한 육아휴직이나 사내제도도 장기적인 인적 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도 기업의 참여를 위해 적절한 지원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길은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오늘 발표된 산업별 취업 감소 전망은 최근 데이터 특성이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노동공급 측면의 요인만을 살펴본 것으로, 추후 성장형 고부가가치 산업에 대한 고용 전망은 달라질 수 있다”며 “산업별 학력·숙련·임금 등 일자리의 질적 특성을 구분하여 인력 부족 전망 및 대책을 맞춤형으로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늦은 입직과 조기퇴직으로 근로자가 실질적으로 노동시장에 머무르는 기간이 짧은 편”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근로조건 격차를 줄여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시기를 앞당기는 한편, 임금체계 개편으로 조기퇴직을 예방해 근로자가 생애 주직장에 머무르는 기간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는 “심각한 저출산 여파로 노동시장에 빨간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며 “흩어져 있는 100조의 예산보다 1~2부문의 인구정책에 집중된 예산지원, 최소 10년 이상의 인구전략기획부 장관 임기 보장 등 혁명적이고 과감한 정책 추진이 인구감소 해법 및 한국의 노동시장과 경제성장 패러다임 전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성 한국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청년층 니트**가 노동시장에 진입하면 약 3.2%의 GDP 증가(’19년 기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향후 청년층 니트의 경제활동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 심리적 상담서비스, 멘토링 프로그램, 기술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 강화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니트(NEET): 직업도 없으며 훈련과 교육도 받지 않는 젊은이를 일컫는 말로써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에서 어원이 유래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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