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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을 측정하는 더 나은 방안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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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4월18일 10시27분
  • 최종수정 2016년04월19일 08시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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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회 어느 나라에서나, 국민들 간의 부(富) 혹은 소득의 불평등 문제만큼 첨예한 논쟁을 불러오는 이슈도 드물 것이다. 요즘 각국에서 각 계층 간, 각 부문 간에 벌어지고 있는 갈등과 대립도 대부분 이러한 소득의 불평등에서 근원을 두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의 다양한 역할도 요구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제도 개선 등을 통해서 이런 불평등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갈등 및 불만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블룸버그에 실린 다음의 논설은 이러한 보편화된 이슈에 대해 새로운 관점에서의 연구 실적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경제 민주화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이것도 실은 따지고 보면 우리 사회에 내재된 불평등 문제가 근본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약간의 암시를 얻을 수 있으면 다행일 것이다.  (S.K.)

 

불평등(inequality)이란 주제는 의문의 여지 없이 오늘날 경제,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토픽이다. 이 주제를 다루는 경제 이론 세미나 장(場)은 언제나 만원사례이다. 불평등을 논하는 칼럼이나 블로그 글들은 아주 널리 읽히고 논의 대상이 된다. 토머스 피게티(Thomas Piketty)의 저서는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불평등 상황을 어떻게 가장 잘 측정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계속해서 논란을 불러오는 토픽이 되고 있다. 수 많은 논문에서 인용되고 있는 방법은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세금 납부 전, 그리고 이전지출 전 소득의 차이이다.

 

그러나, 이것은 확실히 문제다. 왜냐하면, 정부란 부자로부터 가난한 자들에게 소득을 재분배하는 주요 시스템이기 때문에, 식품 교환권(food stamp), 의료 보조금 혹은 소득세 공제 등은 세전(稅前) 소득의 분배를 변화시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자들에 대한 소득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고 소득 계층에 대한 고율의 세금 부과는 사실상 세전 소득의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왜냐하면, 높은 세율의 세금 부과는 회사로 하여금, 이미 좋은 대우를 받고 있는 종업원들에 대해서, 비록 종업원들이 집에 가져가는 금액이 감소되더라도 봉급을 인상하도록 강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주, 재분배 필요성에 대해 논의를 벌이는 과정 속에서 실제로는 재분배가 줄어들지 않는 그런 수치에 대해 주목하게 되는 이상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더 나은 방법은 세금 납부 및 이전 지출 이후의 소득 금액의 불평등을 측정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재분배가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알 수 있게 되고, 정책 담당자들이 얼마나 더 재분배 규모를 상정해야 할지를 파악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통상적인 불평등 측정 방법이 갖는 또 다른 문제는, 그 방법은 시간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스냅 샷 같은 것이라는 점이다. 가령, 헬렌과 그레이스라는 두 자매의 경우를 상정해 보자. 헬렌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직업을 가져서 훌륭한 봉급을 받고 있으나, 봉급 수준은 사실 그녀의 경력 과정을 통틀어서 그리 많이 올라가지 않는다. 그레이스는 대학으로 진학하여 그 학업 기간 동안에 별로 돈을 벌지도 못하고 졸업하고 난 다음에 별로 높지 않은 수준의 봉급으로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소득은 그녀가 50세가 될 때까지 급격하게 증가하여 헬렌보다도 높은 소득을 얻게 된다. 일반적인 측정 방법으로는, 평생 소득을 감안해 보면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 사이의 소득의 불평등이 높다고 할 것이다.

 

경제학자 아우어바흐(Glen Auerbach)와 코틀리코프(Lawrence Kotlikoff)는 최근 논문에서 이러한 단점의 치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들은 2013년 소비자 재무 데이터 및 평생 지출의 변동 모델을 이용하여 미국인들이 그들의 전 생애를 통해서 지출하게 되는 금액의 차이를 추산한다. 이 방식은 세금 납부 및 이전을 감안하고 사람들의 전 생애를 감안하기 때문에 앞서 말한 두 가지 문제들을 제거한다.

 

아우어바흐 및 코틀리코프가 발견한 것은 평생 지출의 불평등이, 아직도 상당히 남아 있기는 하나, 대다수 언론 미디어에서 통상적으로 소득의 불평등을 말할 때 보도하고 있는 세전 소득의 불평등보다는 낮다는 것이다. (중략)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정부의 재분배 이후에도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보다 많이 지출하고 있고 전 생애적으로는 더욱 더 많이 지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차이는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즉, 최상 20%는 최하 20%에 비해 7배 많이 소비하고 있으나, 이는 세전 및 이전 전 경우에 14배인 것에 비해 절반 수준인 것이다.

 

이는 정부가 부자들 소득의 상당한 부분을 재분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비록 이것이 불평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문제들을 시야에 들어오게 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우어바흐 및 코틀리코프 방법은 그 자체로써 약점도 내포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전 생애 소비지출에는 차입 자금이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은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나, 다음 세대 자손들에게는 확실히 문제가 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빚을 남기고 죽는가 하면, 다른 사람은 자신의 자식이나 손자들에게 엄청나게 큰 재산을 물려주고 죽을 수 있다. 이 사실은 우리가 불평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 것인가에 관련하여 문제를 제기한다.

 

두 번 째로, 전 생애 지출이 반드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을 포괄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만일, 내가 가난하고 배고프게 자란다고 하면, 장래에 언젠가는 내가 확실하게 부자가 되어서 잘 먹고 지낼 수 있다는 것이 지금 나의 굶주린 배를 진정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다. 불평등에 대한 스냅샷은 소비의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라는 관점에서 중요하다 – 한 사람의 소비지출이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한다면, 이는 순탄하게 완화할 수 있는 것보다 나쁜 것이 될 것이다.

 

세 번 째로, 아우어바흐 및 코틀리코프 측정 방법은 부(富)가 가져다 주는 안락(安樂)이나 안전을 감안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래에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보장은 기분 좋은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부(富)는 만일 비상 상황이 닥쳤을 때에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만일, 내가 은행에 잔액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경우에는 남에게 돈을 빌려야 할 것이나, 이 경우에는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할 지도 모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우어바흐 및 코틀리코프는 통상적인 불평등에 대한 측정 방법이 가지는 많은 문제들, 예를 들어, 지역 간 생활 비용의 차이 등을 고치지 못한다.

 

비록, 그들이 제시하는 새로운 불평등의 측정 방법이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으나 -- 통상적인 방법이 사실 틀린 것은 아니다 -- 그들이 추산한 수치들은 불평등 논의에 중요한 점들을 더해 준다. 세금 및 이전 지출 이후의 소득을 감안하는 것은 특히 유용하다. 그리고 이런 수치들은 더욱 자주 인용되어야 할 것이다.

 

(Bloomberg, Mar. 29. 2016, Noah Smith 객원 논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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