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입국 제한 명령, 반발 확산, 우려 급증” 본문듣기
작성시간
관련링크
본문
“트럼프, 반발하는 법무장관 대행 해임, 시민단체 등 소송 불사”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美 트럼프 대통령이 ‘난민 및 특정한 테러 우려 국가 국민들의 입국을 제한하는 행정 명령’을 발동한 지 불과 며칠이 지나지 않았으나, 이 행정 명령에 대한 반발이 미국 국내 뿐 만 아니라 전 글로벌 사회로 급격히 확산되는 양상이다. 뉴욕 월(Wall)가(街)의 대형 금융기업들은 물론이고 전통적으로 정권에 친근한 성향인 자동차 제조 기업들까지 나서면서 반발이 심상치 않게 확산되고 있다.
이번 조치의 주요 내용은, 미국이 입국 심사를 엄격하게 하기까지 시리아 난민 수용을 정지하는 것 외에, 이란 등 7개국 시민들도 90일 간 입국을 금지하는 것이다. 적용 당시에 109명이 입국을 거부당했고, 미국 행 항공편 탑승을 거부당한 사람을 포함하면 280명 이상이 발이 묶인 상태다. 전세계 항공사들로 구성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이번 조치를 미국으로 입국하는 요건으로 주지하고 있다.
이하, 지난 금요일에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동 행정 명령을 발령한 이후의 글로벌 동향을 주요 외국 언론들이 전하는 내용들을 참고하여 요약하여 옮긴다.
■ 혼란과 반발은 전세계로 확산되는 중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발동한 난민 및 테러 우려 국가 국민들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대통령 명령을 둘러싼 혼란이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민 국가인 미국의 경쟁력을 흔들리게 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우려하는 미국 기업들이 이의(異意)를 표명하기 시작하고 있다.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관계국들도 반발을 강화하고 있다.
다른 외국들도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슬람협력기구(OIC)는 30일, 성명을 내고 “차별적 행위다” 고 비난했다. 영국 의회 하원 사이트에는 동일 오후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공식 방문 중지를 요구하는 청원에 13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했다. 미국 내에서도 여당 공화당 중진 메케인(John McCain) 상원의원이 동료 의원과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스스로를 상처내는 행위” 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침묵을 지키고 있던 오바마 대통령은 30일, 퇴임 후 처음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입국 제한 명령에 따른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신앙이나 종교에 따라 개인들을 차별하는 사고 방식에는 근본적으로 반대한다”, “미국의 가치관이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고 비난했다. 그는 전 미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항의 활동에 대해서는 “용기를 북돋운다” 고 칭찬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외교관들 사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관련 행정 명령에 반대하는 메일이 회람되고 있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미 국무성에는 외교관들이 상층부에 외교 관련 정책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는 공식적인 제도가 있어서 그런 준비를 위한 메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Goldman Sachs, Ford 등 기업들의 반발도 확대 일로
미국에는 1995년~2010년 기간 중, 정규 이민 만으로 인구가 1000만명이 늘고 있고, GDP 증가액의 10%를 점한다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정권 발족 후, 미 자동차 메이커 등을 위시하여 국내외 기업들은 미국 내에서 고용을 증대한다는 계획을 앞다투어 발표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 의중에 따르는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경쟁력의 원천인 다양성을 잃어버릴 위기감에서 침묵을 깨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주요 대형 금융기업 Goldman Sachs 브랭크화인(Lloyd Blankfein) CEO는 29일 밤 종업원들 앞으로 음성 메일을 보내서 “(트럼프의 이민 관련)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 고 언명했다. 그는 “종업원과 그 가족들에게 지장을 주는 것이다. 당 사는 법의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지원을 할 것” 이라고 전했다.
Ford 자동차 회사도 30일 휠즈(Mark Fields) CEO 및 포드(Bill Ford) 부회장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는) 미국 및 세계 가운데에 풍부한 다양성을 가지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이것이 이번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다” 고 말했다. GE사의 이멜트(Immelt) CEO도 지난 주 일찌감치 “GE는 전세계로부터 모여드는 현명하고 헌신적인 종업원들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다” 는 견해를 표명한 바 있다.
트럼프 정권은 Goldman Sachs 출신 및 동 사와 관계가 깊은 인재들을 많이 초빙하고 있어서 트럼프 정권에 가깝다는 인상을 주고 있어, 동 사가 트럼프 정권의 정책에 반대를 표명하는 것은 처음이다. Apple 및 Google 등 이민자 및 외국인 종업원들이 많은 기술 기업들이 일찌감치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명령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일었으나, 이제는 전통적 대형 기업들로 확대되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대형 민박 체인인 에어비앤비는 탐승을 거부당한 승객 및 난민들에 대해 무료로 숙박을 제공하고 있다. 우버(Uber) 테크놀로지사도 입국 제한으로 귀국하지 못하게 된 운전수들의 소득을 3개월 간 보상한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스포츠 용품 대형 기업인 나이키사 파커(Mark Parker) CEO도 전사원들을 향해 “편견이나 모든 형태의 차별에 대해 다 함께 항거하자” 고 강조하고 있다.
