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경제를 떠받히는 강소기업-그 특징과 교훈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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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경제산업연구소 (RIETI)는 독일의 중소기업에 대한 현황과 특징을 분석하고 배워야 할 과제들을 제시했다.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의 정책이나 기업경영에도 좋은 본보기가 아닌가 싶다. 다음은 그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S.K.)
독일인들은 자기들의 나라를 『중소기업의 나라』 라고 부른다. 독일에는 옛날부터 “마이스터”라고 부르는 높은 기능을 가진 장인(匠人)들이 있어서, 기술력이 높은 독일 제품을 만들고 독일 경제를 지탱해 왔다. 옛날에는 가내(家內) 수공업이었으나 근대에 들어 오면서 중소기업들로 발전해 왔다. 그들은 사회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길드” 라고 불리는 조합을 만들어 정치적 발언력도 가지면서 자신들의 지위 향상을 꾀해 왔다. 독일의 교육 시스템은 “듀얼 시스템(Dual System)”이라고 불리며 세계적으로도 유명하고, 장인 양성 코스가 설치되어 있어서 충실한 교육 훈련을 받고 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서독의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서 중소기업들은 국내시장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도 되었으나, 1989년 동 • 서 독일 통일에 의해, 서독에 비해 생산성이 약 1/3 에 불과했던 동독의 2,000만 명 인구를 끌어 안게 되자, 경제가 비틀거리게 되어 “유럽의 병자(病者)”라고도 불리었다. 이리하여, 독일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일어나서 제조업, 특히 중소기업의 수출 진흥에 전력을 기울인 결과, 수출 주도에 의한 경제 성장이 정착되게 되었다. 당시, 중소기업은 살아 남기 위한 운명을 걸고 외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갔다. 국제화에 성공해서 매출을 늘린 중소기업은 “숨은 챔피언(Hidden Champion)” 이라고 불리게 되었고, 경쟁력을 더욱 향상했으나, 국제화에 대응하지 못했던 중소기업들은 도태되어 갔던 것이다.
독일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중소기업들은 좀비 기업이라고 불리며 국민들 사이에 좀비 기업들을 연명 시킨다는 발상 자체가 없기 때문에 은행은 지극히 엄정하게 도태시켜 나가는 것이다. 지금 독일의 중소기업들의 흑자화율(率)은 거의 10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의 중소기업들은 대기업들을 능가하는 페이스로 성장하고 있어, 유럽의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서도 독일의 중소기업들은 부가가치 및 고용자 수 양 방향에서 크게 신장하고 있다. 고용을 흡수하고 실업률 저하에 크게 공헌한 것도 대기업들보다도 중소기업들인 것이다. 이 때문에 독일에서 중소기업들은 나라 경제의 중추를 떠받치고 있다는 의미를 담아 『중류 계급(Mittelstand)』이라고 부르고 있다.
독일 중소기업의 특징은 ① 외국 지향성이 강한 『숨은 챔피언』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 ② 그들이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지 않고 전국 각지에 산재하고 있는 점, ③ ROA가 높다는 점, ④ 가족 경영, 동족 경영(family owned company)이 95%에 이를 정도로 많다는 점 등이다.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비중은 일본이 2.8%에 불과하나 독일의 경우에는 19.2%를 차지한다 (2010년 기준). 독일 경제에 있어서 중소기업의 역할의 크기를 이 숫자에서도 알 수가 있다.
각 특징의 배경을 간단히 설명한다. ①의 배경은, 앞에서 설명한 바이다. ②의 배경은 독일에는 일본과 같은 『계열(系列)』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자사가 입지(立地)하는 근교의 중소기업들끼리 상호 특장(特長)을 가진 분야를 활용하여 제휴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고, 성장해 왔기 때문에, 혹시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되면 제휴 관계가 끊어져서 경쟁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에 비해 일본의 중소기업들은 일감을 주는 모(母)회사와만 거래를 하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말하면 세계 어디로 옮겨서 입지하더라도 모회사로부터의 일감은 있게 마련이다. 그것은 일본 중소기업들은 『생산』 기능 밖에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의 중소기업들이 간단히 이전할 수 있는 배경은 이러한 점에 있는 것이다.
③의 배경은 일본의 중소기업들은 모회사가 생산한 부품을 장기에 걸쳐서 전량 매입해 주기 때문에 거꾸로 이익은 박(薄)하다. 계열이 존재하지 않는 독일의 경우에는, 단기적인 거래로도 회사가 성립해 갈 수 있을 만큼 각각 개별적인 거래의 이익률이 높다. ④의 배경은 일본에서는 창업자가 고령화하고 나면 자식들에게 계승되지 않는 경우에는 이익이 나는 기업이라고 해도 폐업하고 말게 되나(자신이 아직 활동할 수 있는 동안에 자신의 회사를 청산하려고 생각한다), 독일에서는 기업을 소유한 채로 우수한 경영자를 고액의 대우를 주면서 고용하여 회사를 존속시킨다.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 대한 애정의 표현 방법이 다른 것이다. 따라서, 일본에 비해 소유와 경영이 분리가 잘 되어 있는 것이다.
EU는 대륙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EU 역내로 가는 수출을 늘리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통계 데이터를 보면 EU 역내로 나가는 수출은 대체로 감소하고, BRICS로 나가는 수출이 늘고 있다. 독일의 중소기업들은 BRICS까지 진출하면서 과감하게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지금 『나홀로 승자』 라고도 이야기될 정도로 강력한 독일 경제의 힘은 『숨은 챔피언』 이라고 불리는 강력한 중소기업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소기업에도 “Industry 4.0 (IoT)”을 보급하는 것이 필수 요건인 것이다.
특히, 지금 독일에서는 인구 감소 및 소자(少子) •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특수 출생률은 일본보다 낮다), 독일의 “제품 만들기” 현장을 지탱해 온 숙련된 “마이스터들”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자녀들 숫자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 진학률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듀얼 시스템(dual system)” 하에서 마이스터를 양성하는 학교에 진학하는 자녀들 숫자가 급격히 줄고 있다. 그러므로, 일찌감치 마이스터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능을 기계들로 대체하여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되게 된 것이다.
(RIETI; 일본경제산업연구소, May 13. 2016)
* 해설; 전통적으로 독일 경제 및 산업 구조를 특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기술력의 우수성이라고 여겨져 왔다. 이 보고서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일본의 산업 구조도 어느 정도 일정한 유사점이 있었으나, 두 나라 사이에는 “계열” 관계 유무라는 근본적인 차이점을 발견하게 된다. 자고로 우리 경제 및 산업 구조는 몇 몇 대기업 산하에 수 많은 중소기업들이 하청 관계로 피라미드 구조를 이루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는 한 마디로 중소기업들이 자생력을 키울 구조적 환경이 미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지금 글로벌 경제는 사물 인터넷(IoT) 및 창의에 의한 경쟁 환경으로 본격 변환되어 가는 새로운 산업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지금이야 말로 우리 중소기업들이 엄격한 계층적 피라미드 구조에서 과감히 탈각하여 기술 위주의 자생력의 배양을 도모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해 나아갈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본다.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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