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외교·안보 구상 '동맹과 함께' 트럼프와 차별화…보호무역 천명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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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동맹과 함께해야 강하다"…트럼프는 앞서 미군철수 위협
"불공정 무역협정 반대" 중국 정조준…트럼프와 큰 틀에서 흡사
후보수락 연설서 북핵-한반도-아시아 언급은 전혀 없어…불명확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28일(현지시간) 외교·안보 구상과 관련해 첫 일성으로 동맹 강화를 내세웠다.
이는 동맹의 안보무임 승차론과 더불어 미군철수까지 위협하며 기존 동맹질서의 재편을 내세운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공약과 확연히 대조를 보이는 것이다.
다만, 북핵과 한반도 이슈는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어 아·태지역에 대한 안보구상은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클린턴은 이날 밤 전당대회장인 펜실베이니아 주(州) 필라델피아의 농구경기장 '웰스파고 센터'에서 한 후보수락 연설에서 집권 후 펼칠 외교·안보 구상의 일단을 공개했다.
◇'동맹과 함께'…방위비분담금 증액-미군철수 시사 트럼프와 대조
클린턴은 "러시아를 비롯해 우리가 직면한 위협에 맞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과 함께하는 것이 자랑스럽다"면서 "'전 세계 동맹과 함께하고, 국내의 참전용사들을 돌볼 때 우리가 더 강하다는 것을 아는 지도자를 여러분은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테러와 싸우는 데 있어 모든 미국인, 그리고 동맹과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교적 짧게 언급됐지만, 동맹과의 협력 강화를 통한 글로벌 위협 대처라는 '제한적 개입정책' 분명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앞서 전당대회 첫날인 지난 25일 클린턴의 입장을 반영한 정강을 확정했으며, 이 정강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위협, 그리고 인권유린 행태를 거론하면서 "상황이 이런데도 트럼프는 북한의 독재자를 칭찬하는 동시에 우리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포기하겠다고 위협하고 역내 핵무기 확산을 독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클린턴의 최측근 외교·안보참모인 제이크 설리번도 같은 날 전당대회장 미디어센터에서 가진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확고한 한미동맹을 강조함과 동시에 "클린턴에게 북한 문제는 우선순위가 매우 높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클린턴과 달리 트럼프는 앞서 지난 21일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의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한 후보수락 연설과 같은 날 뉴욕타임스(NYT)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리즘(globalism·세계주의) 대신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즉 아메리카니즘(Americanism·미국주의)을 내세우며 신(新)고립기조를 천명했다.
특히 서방의 집단안보체인 나토 회원국이 공격받아도 자동개입(나토규약 제5조) 하지는 않겠다고 위협함과 동시에,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 동맹에 대해서는 미군 철수도 검토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보호무역…강도 약하지만 큰 기조는 트럼프와 흡사
클린턴은 연설에서 통상 이슈와 관련해 "우리가 불공정 무역협정에 단호히 '노'라고 말해야 한다고 여러분이 믿는다면 우리는 중국에 맞서야 한다"면서 "우리는 철강 노동자와 자동차 노동자, 국내 제조업자들을 지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런 노력에 여러분이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클린턴이 자신의 육성으로 '불공정 무역협정 반대'라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으로, 이는 이번 대선의 핵심 승부처 중 한 곳인 중북부 '러스트벨트'(쇠락한 미국의 공업지대)의 노동자 표심을 의식한 포석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TPP 언급 안 해
클린턴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현재 정강에 "지난 30여 년간 미국은 애초의 선전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너무나 많은 무역협정을 체결했다. 이제는 과도한 (규제)자유화를 중단하고 미국의 일자리 창출을 지지하는 그런 무역정책을 개발하며, 여러 해 전에 협상된 무역협정들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못박은 상태다.
트럼프는 이보다 한층 강경한 입장이다.
그는 앞서 후보수락 연설에서 "클린턴은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지지했고 TPP도 지지했다"면서 "중국과 그리고 다른 많은 나라와의 끔찍한 무역협정을 완전히 재협상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핵 문제와 이민개혁
클린턴은 지난해 타결된 이란과의 역사적인 핵합의를 거론하며 "총 한 발 쏘지 않고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봉쇄해 자랑스럽다"고 단언했다.
핵문제에 관해서는 '절대 불용'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취하되 비핵화 약속시 얼마든지 대화로 풀 수 있다는 큰 원칙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클린턴이 이날 북핵 문제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은데다가 북한의 경우 '핵포기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란과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비핵화 없이는 대화도 없다'는 클린턴의 입장은 분명하다는 게 미 정가의 공통된 관측이다.
트럼프는 현재 북핵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밝히면서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과 대화할 수 있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이밖에 불법이민자 강제추방 유예 등 이민자 포용정책을 지지하는 클린턴은 이날 "종합적인 이민개혁이 우리의 경제를 성장시키고 가족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올바른 길"이라고 역설했다.
