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5.8지진> 기상청 "6.0 넘는 지진 언제든 가능성…6.5는 안 넘을 듯"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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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당정협의회 "6.5 이상 지진 가능성은 희박
"경주 지진 이 정도로 끝날 듯…여진 계속 중이나 크기·발생주기 단축"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역대 최고의 강진(진도 5.8)은 더 계속되지 않고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다만 기상청은 앞으로도 한반도에서 진도 6.0 초반대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고윤화 기상청장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지진대책 당정 협의회에 참석해 이같이 보고했다.
고 청장은 "이번 지진은 이 정도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앞으로) 5.8에서 6.0 이상 심지어 6.0 초반을 넘어가는 것까지는 언제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고 청장은 "다만 진도 6.5 이상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 경주 지진에 대해 "지금까지도 186회 정도 여진이 계속 발생 중"이라며 "다만 여진 크기는 줄고 있고 발생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여진이 언제까지 갈지는 속단하기 어렵다"면서 "며칠 지속할 수도 있어서 예의주시하는 상항"이라고 말했다.
경주 지진의 원인에 대해서는 "일부 전문가들은 동일본 대지진 영향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고, 전혀 아니라는 사람도 있는 등 의견이 갈려 있다"고 밝혔다.
고 청장은 "지진이 관측된 다음 26~27초 후에 통보했는데, 이 통보 시간을 당기도록 관측망을 확충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2020년부터는 적어도 10초 내외로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규모 5.8 지진> 대구·경북 '흔들'…주민 공포에 '덜덜‘
부상자 5명…여진 이어지고 갈수록 피해 신고 늘어
월성원전 1∼4호기 수동 정지…구미공단 일부 기업 가동 중단
12일 경북 경주에서 2회에 걸쳐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연이어 발생했다.
지진으로 경주 일대에서는 피해 신고가 잇따랐고 대구와 경북 전역에서 흔들림을 감지했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일부 주민은 학교 운동장, 공원 등에 대피한 상태에서 공포에 떨었다.
사망자는 없으나 부상자는 경북에서 3명, 대구에서 2명 나왔다.
경주에서는 규모 2∼3 정도 여진이 90회 이상 잇따랐다.
◇ 경북 피해 접수 47건
기상청에 따르면 12일 오후 7시 44분 32초 경북 경주시 남서쪽 9㎞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오후 8시 32분께 경주시 남남서쪽 8㎞ 지역에서 규모 5.8 지진이 이어졌다.
경북도소방본부에는 큰 지진이 나고 4시간 동안 7천985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특히 진앙과 가까운 경주 일대에서는 피해 신고가 많았다. 피해 신고는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
경북도가 파악한 지진 관련 피해는 모두 47건이고 부상자는 3명이다.
경주 건천읍 한 아파트 방안에서 TV가 떨어져 할머니 1명이 가슴을 다쳤고 외동읍 한 주택에서는 신발장이 넘어져 할머니 1명이 부상했다.
산내면 내일리에는 한 주민(62)이 주택 앞에서 떨어진 돌에 발을 다쳤다.
경주 황성동 한 아파트에서는 물탱크가 파손됐고 성동동 상가건물에서는 기와가 떨어졌다.
성동동과 노동동 상가에선 유리창이 파손됐고 건천읍 한 사찰 건물이 무너졌다.
양북면 장항리에선 낙석으로 도로 일부가 차단됐고 건천읍 건천리에도 낙석 피해가 났다.
포항에선 영일대해수욕장 일대 도로나 시내 중앙로 일부가 금이 갔고 송도동 한 아파트 건물이 갈라졌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포항시는 전날까지 이런 갈라짐이 없었다는 점에서 지진 영향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북구 우현동 탑 마트 옥상 물탱크가 넘어지면서 물 수천ℓ가 쏟아져 건물 내부가 침수했다.
포항 북구 양덕동 동아아파트 105동 수도 배관도 지진 여파로 파손돼 100여 가구 주민이 대피했다.
집과 사무실에서 물건이 떨어지는 등 작은 피해 신고는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다.
◇ 진앙 경주 내남면 주민 "불안해"
진앙인 경주 내남면 부지리 주민 불안감은 더 크다.
첫 지진 진앙인 내남초등학교와 지척에 있고, 두 번째 지진 진앙인 화곡저수지와도 500여m가량 떨어진 부지1리에는 두 번의 큰 지진 후 주민이 속속 회관으로 모였다.
