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금융계, Brexit 협상 『스위스 방식 Plus』 목표로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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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전면 접근 유지는 포기, 부문별 “맞춤형 협상” 추구, WSJ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최근 보도되는 바로는 Theresa May 신임 영국 총리가 이르면 내년 초에 EU 측과 Brexit와 관련한 협상을 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6월 23일 국민투표에서 Brexit를 결정한 이후, 이 결정에 대한 많은 반대 및 후회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으나, Brexit 반대파들의 재투표 등 주장도 수그러들고 있다. 이제 영국 정부는 적절한 시기를 선택해서 EU 측에 ‘리스본 조약 Article 50조’ 규정에 따른 EU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하고 이어서 본격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금융시장에는 May 총리가 2017년 초순 4월 무렵이 Brexit 협상을 개시할 가장 좋은 시점이라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거의 모든 주요 통화에 대해 하락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배경에는 독일과 프랑스가 내년 초에 선거를 앞두고 있고, 영국 내 Brexit 지지파들이 협상 개시 지연에 대한 불만과 경고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 있다.
■ EU 시장에 자유 접근은 원하나, 타국민의 자국 유입은 싫어
이 협상에 임하는 영국 입장은 자못 자기 모순적이기도 하고 각 분야별로 이해 관계가 상충되는 것으로도 비춰진다. 대표적인 분야가 ‘런던 City’ 즉, 영국 금융계의 입장이다. 당초 Brexit 캠페인은 EU 지역 다른 나라로부터 밀려드는 이민 노동자들의 자국내 진입을 싫어해서 시작된 것이다. 자국 내 일자리를 침식하고 사회보장을 축낸다고 생각한 반대론자들이 득세한 결과였다. 그러나, EU 탈퇴라는 것이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상실해야 하는 것이 기본 전제이나, 막상 EU와 ‘이혼(離婚)’을 하자고 보니 실제로 영국 경제, 특히 금융시장이 돌아가려면 아이러니하게도 EU에 자유로운 접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영국에 대해 Brexit 협상에서 EU가 종전과 마찬가지 수준의 조건(예를 들면, 자유 이동의 보장 및 분담금의 부담)을 내세울 개연성이 농후한 현실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에 가장 전형적으로 영향을 받게 될 부문이 바로 금융계인 것이다.
한편, 최근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위시해서 유럽 내 주요 금융시장이 런던시장의 비즈니스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을 적극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영국 금융계는 내외에서 압박을 받는 샌드위치 형국이 되어가고 있다. 실제로, 독일 상업은행협회는 독일 정부에 대해 Brexit를 계기로 런던 금융 비즈니스를 프랑크푸르트로 유치해 오는 것을 적극 추진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오랜 동안 런던시장의 전통적 위세에 눌려왔던 프랑크푸르트 시장에는 와신상담으로 노려온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프랑스도 정치인 및 기업 경영자들이 나서서 런던의 금융 비지니스를 파리로 불러오는 마케팅 활동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양상이다.
■ “런던 City” 현실적 대안으로 『스위스 형식』을 원해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런던 금융계에서는 전통적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독보적인 최상의 지위를 구가해 온 런던 금융시장의 명예를 유지하기 위해 Brexit 협상에서 종전의 기득권을 최대한 유지하도록 EU 측과의 협상을 이끌어 갈 것을 촉구하는 다양한 갈래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보도되고 있는 영국 금융계의 구체적인 움직임들을 WSJ 보도 내용 위주로 요약한다.
영국 금융계(‘City of London’)는 EU 단일 시장에 대한 무제한의 자유로운 접근을 확보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 하에, 이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고, 기존의 스위스와 EU와의 관계와 유사하나 그 보다 더욱 강력한 연계를 가지되, 각 부문마다 다르게 유럽과 거래할 수 있는 ‘맞춤형 협상’을 추구하고 있다. 영국 금융계 및 관계(官界)는 그 동안 공동 작업을 통해 마련한 EU 탈퇴를 위한 플랜 및 정책 아이디어를 Theresa May 총리가 각료 회의에서 고려해 줄 수 있도록 오는 9월 초에 만날 기회에 제출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국 금융계는 EU와 노르웨이와의 관계를 모방하여 협상을 하는 것은 정치적으로도, 실무적으로도 대단히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노르웨이는 EU 단일 시장에 접근할 수는 있으나, 관련 규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는 아무런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 그리고, 자유로운 인적 왕래를 수용하고 예산에 대한 분담도 하고 있다. 그 대신에 스위스와 EU와의 관계 설정에 기초하여 독특한 거래 형태를 놓고 협상을 하는 것은 선호(選好)하고 있다. 전 노동장관이자 현 Santander UK 회장인 Shriti Vadera가 주재하는 고위 인사들로 구성된 Task Force는 이러한 판단을 수용하는 데 접근하고 있다. 이 그룹은 이미 영국은행협회(BBA: British Bankers’ Association)가 작성한 청사진을 제출 받았으며, 노동계 귀족 Mandelson경이 세운 자문기구 Clifford Chance and Global Counsel의 자문도 받았다.
