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는 여전히 코로나 그늘…근로·사업·재산소득 트리플 감소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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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영향에 이전소득만 늘어…소비심리 개선으로 3분기만에 지출 증가
올해 1분기(1∼3월) 가계의 근로·사업·재산소득이 한꺼번에 감소했다.
1분기 경제 규모는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가계에는 아직 온기가 미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 근로소득 1.3%↓, 1분기 기준 최대 감소…개편 전 기준으로는 3.5%↓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 월평균 소득은 438만4천원으로 1년 전보다 0.4% 증가했다.
가계가 실제로 벌어들이는 소득은 줄었으나 재난지원금 등 이전소득이 증가한 영향으로 전체 소득이 소폭 늘었다.
근로소득(277만8천원)이 작년 동기 대비 1.3% 줄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감소 폭이다.
특히 전체 소득 대비 비중이 가장 큰 근로소득의 경우 통계 개편 전 기준으로 보면 감소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2인 이상 가구(비농림어가) 월평균 근로소득(340만5천원)은 1년 전보다 3.5% 급감하면서 4분기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이번 조사부터 1인 가구를 포함해 가계동향을 발표하는데, 최근 60세 이상 1인 가구를 중심으로 공공근로가 늘어나면서 통계 개편 이후 근로소득 감소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소득(76만7천원)은 1.6% 감소했다. 이로써 사업소득은 개편 이후 기준으로 2분기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재산소득(3만3천원)도 14.4% 줄었다.
이처럼 가계의 근로·사업·재산소득이 한꺼번에 감소한 것은 코로나19로 가계소득이 직격타를 맞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에 따라 음식·숙박 등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감소한 가운데 자영업 업황 부진의 영향 등으로 근로·사업소득이 동시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전반적으로 근로·사업소득이 감소하고 5분위 전체 소득도 위축되는 등 시장소득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전소득(72만3천원)은 16.5% 증가했다. 1분기 기준으로 2007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특히 정부가 지급하는 지원금과 수당 등을 포함한 공적이전소득(49만7천원)이 27.9% 급증했다. 소상공인 버팀목자금과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등 3차 재난지원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친지 용돈 등 사적이전소득(22만6천원)은 2.4% 줄었다.
경조소득이나 실비보험금 등 비경상소득은 8만3천원으로 26.2% 감소했다.
◇ 가계 100만원 벌면 68만9천원 쓴다…주류 지출 5년만에 최대 증가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1만9천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이로써 소비지출은 작년 2분기 이후 3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정 국장은 "연초 도소매 내수 개선과 소비심리 회복으로 소비지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7.3%), 의류·신발(9.3%), 주거·수도·광열(6.8%), 가정용품·가사서비스(14.1%), 교육(8.0%) 등에서 지출이 늘었다.
특히 주류 지출의 경우 1년 새 17.1% 급증하며 2016년 1분기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영향으로 주택 유지 및 수선(52.5%)과 가구 및 조명(48.0%) 지출도 크게 늘었다.
오락·문화(-9.4%)와 음식·숙박(-2.4%) 지출은 감소했으나 감소 폭은 전 분기보다 다소 둔화했다.
통계 개편 이전 기준 소비지출은 작년 동기 대비 2.2% 늘었다.
비소비지출(87만3천원)은 1년 전보다 1.3% 감소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각종 모임이 줄고 종교시설 운영이 어려워진 영향으로 추정된다.
항목별로 보면 경조사비를 비롯한 가구 간 이전지출과 헌금 등 비영리단체로의 이전지출이 각각 9.9%, 8.8% 감소한 반면 연금기여금(4.5%)과 사회보험료(5.8%)는 늘었다.
세금 중에는 소득세·재산세 등 경상적 소득에 부과되는 경상조세(1.4%)가 증가했다.
상속·증여세와 양도소득세·퇴직소득세·취등록세 등 비경상조세 지출은 48.9% 급증했다. 다만 비경상조세는 전체 비소비지출 대비 비중이 작고 표본오차가 높아 해석에 유의가 필요하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51만1천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0.8% 증가했다.
소비지출이 다소 늘어나면서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가계 흑자액은 109만2천원으로 0.9% 감소했고, 흑자율(31.1%)도 0.5%포인트 하락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68.9%로 0.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가계가 100만원을 벌면 68만9천원을 쓴다는 의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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