마을 담이 무너지고 TV, 식탁 등 집안 가구가 넘어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부지2리 주민도 비슷한 피해를 겪고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부지1리 이장 최두찬(55)씨는 "마을회관 벽에 걸려 있던 큰 벽시계가 떨어져 깨지면서 회관에 있던 주민 6~7명이 매우 놀랐다"며 "첫 번째 지진 후 회관에 모인 주민이 두 번째 지진에 깜짝 놀라 밖으로 뛰쳐나가는 등 크게 혼란스러웠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 운동장·공원으로 대피
포항과 경주 일부 주민은 집 밖으로 긴급 대피했고 불안에 떨었다.
황성동 유림초등학교 등 경주와 포항 학교 운동장과 공원에는 많은 주민이 모여 지진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며 걱정했다.
포항시 남구 이동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던 조모(46)씨는 "평생을 포항에 살았으나 지진으로 이번만큼 건물이 크게 흔들린 것은 처음이다"며 서둘러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 포항시민은 "에어컨 위에 올려둔 물건이 떨어졌다"며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고 말했다.
한 경주시민은 "딸이 지진에 놀라 울어서 달래는 데 힘이 들었다"며 "공포감이 몰려와서 처가로 우선 대피했다"고 밝혔다.
◇ 구미공단 일부 기업 가동 중단
구미국가산업단지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일부 생산라인을 중단했다.
삼성전자 구미공장은 1차 지진 후 예방 차원에서 금형정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금형정밀은 갤럭시폰·캘럭시탭 직접공정이 아니고 간접공정이다.
즉 갤럭시폰·갤럭시탭 안에 들어가는 작은 플라스틱 케이스 틀을 찍어내는 작업이다.
금형정밀 생산라인은 내진설계가 돼 있지만 정밀한 작업이 요구됨에 따라 삼성전자 측은 예방 차원에서 라인가동을 일시 중단했다고 한다.
LG디스플레이도 "지진 발생으로 LCD 패널의 자동 이동라인이 멈춰 섰다"고 밝혔다.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이 크고 얇아서 지진 발생 때 깨질 수 있어서 자동 이동시스템이 저절로 멈춰 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구미공장에서는 1∼6세대 LCD 패널을 생산하고 있으며, 6세대 제품 크기는 1천500×1천850㎜에 이른다.
◇월성원전 1~4호기 일시 가동중단
경주에 있는 원자력발전소는 피해가 없다. 그러나 한국수력원자력은 절차에 따라 12일 오후 11시 56분부터 정밀 안전점검을 위해 월성원전 1∼4호기를 수동 정지했다.
한수원은 수동 정지는 지진 규모와 관련한 자체 절차에 다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신월성 1∼2호기는 월성 1∼4호기와 관측지점 부지 특성(지반·지질상태 등) 차이로 측정 분석된 값이 정지 기준을 초과하지 않아 정상운전하고 있다.
천년고도 경주에 있는 문화재도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석굴암 주변 진입로에 낙석이 일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또 불국사 대웅전 지붕과 오릉 담 일부 기와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 유형문화재 제191호인 경주향교는 일부 건물 아래쪽 벽면이 조금 떨어져 나갔지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경주시는 설명했다.
인왕동에 있는 국보 제31호 첨성대는 지진 피해가 가장 우려됐지만 특이 사항이 없다.
국보 제24호이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석굴암도 아직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경주시는 양북면에 있는 국보 제112호 감은사지 3층 석탑 등 다른 석조물을 육안으로 점검한 결과 피해 상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북도와 경주시, 포항시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대구도시철도 일시 정차
대구소방본부에는 지진 발생 후 2시간 동안 3천여 통의 신고 전화가 폭주했다.
대구경찰청 112신고도 1천 건이 넘었다.
대구 북구 대현동에서는 박모(28)씨가 지진으로 놀라 피하던 중 주택 2층에서 아래로 떨어져 찰과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받기도 하는 등 모두 2명이 다쳤다.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야간자율학습을 하던 학생들이 지진으로 하던 공부를 멈추고 귀가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오후 7시 44분 경북 경주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하자 재난 매뉴얼에 따라 도시철도를 일시 정차시켰다고 밝혔다.
역마다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수동 방식으로 시속 25㎞ 저속 운행하다가 10분 뒤부터 운행을 정상화했다.
오후 8시 32분께 다시 경주에서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하자 같은 방식으로 정차, 서행, 정상운행을 반복했다.
1차 지진 때 대구 시내 한 백화점을 찾은 김주미(여·35)씨는 "백화점 지하 1층에 있는데 크진 않았지만 '꽝'하는 듯한 소리와 함께 건물이 심하게 흔들렸다"며 "순간 건물을 빠져나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손님뿐 아니라 직원도 동요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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