※ 참고; EU 회원국이 아닌 국가와 EU 간에 EU 단일시장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를 정하는 방안은 대체로, EEA에 가입하는 노르웨이 방식, 양자 협정을 통한 스위스 방식, CETA 협정을 통한 캐나다 방식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 중 스위스 방식은 무역, 통상 등 사안 별로 다수의 양자협정을 체결하는 방식이며, EU 수준의 시장 접근이 가능하다. 그러나, 양자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대단히 복잡하고, 영국인들이 싫어하는 이주민 수용 의무가 부과되는 것이 난점이다. 또한, 높은 분담금을 지불하나, EU 정책 결정에는 참여할 수 없는 점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 Vadera 특별위원회의 ‘스위스 +’ 안이 환영 받는 분위기
Ms Vadera가 주재한 Task Force에 참여해 온 BBA 최고집행자 Anthony Browne씨는 “협상 과정에서는 가능한 한 완전한 양방향의 시장 접근이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쌍무적 협상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그는 “양측은 이렇게 진행하는 것이 이득이다. 다른 EU 국가들도 지금까지 이용해 온 금융 중심지를 차단하는 것이 이득이 되지 않는다. 특히, 경제 성장 추구 관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고 말한다.
그러나, 6월 23일 국민투표 전까지 줄곧 EU 잔류를 압도적으로 지지해 온 런던 금융계는, 영국이 다른 EU 회원국들에게 가장 큰 수출시장이기 때문에 스위스와의 관계 설정 이상으로 강화된 버전을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많은 금융계 전문가들은 이런 아이디어에 대해 “스위스 플러스” 라는 브랜드를 붙이는 것을 내키지 않는다. 왜냐하면, 스위스 정치인들은 EU에 대해서 점차 거센 논쟁을 벌이면서 EU와의 교역을 유지할 수 있는 방도를 필사적으로 찾고 있기 때문이다.
런던증권거래소(London Stock Exchange) 사장이자 Vadera TF에 참여하고 있는 Xavier Rolet 씨는 “유럽 기업들은 대기업이건 중소 기업이건, 심지어 정부들도 영국 금융 서비스 부문에 대한 접근성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이 위원회의 작업은 실제 경제에서 이 부문의 충격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고 언급한다. 또한, 그는 “금융 및 비즈니스 흐름이 글로벌화 되어 있고 상호 연계되어 있는 세계에서는 상호 왕래가 유지되도록 하는 것은 아주 긴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규제 상의 대등성 요인들도 필요하게 된다” 고 말한다. 또 다른 Vadera TF 참여 인사인 Allianz 투자회사 Elizabeth Corley 부회장은 동 TF에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앞으로 나아갈 길이 통해 있게 하는 것이다. 강력한 자본시장 유지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이는 소비자 및 기업들에 대해 모두 불가결한 것이다” 고 강조한다.
