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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 빠진 K-배터리 "출구는 정해졌다"…올해 '상저하고' 전망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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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2월12일 16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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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기차 시장 20% 성장 예상…배터리 3사 누적 수주잔고 1천조 돌파

 

최근 글로벌 고금리와 전기차 보조금 축소, 충전 인프라 부족 등에 직면한 배터리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캐즘'(Chasm·깊은 틈)이다.

캐즘은 기업 컨설턴트인 제프리 무어가 창안한 개념으로, 첨단 기술 제품이 얼리어답터가 지배하는 초기 시장에서 대중화로 넘어가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하거나 후퇴하는 현상을 말한다.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전환 추세는 정해진 미래"라며 올해 '상저하고' 전망을 내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올해 세계 전기차 시장이 전년 대비 21%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예상 전기차 판매량(1천670만대) 중 70%는 순수 전기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시장 조사기관들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연평균 20% 이상으로 성장해 2030년에는 약 2.3∼3.9테라와트시(TWh)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전기차 시장이 둔화했다고는 하나 각국의 탄소 저감 정책과 지원, 완성차 제조업체들의 전동화 추진 전략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성장 산업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2026년부터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평균 연비를 1리터(ℓ)당 25㎞ 수준으로 규제를 강화했고, 유럽은 2035년부터 내연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계의 '캐즘' 현상은 전기차 대중화는 정해져 있고 현재 성장 둔화는 일시적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현재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출구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는 성장 둔화세가 배터리 산업 자체의 문제보다는 금리 등 외부 환경의 영향이 큰 만큼, 이 같은 요인이 해소되면 업황이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작년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전반적인 경영 환경은 매크로 요인 등을 고려 시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는 기준금리 하락 전망으로 인한 자동차 대출 금리 하락, 전기차 신차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해 출하량을 회복하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이미 지난해 누적 수주잔고 1천조원을 돌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현대차 북미 합작법인(JV)과 도요타, 혼다 등 신규 수주를 확보하며 작년 10월 기준 수주 잔고 규모를 500조원 이상으로 늘렸다. SK온도 지난해 말 누적 수주잔고가 2020년 말 대비 110조원 증가한 400조원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장기적인 매출과 수익은 사실상 보장됐다는 의미다.

완성차 업체들은 차세대 내연차 연구 개발을 속속 중단하고 있다. 올해 출시 50주년을 맞은 폭스바겐의 골프를 비롯해 도요타 캠리, 현대차 쏘나타 등 인기 모델들의 내연차 생산이 단종됐다.

반면 전기차 전환은 가속화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2030년 완전 전동화 전략을 내놨다. 중간 단계인 하이브리드차 없이 내연기관차에서 순수전기차로 직행하겠다는 것이다.

푸조는 올해 말까지 100% 전동화 라인업을 출시한다고 선언했다. 푸조는 올해 'E-408'과 'E-5008 SUV'를 출시하며 승용 9종, 경상용 3종 등 총 12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혼다는 올해 초 'CES 2024'에서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 '0 시리즈'의 콘셉트카 '살룬'과 '스페이스 허브'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데 이어 2030년까지 30개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18조원을 투자해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전기차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 역시 미국 켄터키 공장에 전기차 생산 라인을 증설하는 데 이어 노스캐롤라이나에 18조원을 들여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닛산은 5조원을 투자해 영국 선덜랜드 공장에 전기차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하이브리드)에 탑재된 배터리 총사용량은 전년 대비 38.6% 증가한 705.5기가와트시(GWh)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산업의 본질은 미래 성장성"이라며 "배터리 업계가 초기 투자 부담에도 사업에 나선 것은 당장 매출과 수익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기술력과 제조력 등 내실을 잘 다지고 준비하면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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