이와 관련한 트럼프의 첫 일성은 불법 이민자와 폭력배, 마약이 우리 공동체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거대한 장벽을 건설하고, 인신매매와 폭력의 고리를 차단하며, 불법적인 국경이동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힐러리, 민주 대선후보 수락 연설…"함께하면 더 강해진다">
트럼프 고립주의 맞서 '단합' 강조 "모든 이를 위한 대통령…흔들림없는 리더십"
"트럼프 핵무기 취급 신뢰할 수 없다…동맹과 협력·불공정 무역은 반대"
"美 경제 모두를 위해 작동 안해…더욱 좋은 기회와 일자리 창출하겠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는 28일(현지시간) "모든 미국인은 힘을 합쳐 우리나라를 더욱 자유롭고 공정하며 강하게 만들자"라며 "누구도 그것을 홀로 할 수 없으며, 그것이 우리가 함께하면 더 강한 이유"라고 말했다.
클린턴 후보는 이날 오후 펜실베이니아 주(州) 필라델피아의 농구경기장 '웰스파고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행사에서 "모든 이들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역사적인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했다.
그녀의 수락연설을 마지막으로 지난 25일부터 진행된 나흘간의 민주당 전당대회는 마무리됐다.
이로써 주요정당 최초로 여성 대선후보가 된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16명의 경쟁자를 꺾으며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킨 끝에 공화당 티켓을 거머쥔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물러설 수 없는 100여 일간의 세기의 대선 본선 승부에 돌입한다.
클린턴 후보는 이날 '혼자의 힘으로 미국을 더욱 강하게 하겠다'며 '아메리카니즘'의 어젠다를 던진 트럼프 후보의 수락연설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함께 미국을 고치자"고 역설했다.
그녀는 연설에서 "미국은 다시 한번 심판의 순간에 섰다"고 한 뒤, 트럼프 후보를 겨냥한 듯 "강력한 힘들이 우리를 떼어놓고자 하고 있으며 신뢰와 존중의 유대가 닳아 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을 만든 건국의 아버지들처럼, 아무런 보장도 없다. 오직 우리에게 달렸다"며 "우리가 힘을 합쳐 모두가 함께 일어설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클린턴 후보는 강조했다.
그녀는 "우리는 우리나라가 직면한 것들에 대해 통찰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두렵지 않다. 우리는 늘 그래 왔던 것처럼 도전을 극복하고 일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장벽을 건설하지 않는 대신 좋은 보상을 받는 일자리를 원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경제를 건설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기여해온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시민권을 갖는 길을 건설하겠으며 한 종교를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클린턴 후보는 "그래서 나는 오늘 밤 여러분에게 모든 미국인이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 나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미국에 더욱 많은 기회와 임금이 오른 더욱 좋은 일자리들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경제가 모두를 위해 작동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들한테서 들었다"며 "일부는 좌절하고 심지어 분노한다. 여러분이 맞다. 마땅히 그래야 하는 방식으로 아직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후보는 "국가안보에 관해 우리가 직면한 선택은 냉혹하다"며 "뉴스를 읽는 누구라도 우리가 직면한 위협과 격변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바그다드에서 카불, 니스에서 파리, 그리고 브뤼셀, 샌버너디노와 올랜도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무찔러야만 하는 완강한 적들을 다루고 있다"며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안심을 원하며, 흔들림 없는 리더십을 찾는 것은 이상할 게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클린턴 후보는 동맹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동시에 불공정 무역협정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녀는 "러시아를 비롯해 우리가 직면한 위협에 맞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과 함께하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우리는 테러와 싸우는 데 있어 모든 미국인, 그리고 동맹과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통상 이슈에 대해 "우리가 불공정 무역협정에 단호히 '노'라고 말해야 한다고 여러분이 믿는다면 우리는 중국에 맞서야 한다"면서 "우리는 철강 노동자와 자동차 노동자, 국내 제조업자들을 지지해야 한다. 이런 노력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클린턴 후보는 핵문제에 대해선 "총 한 발 쏘지 않고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봉쇄해 자랑스럽다"고 했지만,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이슈,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은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그녀는 트럼프 후보 때리기에 연설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먼저 "미국인들은 혼자서 고칠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함께 고친다고 말하다"며 미국의 시스템을 '홀로 고치겠다'고 주장한 트럼프의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특히 "그가 진짜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 집무실에 있다고 상상해보라"며 "트위터를 미끼로 꾀어낼 수 있는 사람은 핵무기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군통수권자로서 트럼프가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우리가 다른 나라나 우리 서로 분열하기를 원하며 혼자 고치겠다고 한다"며 "그는 우리가 미래나 서로에 대해 두려움을 갖기를 원한다"고 비판했다.
그녀는 "누구도 우리나라가 약하다고 여러분에게 말하지 않도록 하라. 우리는 약하지 않다"며 트럼프 후보의 '미국을 다시 강하게'라는 대선 슬로건을 깎아내렸다.
클린턴 후보는 "민주당의 정강이 버니 샌더스(버몬트)의 믿음을 담고 있으며 여러분의 진보적 정강을 미국을 위한 진짜 변화로 바꿀 수 있다"며 샌더스 지지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샌더스를 언급하며 "당신의 대의(大義)가 우리의 대의"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민주당과 공화당, 무당파를 위한 대통령, 고통받는 사람과 노력하는 사람, 성공한 사람을 위한 대통령, 나에게 투표하거나 하지 않은 사람 등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녀는 "그것이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모두를 위한 건강한 경제를 가진 미래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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