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 마이너스 금리 효과 아직 나타나지 않아-경제주체들의 신뢰회복이 관건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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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마이너스금리 도입에 따른 실물경제 파급 및 물가 면에서의 긍정적 영향은 아직도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니케이(일본경제신문)는 최근 일본은행의 마이너스금리 관련 분석기사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비유하자면 “말을 몰고 강 가에까지 갈 수는 있으나, 그 말이 실제로 물을 먹을 것인지 여부는 또 다른 문제”인 셈이다. BoJ가 담대한 시도로 전격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역시, 개인 및 기업이라는 경제 주체들의 장래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있는 과감한 제도 개혁 정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가 될 수도 있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우리 나라 정책 입안자들에게 타산지석이 될만한 상황을 이웃 나라 일본이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은 니케이(日經)의 보도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S.K.)
일본은행(BoJ)이 지난 2월부터 『마이너스 금리 정책』 이라는 새로운 금융정책을 시작했다. 금리는 플러스인 것이 보통으로, 우리들이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가 붙는다. 그럼에도, 왜 금리를 마이너스로 하는 것일까? BoJ는 세상에 돈이 흐르기가 쉽게 되어서 경제에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경기가 상향하는 효과는 아직도 보이지 않고 있다.
■ 도입 목적은 소비 자극 및 엔화 약세 유도
『마이너스 금리 정책』. BoJ가 1월에 도입을 결정하고 2월부터 시행한 전혀 새로운 금융 정책이다. 동 정책의 도입 목적은 경제 내의 모든 금리를 하락시킴으로써 돈을 쓰기 쉽게 하고, 경제를 좋게 한다는 것이다.
금리가 크게 하락하면 집이나 자동차를 구입할 때 주택 론을 빌리기 쉽게 된다. 사업을 시작할 때에도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릴 때 문턱이 낮아지게 된다. 한마디로 돈을 쓸 기회가 늘어나면 물가도 올라가기 쉽게 되고, 따라서, BoJ가 목표로 하고 있는 디플레이션 탈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때문이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란 도대체 어떤 구조로 작동하는 것일까? 구체적으로는 BoJ가 은행들로부터 맡게 되는 자금의 일부에 마이너스 금리를 부과한다. 우리들이 은행에 예금을 하게 되면 금리를 받게 되나, 마이너스 금리가 되면 거꾸로 금리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은행들은 여유 자금을 BoJ에 예치해 둔 채로 있으면 금리가 나가게 된다. 그러므로, 금리를 인하해서라도 자금을 대출하거나 국채를 매입하게 된다. 결국 경제 내의 금리 전체가 내려간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은행은 예금 및 대출의 증감에 따라 매일 같이 과부족이 생기게 마련인 자금의 양(量)을 조정하기 위해서 은행들 상호 간에 하루 또는 몇 일 동안이라는 단기간으로 자금을 빌리고 빌려주고 거래를 한다. 그 때 부과되는 금리가 개인 및 기업에 자금을 빌려주거나 국채 등으로 운용하는 경우의 금리의 기준이 된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영향으로 단기간으로 거래하는 자금의 금리가 하락하면, 그에 따라 수 개월 혹은 수 년 간으로 하는 자금 거래의 금리도 하락하게 된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영향은 단기에서 장기에 걸쳐서 각 기간의 금리를 연결한 곡선, 소위 『수익률 곡선(Yield-Curve)』을 작성하면 알기 쉽다. 도입 전과 도입 후를 대비해 보면 수익률 곡선 전체가 크게 하락해 있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 금리는 단기로 거래할수록 낮은 것이어서, 수익률 곡선도 우상향(右上向)하는 곡선을 이루게 된다.
BoJ는 명확하게 말하고 있지는 않으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도입에는 또 하나의 다른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에서 엔화 약세를 촉진하는 효과이다. 엔화 약세가 진행되면, 일본이 수입하는 제품 및 소재의 엔화 환산 가격이 올라서 물가의 상승으로 연결된다. 자동차 및 전기기계 등을 수출하는 기업도 엔화 약세가 되면 업적이 개선된다. 엔 약세로 인해 경기 및 물가를 끌어 올리는 효과가 기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것만 있는 것처럼 보이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지만, 악영향도 있다. 은행 등의 경영에 주는 타격이다. 은행은 예금을 받아서 대출을 해 주는 것을 본업으로 하므로, 이 예금과 대출 금리차(‘이차(利差)’)를 수익의 기본 지주로 삼고 있다. 금리 전체가 크게 내려가면 이차가 축소되어서 안정된 수익을 얻을 수 없다.
은행은 예금 등을 모아 그 자금을 기업의 생산 및 가계 소비 등 경제 활동으로 흘려 보내는 중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가령,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하여 은행 경영이 흔들리는 사태가 되면, 실물 경제가 원만하게 돌아갈 수 없게 된다. 그러면,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하는 얄궂은 결과를 불러오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개인 소비에도 심리적으로 마이너스의 영향이 미칠 우려도 있다.