■ 英 정부 입장은 신중, 금년 내로는 드러나지 않을 것
관련 인사들의 언급에 따르면, 영국 정부의 대 EU 협상에 임하는 공식 입장은 금년말 이전에는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May 총리가 원하는 바는, 이번 가을 초까지 비공식 입장이 수립되기를 희망한다. 그렇게 해야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 그리고 EU 핵심 의사결정자들로부터 “부드러운 반향(soft soundings)”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독일의 Michael Roth 유럽 담당 장관은 영국은 EU로부터 특별한 지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며 맞춤형 거래 협상을 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영국이 “체리 줍기(cherry picking)” 하는 것처럼 쉽게 원하는 지위를 획득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영국 금융계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맞춤형 거래 협정’ 형식을 이루기 위해서 상정할 수 있는 가장 큰 난관은 EU가 영국에게 EU 국민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받아들이라는 요구를 EU 블록의 단일시장 접근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내거는 것이다. 그러나, Brexit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이민을 통제를 얼마나 열렬하게 원했는지를 감안하면, 영국은 스위스나 노르웨이가 ‘Shengen’ 여권 없는 여행 지역에 가입함으로써 사실상 받아들였던 형식을 수용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 금융계는 급작스러운 시장 접근 차단을 가장 우려
영국 금융계 고위 인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만일 영국이 거래 협약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EU를 탈퇴하게 되어, 하루 밤 사이에 단일시장에 접근하지 못하게 되면 금융 서비스가 “절벽의 끝(Cliff-edge)”에 서게 되는 순간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로 인해 일부에서는 별도로 전환 절차를 위한 협약에 합의해서 금융 그룹들로 하여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TheCityUK 그룹 CEO Chris Cummings는 “비즈니스란 확실성을 선호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환을 위한 협약을 확실히 해서 공급이 방해되지 않게 확신시켜 주는 것이다 --- 누구도 단전(斷電)은 원치 않는다.
금융인들은 Bank of America가 이전에 거대한 파생상품 계정을 더블린에서 런던으로 옮길 적을 예로 들면서 은행들이 그들의 비즈니스에 관련된 여러 가지 사안들을 국경을 넘어서 옮기자면 적어도 2년은 걸린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들은 상황을 일찌감치 확실하게 알 수 있어서 그들의 EU 단일 시장에 대한 접근이 하루 밤 사이에 사라지는 상황에 직면하지 않기를 원한다. 설령 새로운 협정의 합의와 이 합의 시행 사이에 시차(gap)가 없다고 해도 대형 금융기업들은 IT 시스템 및 운영 구조들이 새로운 환경에 맞춰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유럽 금융서비스위원회 회장 자문기구로 알려진 BBA 및 Ms Vadera Task Force는 런던 금융시장이 EU 회원국 지위를 대신할 쌍무적 거래 협상이 없이 EU 단일시장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까, 에 대해서 오랜 동안 검토했다. 그 결과, 그들은 산업 내 많은 부문에서 --- 예를 들어 국제 간 융자 및 기업 예금 수취 등 --- EU 고객들에 접근하기가 어렵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결과는 동시에 진행된 재무성에서 행한 검토 결과와 꼭 닮은 꼴로 유사하다.
■ 영국 내 관련 각계의 입장 조율(調律)도 필요한 상황
BBA 및 Vadera 특별위원회와 TheCityUK 간에는 각자 정부와 관계에서 주요 의사소통 채널로서의 입장을 긴밀히 하고자 노력함으로써 모종의 긴장 조짐이 있다. 런던 금융계 고위 인사들도 자신들의 견해를 신임 David Davis EU 탈퇴 담당 장관 및 유럽연합(EC) Michael Barnier 선임 Brexit 협상 대표에게 전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한다. 이 두 사람은 모두 은행이나 금융에 대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BBA는 은행들을 위한 Brexit 수단에 관련한 그들의 입장을 담은 몇 가지 문건들을 발표하려고 목표하고 있다. 그러나, Vadera TF는 자신들은 목소리를 내는 위원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공식 문서를 발행하려고 하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Oliver Wyman의 컨설턴트들은 TheCityUK와 함께, 다양한 Brexit 시나리오에 따른 임무와 활동과 관련해서 작업을 하고 있다.
재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금융 서비스 부문과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어, EU 탈퇴를 위한 협상을 준비하는 데에 그들의 견해를 수용하는 것을 환영한다. 확고한 우리 입장은 영국이 비즈니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유지되는 것이다. 우리는 가능한 한 최상의 협상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고 말했다.
영국 내에서는 국민투표 이전에 Brexit 찬반 캠페인 과정에서도 이에 따른 Pro & Con 이해 • 득실에 관련해서 많은 논의, 논쟁이 벌어졌고 지금도 이를 둘러 싼 논쟁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EU도 Brexit에 따른 이해 득실이 공존하는 것이 솔직한 판단이다. 어쩌면, Brexit 당사자인 영국도, 그리고 EU도 지금 현재로는 아무런 예단도, 전망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인지도 모른다. 이혼은 하나 갈라설 수는 없는 기막힌 사연이 벌어지고 있는 국면이다. 당사자들의 한 없는 자제와 현명한 협조만이 양자 모두에게 “크게 잃지 않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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