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자동차 몰려온다…상용차 이어 승용차ㆍ버스까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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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차, '일본 독식' 동남아시장에도 도전장
중국산 자동차가 한국과 일본의 '텃밭'으로 몰려들고 있다.
반도체 등에 이어 자동차에서도 중국이 굴기(堀起·산업의 부흥)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과연 제대로 굴러가기나 할까'라며 무시당하던 중국 자동차가 어느덧 자국을 넘어 해외 시장까지 눈독을 들일 정도로 부쩍 성장한 것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글로벌 자동차 강국인 한국과 일본의 '안방'에 거침없이 도전장을 냈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 내수 시장에 처음으로 승용차를 상륙시켰고, 일본 자동차의 아성인 동남아시장에서는 대규모 공장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북기은상기차는 지난 18일 인천에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켄보(KENBO) 600' 출시행사를 열고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중국 승용차로는 처음으로 국내에 진출한 것이다.
켄보 600의 무기는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모던 트림은 1천999만원에 불과해 동급 국산차량보다 수백만 원이나 싸다.
또 둥펑(東風)자동차가 정부 인증 절차를 밟는 등 중국 업체 3곳가량이 더 한국 진출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빠르면 연말부터 중국산 버스도 본격적으로 국내에 들어온다.
중국 위퉁(宇通)버스는 45인승 관광버스를 시작으로 전기버스, 스쿨버스, 공항버스로 차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중국의 비야디(BYD)도 작년 10월 한국법인 설립을 마치고 전기차 출시를 준비 중이다.
중국은 일본차가 70% 이상 점유하는 동남아시장에도 도전장을 냈다.
코트라(KOTRA) 도쿄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上海)자동차는 인도네시아에 해외 첫 양산 공장을 건설해 올해 하반기부터 가동한다. 태국에서도 연산 20만대 규모의 공장 건설에 착수했으며 내년에 준공된다.
인도네시아에는 미국 제너럴 모터스(GE)와 공동으로 '우링(五菱)' 브랜드로 공장을 건설 중이다.
상하이자동차 판매의 70%를 차지하는 소형차 MG3는 경합 차종인 도요타 VIOS보다 20%가량 싸다. 디자인이 좋고 가격도 저렴해 구매자 사이에서 호평이 나오고 있다고 도쿄무역관은 전했다.
중국 최대 상용차 기업인 베이치푸톈(北氣福田)자동차는 지난해 11월부터 태국에서 연산 1만 대 규모의 픽업트럭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올해는 말레이시아에서 전기차 조립공장을 가동한다.
동남아에 진출하는 중국 자동차 기업은 대부분 국영 대기업으로 정부의 강력한 후원을 등에 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무역관은 "중국이 동남아에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진행하면서 픽업트럭 등 상용차 수요가 착실히 늘어나고 있다"며 "중국은 가격을 무기로 동남아에서 어느 정도 소비자를 확보했다고 판단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도 "중국산 자동차가 고객 눈높이라는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글로벌 자동차 강국인 한국과 일본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차는 품질과 서비스망의 한계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크게 넓히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중국 자동차의 동남아 시장 점유율은 아직 0.2%에 불과하다.
도쿄무역관은 "전문가들은 중국차가 동남아 현지에서 일본 시장의 견고한 점유율을 넘기에는 과제가 많다고 지적한다"며 "하지만 신흥 시장 경기 침체 등으로 국제 경제환경이 악화하면 중국의 동남아시장 공략이 더욱 거세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도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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