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기는 길이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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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화풀이보다 ‘미국의 분노’를 담아내는 그릇이 되어야” FT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오는 11월 실시될 미국 대통령 선거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그간 수면 하에 숨어 있던 각 후보들에 대한 주요 이슈들이 분출하고 있다. 클린턴 후보가 지난 주말 있었던 9.11 추도식장에서 갑자기 정신을 잃고 자리를 뜨자, 건강 이상 문제가 주요 이슈로 불거지고 있다. 게다가 이런 심각한 건강 문제를 당초부터 숨겨 왔다는 의혹마저 증폭되고 있다. 클린턴 후보에게는 어쩌면 최대 난관으로 부각되는 모양이다. 반면, 트럼프 후보는 드디어 그간 최대 약점으로 여겨져 온 세금 문제가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에게는 그간 숨어있던 최대의 뇌관이 공공연히 외부로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후보만을 보면, 이런 세금 문제나 건강 문제보다 더욱 치명적인, 그러나 잘만 대처하면 오히려 강점도 될 수 있을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때로는 충동적 언행으로 비쳐지곤 하는 그의 격분하는 성향(性向) 문제다. 최근 Financial Times가 트럼프 후보의 필승 전략을 위한 고언(苦言)을 하는 여론조사 및 소통전문가 Frank Luntz의 논설을 게재하고 있다. 이 흥미가 있는 기사를 옮긴다.
■ 지금 트럼프는 기존 체제에 대한 공격으로 열광을 받아
우리는 아마 지금의 미국 노동자 계층처럼 지극히 비관적이고 고심에 차 있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글로벌 정치 및 경제 엘리트들의 기존 체제를 뒤흔드는 언사로 공격할 때마다 이들 유권자들은 열광한다.
영국에서 EU 탈퇴 국민투표 전에 너무 많은 평론가들은 국민들의 불만의 깊이를 과소 평가했다. 70%에 달하는 미국 유권자들은 미국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고, 50% 이상이 자신들이 “이대로 지내는 것이 힘들다” 고 말하고 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세대가 높아갈수록 개선되고 있다고 자부해 온 이 나라에서, 58%에 달하는 사람들이 다음 세대에는 지금 자신들이 지내는 것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 지금 트럼프씨를 대통령으로 밀어 올릴 수 있을 만큼 충분하게 분노한 유권자들이 있을까? 단순히 대답하자면 ‘그렇다’ 는 것이다. 트럼프 후보의 경쟁자인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가 폐렴을 앓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기 이전에도 두 후보 간의 경쟁은 아주 백중(伯仲)이었다. 트럼프씨는 전당대회 후에는 그와 경쟁 상대자와는 8%P 차이를 보였고, 전국적인 지지율에서 3%P 뒤져 있다.
■ 비호감이 상대적으로 높아, 이대로는 어려워
그는 결정적인 스윙(Swing; 뚜렷한 지지 성향이 정해져 있지 않은) 주 가운데 가장 큰 주인 플로리다주에서 지지 구도를 균형으로 만들고 있고, 오하이오 주 같은 클린턴 후보에 기울고 있던 다른 몇 개 주에서도 “지극히 백중세여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지역으로 분류되도록 되돌리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아직 지금 추세대로 간다면, 클린턴 후보가 지난 2008년 및 2012년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으로 갔던 모든 주에서 앞서거나 동률을 기록하고 있어서, 트럼프씨는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다. 그러나, 클린턴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클린턴 후보에 대해서는 선거인들 중 55%가 비호감(非好感; unfavorability)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근대 대통령 선거 역사상 지명을 받은 민주당 후보 중 아무도 이처럼 비호감 비율이 높았던 적이 없다.
과거 4 반세기에 걸쳐 이어 온 클린턴의 공평무사(公平無私)함에 대한 의문에 대해서, 지금과 같은 선거 막바지 단계에서 유권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클린턴 후보가 트럼프의 자의적 실수(unforced errors)로 인해 이득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이 있다.
■ 공화당 지지자들, ‘두 얼굴의 트럼프’ 에 곤혹
지금, 미국 공화당 지지자들에 있어서는 이번 선거전은 ‘두 사람의 트럼프 이야기’ 와 같은 것이다. ‘선량한 트럼프’ 는 기존의 제도에 반대하는 소외자(outsider)로써의 이미지에 유권자들이 열광하는 것이고, ‘나쁜 트럼프’ 는 까닭도 없는 모욕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두 정당을 통틀어서 근대 대선 역사상 유례가 없이 높은 60%에 달하는 비호감 비율을 얻고 있는 것은 하등 놀라울 것도 없다. 클린턴 후보가 잘 연출되고 있다고 하면 트럼프 후보는 그다지 잘 연출되고 있지 못하다. 그는 말을 하면 할수록 더욱 잘못되게 되는 것이다. 그는 자기 자신의 분노를 토해내기보다는 미국인들의 분노를 담아내는 그릇이 되어야 한다.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트럼프씨는 지명을 획득하기 위해 자신의 방식을 모욕을 주어도 무방했다. 그러나, 본선에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중도파, 무당(無党)파 그리고 온건 민주당파는 분명히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지도자를 원한다. 그러나, 그들이라고 해서 예의(禮儀)와 존경을 버리면서까지 원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인들은 트럼프씨가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자 대통령 깜이 되기를 원한다.
■ 정책의 구체성을 더해야 신뢰를 얻을 것
다음으로, 그는 정책을 말할 때 구체성을 더함으로써 자신의 메시지를 더욱 예리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가 대중적인 분노에 도전하거나 변화를 요구하는 때에 가장 훌륭한 상황이 된다. 그리고, 경제 이슈들에 대해서는, 대단히 많은 미국인들이 트럼프씨의 아이디어를 지지한다. 그들은 실제로 의미가 있는 정도의 정부 지출의 삭감을 원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건강보험에 대해 통제할 수 있게 되기를 원한다. 그들은 학교 설립을 허가를 할 수 있게 되고, 선생님들에게 책임감을 지우게 할 수 있기를 원한다. 트럼프씨! 당신은 이런 이야기들을 충분히 듣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는 자신의 독선으로 그의 정책들을 흘려버리고 있는 것이다.
■ 분노의 물결을 타야지, 자기 것으로 주장하면 안 돼
마지막으로, 트럼프씨는 영국의 Brexit (EU 탈퇴) 국민투표에서 올바른 교훈을 배워야 한다. 영국 국민투표의 교훈이 미국의 대선에도 타당하게 되는 것은, 그 투표의 결과가 아니다. 투표에 나타난 분노(憤怒; resentment)다. 아무도 그들이 신뢰하지 않고 싫어하는 직업 정치가들로부터 강의를 듣거나 으르대는 것을 당하기 싫어한다. 지금 미국에는 영국의 Brexit 캠페인을 압도하고 마침내 승리로 이끌었던 것과 같은 ‘감정적인 물결(emotional tide)’이 몰려오고 있다. 트럼프씨가 가장 훌륭한 때는 그가 그런 물결을 타는 때이지, 자기 자신의 것으로 주장하려고 노력하는 때가 아니다. 만일, 그가 예의 정령(丁寧)하고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가운데 그렇게 할 수 있다면 트럼프씨는 미국의 다음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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