세계적으로 보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이 앞서서 채용했다. 유로권 중앙은행인 ECB도 도입을 했고, 이들은 물가를 끌어 올린다거나 자국 통화 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방지한다는 목적이 있다. 단, 은행 경영 악화에 대한 우려도 있어서, 정책 효과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 일상 생활에 플러스? 혹은 마이너스? 예금 • 론 금리 모두 하락
BoJ가 1월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을 결정하고 나서, 세상에는 무슨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 주변의 일상 생활에도 플러스, 마이너스 양 방향의 영향이 모두 나타나고 있다.
우선, 마이너스 금리 혜택이 나타난 곳이 집이나 자동차 등을 구입할 경우에 이용하는 론 (할부 상환 대출) 금리의 저하다. 미츠비시도쿄UFJ은행 주택 론은 기간 10년 고정금리(최우대 금리)가 마이너스 금리 정책 결정 이전의 연 1.1%에서 0.90%까지 내려갔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경우에 적용되는 금리도 하락하고 있다. 토요다 파이낸스가 4월에 발행한 3년 물 사채 이율은 연 0.02%로, 일본 기업 사채로서는 사상 최저가 되었다. CP(Commercial Paper)라고 불리는 단기 증권 발행에서는 마이너스 금리 조달도 발생했다. 자금을 빌리는 데 더해 이자도 받는 이례적 상황이다.
한편, 자금 운용 면에서는 마이너스(악)의 영향도 나타나고 있다. 미츠비시도쿄UFJ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감안하여 정기예금(기간 1년)의 금리를 이전의 연 0.025%로부터 0.01%로 인하했다. 100만엔을 1년 간 맡겨 두어도 이자(세금 부과 이전)는 단 돈 100엔 동전 한 닢이라고 하는 계산이다. 다른 은행들도 보조를 맞추어서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가 적용되는 것은 금융기관들이 BoJ에 맡기는 자금의 일부이고 『개인의 예금은 별개』(BoJ)이라고 했지만, 예금 금리는 한없이 제로 %에 근접하고 있다. 지금까지 예금 이자를 생활비의 일부에 충당해 온 연금 생활자 등으로부터 불만의 목소리도 흘러 나오고 있다.
국채 수익률도 하락했다. 은행은 BoJ에 자금을 맡겨두면 마이너스 금리이므로 원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국채를 매입, 더욱 낮은 수익률로 파는 거래를 반복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10년 물 국채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됐다. 단, 개인 앞 국채는 연 0.05%(세금 부과 이전)라는 최저 금리가 있어서, 거꾸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재무성의 통계에 따르면 3월의 해외 중장기 채권의 순 매입액은 5.2조엔으로 1월의 약 15배로 급증하고 있다.
국내의 예금 및 국채로는 만족할만한 이익을 얻을 수 없어서, 해외의 채권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 시나리오대로 진행되고 있나? 주택 매입 • 중소기업 융자는 답보
BoJ 구로다 총재는 3월 기자회견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해 『주택 론 금리 및 대출 기준금리가 하락하고 있어서 금리 면에서의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금후에는, 실물경제 및 물가 면으로도 파급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순조롭게 금리가 하락하여 자금을 빌리기 쉽게 되고 있다는 인식을 보였으나, 상상 밖의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주택 론이다. 금리는 확실히 하락했으나, 메가 뱅크 등 대형 5대 은행들의 3월 신규 신청 건 수를 보면 4만 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할 증가에 그치고 있다. 한편, 보다 낮은 금리의 론으로 대환(貸換)한 것 수는 2만 건에 이르러, 동 3.7배로 급증했다. 『경기의 움직임이 무거워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도입을 계기로 새로 주택을 구입하려고 하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다』 (한 대형은행의 주택 론 담당자) 라고 말한다.
또 다른 하나는 중소기업들 앞으로 하는 융자다. 은행은 기업에 자금을 대출할 때에 단기 프라임 금리(‘단(短) 프라’) 라고 하는 금리를 기준으로 한다. 은행이 재무 내용 및 업적이 좋은 기업에 자금을 빌려줄 경우의 금리이나, 실제로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 이후에도 기간 1년 미만의 단 프라는 연 1.475%인 채로 그대로여서, 이전과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 은행이 수익의 원천인 이차(利差)의 축소를 꺼려서 금리를 내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으로는, 의욕이 있는 중소기업이 자금을 빌려서 새로운 투자에 쓴다고 하는 효과는 기대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메가 뱅크의 최고 경영자들은 『자금을 빌릴 수 없는 것이 문제라기보다도 일이 늘지 않고 있는 걱정이 더 크다. 대출 금리가 내려가도 새로운 투자는 어지간해서 기대할 수가 없다』 고 말을 흘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경기가 상향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투자 및 소비가 활발하게 되어서, 물가도 완만하게 오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일본 경제는 작년 10~12월 기(4 사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에 빠졌고, 그 후로도 소비, 투자 모두 거의 살아나지 않는 상황이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만 의존하지 말고, 정부 • BoJ 가 일체가 되어 규제 완화 및 구조개혁을 포함한 종합적인 경제 정책 운영을 추진하지 않으면, 구로다 총재가 주장하는 『실물 경제 및 물가 면으로도 파급된다』 고 하는 시나리오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日本經濟新聞, May 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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