■ 트럼프, 명령에 반발하는 법무장관 대리를 해임
이런 가운데, 미 백악관은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리 옛츠(Sally Yates) 법무장관 대리를 해임했다고 발표했다. 엣츠 씨가 대통령 명령을 지지하지 말도록 법무성에 지시한 것에 대한 조치다. 백악관 성명은 옛츠 씨에 대해 “미국 국민들을 지키기 위한 법적 명령을 집행할 것을 거부하여 법무성을 배반했다” 고 규탄하고 있다.
오바마 전임 대통령 시절에 부장관으로 취임했던 동 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세션즈(Jeff Seesions)씨가 법무장관에 정식 취임하기까지 장관 대행을 수행할 예정이었다. 미 CNN 등에 따르면, 옛츠 씨는 “현 시점에서는 대통령 명령을 지지하는 것은, (법무성의) 책임과 일치한다는 확신도 없고, 대통령 명령이 합법적인지도 확신을 가질 수가 없다” 고 문서를 통해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스파이스 백악관 대변인은 30일, 기자 회견을 통해 “대통령은 (테러 발생을) 기다리는 일은 하지 않는다. 모든 노력을 기울여 국토와 국민을 지키고자 하고 있다”, “다음 공격이 언제 일어날지는 알 수가 없다. 최선의 방책은 선수를 치는 것이다” 는 등 언급하면서 대통령 명령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에서 “테러리스트가 입국하기 전에 철저히 검사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이것은 내가 선거 캠페인 때부터 해 온 주장이다” 고 강조했다.
■ 美 시민자유협회(ACLU), 트럼프를 헌법 위반으로 제소할 방침
미 연방법원 판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과 관련한 행정 명령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판결을 내렸다. 백악관의 동 명령 발표 직후, 적어도 5명의 연방 판사들이 각자 다양한 판결을 통해 동 명령의 집행을 저지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전미시민자유연합(American Civil Liberty Union)이 동 명령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격의 전선에 나섰다. 동 협회는 금주 내에 트럼프 대통령을 ‘신앙에 기반한 편파적인 행위’로 헌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한편, 미 서부 워싱턴 주(州) 정부는 30일, 대통령은 위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정권의 간부들, 국토안전부 등을 시애틀 연방 지방법원에 제소했다. 이번처럼 대통령을 둘러싸고 주 정부가 트럼프 정권을 제소할 방침을 밝힌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주 정부 퍼거슨 법무장관은 회견을 열고 국내외에서 혼란이 확산되고 있는 이번 조치는 “비(非)미국적이고 위헌” 이라고 주장했다. 이 소송에는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마존 닷컴 및 액스피디어 회사가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전에 국무성 법률 자문을 역임한 예일(Yale)대학 법학대학원 코(Harrold Koh) 국제법 교수는 “이 명령은 대체로 과도하게 포괄적이다(widely over inclusive). 입국 거부 대상 국가들은 역사적으로 가장 위험한 나라들이 아니다” 고 말한다. 트럼프 정부 관리들은 이 명령은 미국인들을 불안전한 나라에서 들어오는 테러 분자들로부터 안전하게 지켜 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최고 자문관 컨웨이(Kellyanne Conway)씨는 일요일, 이번 명령에는 이슬람이 대부분인 46개국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이슬람에 대한 거부 조치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
“트럼프 정책은 『불법이고 반(反) 미국적인 것』” NYT
한편, 지난 대선 기간 중 트럼프에 대해 줄곧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 온 미국 유력 언론 뉴욕 타임즈(NYT)가 각종 기사를 통해 이번 명령의 불법, 부당성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 공격의 선봉에 나서고 있다. 동 지는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때부터 모든 무슬림들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할 자세를 보여 왔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조치에서는 단지 언사를 완화한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NYT 오피니언 란의 비어르(David Bier)기고가는 이미 50년 전에 의회는 이러한 출신 국가에 기반한 이민의 차별을 불법화한 바 있다는 근거를 들어 이번 명령이 불법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기고가 밀리밴드(David Miliband)씨는 전체적인 난민 정착 프로그램의 120일 보류 조치 및 시리아 난민들의 입국을 무기한 금지하는 것은 미국의 기본적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이는 인권 지도자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러한 조치들은 미국을 극단주의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요원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미국에 해악을 끼치려고 기도하는 자들에게 선물을 안겨 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 * * *
과연 글로벌 최강국 미국의 최고 권좌에 포퓰리즘에 젖어 온갖 기이한 언행을 이어가고 있는 정치적 이단(異端)이자 ‘비(非)정치적 정치인’으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으로, 글로벌 사회는 최소한 당분간은 앞날을 예기할 수 없는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만큼 국제 정세도 요동칠 것은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각국은 현명한 대응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ifs POS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