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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김영란법 대응 고심…대책 모색·내부 직원단속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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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8월02일 10시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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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경제에 미칠 각종 영향을 두고 정부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정부는 법 조문의 모호성을 최대한 줄여야만 실제 시행에 있어서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국회 등에서 진행 중인 입법 보완 절차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각 부처와 산하기관별로 직원들에 대한 '청렴 교육'을 실시하는 등 법 시행을 앞두고 분주한 모습이다.


◇ "특정산업에 부정적 영향 집중, 대책 필요"…법 '모호성' 문제 지적도

1일 기획재정부 등 경제 관련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8일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이 내려진 김영란법이 내달 28일 시행될 경우 경제 각 부문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며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9일 "(김영란법이) 농업 등 특정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집중되는 것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유 부총리는 "김영란법과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직접적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법 시행으로 추경 효과가 결과적으로 상쇄된다고 볼 수 있다"며 거듭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는 우선 김영란법 시행 시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농림·축산분야를 중심으로 대응을 시작했다.


이날 해양수산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공동으로 법제처에 정부입법정책협의회 개최를 요청한 상태다.

또 해수부와 농식품부는 유관단체와 연구기관, 지방자치단체 등과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신상품 개발과 유통망 구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달 29일 이들 단체와 비공개 간담회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으며, 오는 4일 열리는 국회 김영란법 특별소위에서 기준가액 상향 조정, 양식장 물량 해소를 위한 유예 기간 적용 등을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해수부는 식사비 한도를 3만원에서 8만원으로, 선물은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산업 체제에 맞게 준비가 필요한 만큼 유예기간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범정부 차원에서 논의할 자리가 마련되면 김영란법 적용 대상 품목에서 농축수산물을 제외하거나 선물 금액을 조정해달라는 농·어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는 입법정책협의회와 국회에서의 법 개정 논의 등을 지켜본 뒤 필요할 경우 대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농림·축산 등 산업계 영향과는 별도로, 전체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부작용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정부 내부에서 나온다.

김영란법 조문상 적용 범위에 대한 해석이 모호한 경우가 많아 법 집행에 차질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법을 만든 국민권익위원회조차 법상 직무 관련성을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의문에 "개별적 사안에 대한 판례의 형성 축적을 통해 구체화한다"고 답할 정도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법이 모호하게 규정된 데 대한 위험부담을 결국 국민과 기업이 지게 돼 있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은 합리적인 수준의 경제활동조차 꺼리게 돼 경제가 전체적으로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규정의 모호성을 해소해 경제주체의 과도한 심리위축을 줄일 수 있도록 법 시행과 관련해 보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 공무원·산하기관 대상 청렴교육 실시·안내서 배포…내부단속 시작

한편 정부 부처들은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개별적으로 직원들을 대상으로 청렴 교육을 실시하기로 하는 등 내부 단속에 분주한 모습이다.

먼저 국토교통부는 김영란법이 국회를 통과한 작년 3월 이후 청렴교육강화안을 마련하고 본부는 물론 지방국토관리청 등 소속·산하기관 직원을 대상으로 김영란법 관련 교육을 시행해오고 있다.

특히 김영란법 시행령 제정안이 입법예고된 이후인 지난달에는 본부 실·국별로 7차례 교육을 진행했고 이달 중순에는 실·국장 등 소속 고위공무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다.

각종 개발·사회간접자본(SOC)사업 등을 담당해 다른 부처보다 민원이 많은 국토부는 타 부처보다 깐깐한 행동강령을 운영하고 있다.

국토부는 직무관련자와는 물론 직무관련 공무원이나 국토부 직원끼리 골프를 치는 것을 금지하다가 지난 5월에야 '직무관련자와 골프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내용으로 행동강령을 개정해 직원끼리 골프를 허용했다.

직무관련자에게 제공받을 수 있는 식사도 '부득이한 경우에 3만원까지'로 제한하는 등 강력한 행동강령 때문에 김영란법이 시행돼도 직원들의 생활이 크게 바뀌진 않을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다만 행동강령에 부정청탁과 관련한 규정이 적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소속 공무원과 산하기관 직원들이 김영란법 위반으로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교육활동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8∼9월에 '찾아가는 청렴 교육'이란 이름으로 직급별, 권역별 교육을 실시하기로 하고 산하기관들과 일정을 조율 중인 단계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례 중심으로 교육 교재를 만들고 있다"며 "교육과정에서 나온 질문들을 토대로 2차 사례집도 발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해수부는 권익위의 김영란법 해설서 내용을 요약한 2페이지 분량의 안내서를 만들어 직원들과 산하기관에 공유했다. 앞으로 법 시행과 함께 구체적 사례가 쌓이면 내용을 보충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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