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초저출산에 생산성 증가율도 0%대…한국 경제 2040년대 역성장"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6월10일 10시56분

작성자

메타정보

  • 0

본문

은 "혁신 필요하지만…기초연구 부족에 혁신자금 조달난 겹쳐"

"국의 똑똑 이단아, 창업보다 취업…시총상위 대부분 여전히 전통 제조업"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초저출산·고령화 현상에 더해 생산성 증가율까지 0%대로 추락하면서, 앞으로 혁신을 통 생산성 개선이 없다면 10여년 후 국 경제가 성장은커녕 뒷걸음치기 시작할 것이라는 우울 전망이 나왔다.

혁신에 성공하고 가라앉는 경제를 구하려면 기업의 기초연구 지출을 늘리고 자금조달·창업가 육성 체계 등도 대거 고쳐야 다는 게 국은행의 조언이다.

 

◇ R&D 지출 세계 2위인데…생산성 증가율은 연평균 0.5%

 

은 경제연구원은 10일 공식 블로그에 올린 '연구·개발(R&D) 세계 2위 우리나라, 생산성은 제자리' 보고서에서 "출산율의 극적 반등, 생산성의 큰 폭 개선 등 획기적 변화가 없을 경우 우리 경제는 2040년대 마이너스(-)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d490129a174e0ba768f9d9223d28f543_1717984 

가장 중요 원인은 총인구(통계청 장래인구추계 기준)가 2020년 5천184만명을 정점으로 2040년 5천6만명, 2070년 3천718만명까지 줄어드는 탓이지만, 이런 초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성장잠재력 훼손을 만회할만 경제 전반의 혁신마저 부족하다고 은은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 기업의 R&D 지출 규모(2022년 기준 GDP의 4.1%)와 미국 내 특허출원 건수(2020년 기준 국가별 비중 7.6%)의 세계 순위는 각 2위, 4위에 이른다.

하지만 은 분석 결과 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은 2001∼2010년 연평균 6.1%에서 2011∼2020년 0.5%까지 크게 낮아졌다.

특히 미국에 특허를 출원할 정도로 혁신 실적이 우수 '혁신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이 같은 기간 연평균 8.2%에서 1.3%로 추락했다.

d490129a174e0ba768f9d9223d28f543_1717984
◇ 특허피인용건수 오히려 줄고 美특허출원 신생기업 비중도↓

 

이처럼 생산성 성장세가 약해진 것은 우선 대기업을 중심으로 혁신 실적의 '양'만 늘고 '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기업(종업원 수 상위 5% 기업)은 전체 R&D 지출 증가를 주도하고 특허출원 건수도 크게 늘렸지만, 생산성과 직결된 특허 피인용 건수 등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눈에 띄게 감소 뒤 이전 추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혁신자금 조달이 어려운 데다 혁신 잠재력을 갖춘 신생기업의 진입까지 줄면서 2010년대 이전 가팔랐던 생산성 증가세가 꺾인 상태다.

국기업혁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에 속 저(低)업력(업력 하위 20%) 중소기업 가운데 외부자금·내부자금 부족을 혁신 저해 요인으로 지목 업체의 비중은 2007년 각 9.9%, 12.8%에서 2021년 45.4%, 77.6%로 뛰었다. 서비스업 저업력 중소기업에서도 이 비중은 2011년 각 9.8%, 19.7%에서 2020년 44.9%, 66.8%로 급증했다.

저 업력 중소기업 중 설립 후 8년 안에 미국 특허를 출원 신생기업의 비중도 2010년대 들어 계속 뒷걸음쳐 10%를 밑돌고 있다.

d490129a174e0ba768f9d9223d28f543_1717984
◇ 기초연구 강화하면 성장률 0.18%p↑…자금공급여건 등 개선하면 0.07%p↑

 

더 근본적으로 국 기업 혁신의 질이 떨어진 데는 기초연구 지출 비중 축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은의 진단이다.

응용연구는 혁신 실적의 양을 늘리는데 효과적이지만, 기초연구는 선도적 기술개발의 기반인 혁신의 질과 밀접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의 기초연구 지출 비중은 오히려 2010년 14%에서 2021년 11%로 줄었다.

은 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 기업은 글로벌 기술 경쟁 격화,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단기 성과 추구 성향, 혁신 비용 증가 등으로 제품 상용화를 위 응용연구에 집중하고 기초연구 비중은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의 혁신자금 조달난은 2010년대 들어 벤처캐피탈에 대 기업의 접근성 악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기업 패널 분석 등에 따르면 벤처캐피탈의 접근성이 좋을수록, M&A나 기업공개(IPO) 등의 투자회수 시장이 발달할수록 혁신 실적이 좋아지는데 국의 경우 두 가지 요소가 모두 저조 상태다.

d490129a174e0ba768f9d9223d28f543_1717984
신생기업 진입 감소의 원인으로는 '창조적 파괴'를 주도할 혁신 창업가의 부족 현상이 꼽혔다.

은 경제연구원은 "미국 선행연구 결과 대규모 사업체를 운영하는 창업가는 주로 학창 시절 인지능력이 우수 동시에 틀에 얽매이기 싫어하는 똑똑 이단아"라며 "하지만 국의 경우 똑똑 이단아는 창업보다 취업을 선호하고, 그 결과 시가총액 상위를 여전히 대부분 1990년대 이전 설립된 제조업 대기업이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은은 국 기업의 혁신과 생산성 개선의 해법으로 ▲ 기초연구 강화 ▲ 벤처캐피탈 혁신자금 공급 기능 개선 ▲ 혁신 창업가 육성을 위 사회 여건 조성을 강조했다.

 

은 경제연구원은 "구조모형을 이용해 정책 시나리오별 효과를 추산 결과, 연구비 지원과 산학협력 확대 등으로 기초 연구가 강화되면 경제성장률은 0.18%포인트(p) 높아질 수 있다"며 "자금공급 여건 개선과 신생기업 진입 확대로 혁신기업 육성이 진전돼도 성장률이 0.07%p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실패에 따른 위험을 줄여주고 고수익·위험 혁신 활동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똑똑 이단아의 창업 도전을 격려해야 다"고 

덧붙였다.

d490129a174e0ba768f9d9223d28f543_1717984

<연합뉴스>

0
  • 기사입력 2024년06월10일 10시56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