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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 경제가 중국에 가장 의존적인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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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8월07일 10시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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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Effect”가 가장 큰 나라는 싱가포르, 가장 작은 나라는 인도.

한국은 대만 • 베트남과 함께 상대적으로 큰 나라에 속해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글로벌 경제의 상호 관계를 우화(寓話)적으로 표현하는 얘기로 우리가 일상 들어왔던 비유가 “미국이 (경제가) 재채기 하면 우리나라는 (경제는) 감기에 걸린다” 고 하는 식의 말이었다. 이제부터는 중국 경제와의 상호 의존성에 대해서도 비슷한 비유를 하게 되어가는가 보다. 중국은 과거 30여년 간에 걸친 초고속 경제 성장의 과실을 축적하여 거대 자본국으로 우뚝 선 뒤에, 그 간의 ‘도광양회(韜光養悔)’ 자세를 떨치고 과감한 ‘조우추취(走出去)’ 전략을 공공연히 외치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 자본의 해외 진출 기세는 더욱 맹위를 떨치고 있는 양상이다. 해외 M&A 시장에서 중국 세(勢)가 다른 구미 선진국 자본들을 물리치고 전략적으로 선택한 해외 유망 기업들을 마구 집어 삼키고 있다는 보도는 하루가 멀다 하고 접하게 된 판국이다. 이들 중국 자본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대상이 인근 아시아 국가들일 것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최근 Bloomberg가 Natixis SA 홍콩 주재 이코노미스트들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아시아 각국 경제의 중국 의존도를 분석한 흥미 있는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이 분석의 결론은 중국이 재채기 하면, 예를 들어 위안화를 평가절하(devaluation)하거나,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보호주의 조치(protectionist measures)를 취하기라도 하면,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한국 등이 가장 우선적으로 추위(chill)를 느낄 것’ 이라고 나타나고 있다. 대조적으로,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 등은 상대적으로 잘 견뎌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노출(exposure)의 가장 큰 연관 경로는 ‘교역(交易)’
이 연구 분석은 교역(trade), 관광(Tourism) 및 투자(Investment; FDI + 공적투자) 등 3 가지 연관 경로를 구분해서 중국과의 의존성을 분석한 결과이다. 조사 대상 아시아 지역 국가들 중 모든 나라가 ‘교역(수출)’이 “중국 효과”에 대한 노출의 압도적으로 큰 요인이고, 노출이 큰 4 개국은 GDP 대비 비중이 10%를 넘는다. 
한편, 중국이 수출하는 상품이 일차적으로 향하는 지역 및 국가별 분포를 살펴보면, 중국 전체 수출의 1/3 이상이 조사 대상국들로 향하고 있다. 그 가운데, 홍콩 및 대만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여 16.5%를 점하고 있고, 그 다음이 ASEAN이 12.2%, 일본 및 한국이 10.4%, 인도 2.6%, 호주 및 뉴질랜드 2.0% 순이다.

 

관광(Tourism)이 두 번째로 중요한 경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아시아 각국의 경제가 지역 내 거대 경제 대국인 중국과 연관을 가지게 되는 또 다른 경로는 ‘관광(tourism)’ 부문이다. 중국해외관광연구원(COTRI)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중국의 해외 관광객 수는 전년대비 14.5% 증가한 3,540만 명에 이르고 있다. Natixis의 연구 보고서는 이들이 같은 2015년 한 해 동안에 해외 여행에서 지출한 경비는 총 2,350억 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하고 있다. 한편, 거의 모든 중국인들은 아시아에서 휴일을 즐기고 싶어하며, 60% 정도가 지역 내에서의 여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Natixis 보고서는, 중국 관광객들로부터 큰 이득을 보고 있는 국가들일수록 양 방향에서 관광 수요가 급격히 변동될 수 있는 ‘높은 민감성’을 경험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예를 들면, 최근의 남중국해(南中國海) 영유권 분쟁으로 인해 긴장이 높아지자 중국과 베트남 간의 관광 수요가 20%나 줄어든 것이다.

 

‘자본 진출’ 경로도 중국의 또 다른 “소프트 파워”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중국의 또 다른 연관 경로는 이른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Belt & Road)” 전략 및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과 관련된 프로젝트에서 생겨나는 상호 관계 형성이다. 중국이 종전에 축적해 온 막대한 자본을 부분적으로는 과잉 생산능력을 인근 국가들로 밀어내려고 함에 따라, 중국과 이들 국가들 간의 관계에서 중국의 ‘소프트 파워(soft power)’는 강력해지는 것이다.
중국 자본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 정책에 따라서, 최근 중국으로부터의 해외직접투자(FDI)도 급증하는 추세에 있다. 2009년 무렵에는 약 400억 달러 규모이던 것이 2015년에는 약 3배 가까이 증가하여 1,200억 달러 규모에 육박하고 있다.

 

중국 노출이 커질수록 인근 국가들의 딜레마도 커져
인근 국가들은, 중국과의 자본 거래 확대를 통해서 자국 측에서 보면 유리한 성장 동력을 얻을 수가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인근 국가들에게는 점차 강력해지는 중국의 영향력이 또 다른 딜레마를 안겨 주고 있다. 즉, 자국의 주권을 보전해야 하는 필요성과 중국으로부터의 투자 유치 촉진 및 중국 관광객 유치에 따른 수입 증대를 계속 추진해 나아가야 하는 처지에서 고민이 쌓여가는 것이다. 실은 이것은 어렵게 ‘균형(balance)’을 찾아가야 하는 지난한 과제다. 그리고, 이는 중국 시진핑 주석이 글로벌 정치 및 경제 측면에서 “중국의 꿈(China Dream)” 이라는 패권을 추구해 가면 갈수록 상황은 더욱 미묘(微妙)해 지는 것이다.

 

경제적 수요와 정치적 현실과의 지혜로운 균형
이론상으로만 보자면 국가 간 교역의 확대 및 자본 거래의 자유화는 국제 분업을 촉진하고 국가 간 자원 배분을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게 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국가 간 관계가 오롯이 경제 이론만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순수성만으로는 태부족한 것은 물론, 가끔 국가 운명 자체가 위험한 지경에 처하고 마는 경우가 심심찮게 목도되어 온 것이 글로벌 사회에서의 역사적 사실이다.
이미 오래된 일이지만, 한 때 우리나라가 개방화, 자유화에 열중하고 있을 당시에 ‘경제의 종속론’이니, ‘매판 자본’ 이니 하며 대외 의존도가 높아가는 것을 우려하는 격심한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한 나라 경제가 개방되면 될수록 국가 간의 경제 상황 하에서 수요(需要)와 정치적 리스크 간의 지혜로운 균형이 국가 발전에 긴요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는 새로운 글로벌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중국과 국경선을 사이에 두고 직면해 있어, 숙명적으로 상호 관계가 밀접해질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중국과의 의존도가 깊어 가면 갈수록 우리네 국가 운영자들의 국제 관계에 대한 올바른 판단과 명철한 지혜가 더욱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하겠다. 이런 시점에, 여기서 예시하는 교역, 관광 및 투자 등 각 분야에서 자국 이익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지혜로운 대응 전략이 더욱 간절해지는 상황임을 암시해 주는 분석 결과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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