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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대문화 변화 불가피…신풍속 생길까 김영란법 합헌 이후>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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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7월29일 09시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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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용 줄인 건전한 만남 늘 전망…접대골프 대신 등산·식사 대신 카페서 '만남'
편법 동원 우려도…영수증 쪼개기·리베이트처럼 우회지급 방법 등 생길 수도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부정청탁금지법)이 28일 헌법재판소의 합헌 판결로 9월부터 전격 시행되면서 기업들의 이른바 '접대문화'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영란법은 음식은 3만원 이하, 선물은 5만원 이하, 경조사비는 10만원 이하로 기업의 접대 비용 한도를 규정하고 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들이 법인카드로 결제한 접대비는 10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최근 8년간 최고 수준이며, 하루 약 270억원이 접대비로 나간 셈이다.

 

대다수 기업은 관심이 집중되는 법 시행 초기 술자리나 주말 골프 등 고가의 접대가 크게 줄 것으로 예상한다.

또 접대 문화가 아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비용을 줄이고 건전한 방식으로 접촉면을 늘리는 활동이 많아질 수도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접대골프를 대신할 수 있는 일종의 '놀이'로는 스크린골프, 등산, 당구, 탁구 등이 거론된다.

 

한 대기업 직원은 "스크린골프가 보통 2만5천∼3만원정도 하니 저녁식사를 간단하게 하고서 스크린골프를 1∼2시간 치는 식으로 '만남'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둘레길이나 등산을 갔다가 막걸리와 파전으로 식사한다면 1인당 3만원 미만으로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식사 문화로는 술을 시키지 않거나 식당 대신 카페에서 만나는 방법 등이 확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저녁 자리는 줄고 점심때 만남을 갖는 경우가 많아질 수 있다고 기업들은 예상한다.

한 그룹사 직원은 "음주를 곁들인 저녁 식사로는 아무래도 김영란법에 맞는 가격대를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며 "저렴한 가격대의 메뉴가 많은 점심때 가볍게 만나는 경우가 늘 것 같다"고 전했다.

수주나 인허가 등에서 민원이 많은 건설업계는 대관업무 등에 대한 관행이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공무원에 대한 청탁은 원칙적으로 현재도 금지돼 있어서 종전과 크게 달라질 건 없겠지만, 사업을 하다 보면 시간에 쫓겨 인허가를 빨리 받기 위해 식사 등을 대접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며 "앞으로는 이런 문화도 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김영란법을 우회하기 위한 다양한 편법이 동원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예컨대 식사 금액을 3만원 이하의 여러 영수증으로 쪼개거나 비용을 각자 부담한 뒤 리베이트처럼 우회해서 돌려주는 방법 등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한 그룹사 직원은 "접대 문화가 남아있는 한 지금까지 해온 관행들이 갑자기 바뀔 수는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각종 편법이 난무하면서 1970년대 청첩장과 피로연 등을 금지한 가정의례준칙처럼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회원사 임원협의회를 대상으로 한 '부정청탁금지법과 기업의 대응전략' 설명회에서 김앤장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는 "청탁금지법상 규제는 엄격하나 법 집행은 선별적으로 이뤄질 우려가 있다"며 "수사대상이 되는 기업으로서는 방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탁금지법 제정에 따라 준법 경영 시스템 마련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면서 "대관업무 관행 개선과 상시적인 모니터링 시스템 구비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란법 합헌 결정… 헌재 "언론자유 우려 보다 공익 더 크다">
 

헌법재판소가 공직자의 부정청탁과 금품 수수 등을 금지한 이른바 '김영란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28일 결정했다.

헌재는 28일 대한변호사협회와 한국기자협회 등이 제기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부정청탁금지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4개 쟁점에 모두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소원을낸 3개 단체 가운데 기자협회의 청구는 각하했다.헌재 결정에 따라 김영란법은 시행령 확정과 직종별 매뉴얼 마련 등 후속 작업을 거쳐 9월28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공무원과 언론인 및 사립학교 관계자 등 이 법의 영향을 받는 이해관계자가 4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만큼 9월 말부터 국민 생활 전반에 걸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쟁점별로 보면 법 적용대상에 언론인과 사립학교 관계자를 규정한 부분은 재판관 7(합헌)대 2(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재판부는 "교육과 언론이 국가나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이들 분야의 부패는 그 파급효과가 커서 피해가 광범위하고 장기적"이라며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을 법 적용대상에 포함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부정청탁금지법의 목적, 교육 및 언론의 공공성과 이를 근거로 한 국가와 사회의 각종 지원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면 언론인과 사립학교 관계자에게 부정청탁을 금지하고 정당한 이유없이 금품 수수를 금지한 입법자의 선택은 수긍된다"고 했다.

배우자가 법이 금지한 금품을 수수한 경우 법 적용 대상자가 이를 신고하도록 한 조항도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이 부분도 합헌 결정했다.


재판부는 "배우자가 수수금지 금품 등을 받거나 그 제공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받은 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신고와 제재 조항에 따라 처벌될 수 있음을 충분히 알 수 있다"며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돼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또 수수가 허용되는 금품과 외부강의 사례금의 가액을 대통령령으로 위임해 정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도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합헌으로 판정했다.

재판부는 "외부 강의 등의 사례금이나 사교·의례 목적의 경조사비와 선물, 음식물 등의 가액은 일률적으로 법률에 규정하기 곤란한 측면이 있으므로 사회통념을 반영하고 현실 변화에 대응해 유연하게 규율할 수 있도록 행정입법에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부정청탁'과 '사회상규'의 개념과 규제 행위 유형이 명확한지에 대해선 재판관 전원 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언론인과 사립학교 관계자를 공직자 등에 포함시켜 법령과 사회상규 등에 위배해 금품 등을 수수하지 않도록 하고 누구든지 이들에게 부정청탁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위한 적정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정청탁이라는 용어는 형법 등 여러 법령에서 사용되고 많은 판례를 축적하고 있으며, 입법 과정에서 직접 개념을 정의하는 대신 14개 분야의 행위 유형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는 등 구성요건을 상세히 규정하게 됐다"고 명확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또 "사립학교 관계자나 언론인은 금품수수 금지조항에 따라 종래 받아오던 일정한 금액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 등을 받지 못하게 되는 불이익이 발생할 수는 있으나 이런 불이익이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권익 침해라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국가권력이 법을 남용할 것을 두려워해 사학의 자유나 언론의 자유가 위축될 우려도 있으나, 이러한 염려나 제약에 따라 침해되는 사익이 부정청탁 금지조항이 추구하는 공익보다 크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특히 "우리 사회의 청렴도를 높이고 부패를 줄이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야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부패의 원인이 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관행을 방치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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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색어 태그 #김영란법#접대문화#부정부패#청탁금지#선물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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