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의 네 번 째 화살 - 노동시장 개혁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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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일본 총리는 노동시장 개혁을 다음 3년 간에 겪어야 할 가장 큰 도전 과제라고 제시해 관심을 끈다. 그는 최근 월 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동일한 노동에 동일한 임금을 보장할 것, 영구한 직업을 가지지 못한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인상할 것 등을 핵심과제로 지적했다. 그간 아베 총리가 일본 경제를 다시 활성화하려고 주창했던 아베노믹스는 성장률도 인플레이션율도 모두 제로 수준에서 맴도는 정체 상태에 처해 있다. 이러한 상황의 배경은 일본 노동시장이 커다란 한 가지 이유다. 그것은 미약한 임금 상승, 낮은 생산성 그리고 낮은 기업 투자 등 일본의 핵심 문제점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일본 경제 장래의 명운이 달려 있다고도 할 수 있는 이 과제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궁금하다.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s.k.)
케이 마츠시타의 어려운 역경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왜 일본 노동시장 및 노동시장이 일본 경제의 발을 묶고 있는 경로로 관심의 초점을 돌리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많은 같은 나이 또래들과 마찬가지로 마츠시다씨는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고 하는, 이른바 ‘활력 있게 참여하는’ 시민이 된다는 상상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32세의 나이에도 아직도 부모들과 함께 살고 있다.
2007년 대학에서 경제학과를 졸업한 이후에 아직 한 번도 정규직 자리에 있어보지 못한 그는, 현재 매력이 떨어지는 직업에 대한 지원자이고, 평생을 낮은 봉급을 받는 임시직 자리에 지내야 하는 전망에 직면하고 있다.
취임 후 3년이 경과한 지금, 아베 총리가 일본 경제를 다시 활성화하려고 주창했던 아베노믹스는 성장률도 인플레이션율도 모두 제로 수준에서 맴도는 정체 상태에 처해 있다. 이러한 상황의 배경은 일본 노동시장이 커다란 한 가지 이유다. 그것은 이 나라의 핵심 문제점들을 만들고 있다: 미약한 임금 상승, 낮은 생산성 그리고 낮은 기업 투자 -- 게다가 낮은 결혼율 및 출산율까지.
아베 총리는 이번 주 월 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우리나라의 일하는 방법(노동 관행)의 개혁이야말로 다음 3년 간에 겪어야 할 가장 큰 도전 과제라고 확신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일본 경제가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성장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했다.
그는 동일한 노동에 동일한 임금을 보장할 것, 영구한 직업을 가지지 못한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인상할 것 등을 원하고 있다. 한편, 대부분이 여성들인 자신들의 직장과 자녀들의 육아나 친척들에 대한 개호(介護)를 병행해야 하는 근로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이들 정책들은 보육 및 개호 시설들을 확충하는 것과 자녀 양육 휴직 자격을 확대하는 것들을 포함한다.
1990년대 중반의 일본 경제 버블 붕괴 이후, 기업들은 비정규직 인력의 채용을 확대하면서, 인력의 채용 및 해고에 보다 유연성을 가질 수 있게 해 줄 것을 촉구해 왔다. 소위 일본주식회사는 과잉 투자 및 과잉 부채에 안주하여 온 뒤에, 고용 감축 혹은 임금 삭감이라는 선택에 직면하게 되었었다. 일본은 후자를 선택했다. 이는, 일본 내에 존재하는 대기업은 공공기관이고 고용을 창출해야 하는 책임을 가진다고 하는 관점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영구 고용 노동자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은 오히려 기업들로 하여금, 오랜 동안의 경기 침체 및 디플레이션 기간 동안에 어려운 시기가 닥쳐 오면 더욱 쉽게 해고할 수 있는 노동자들을 더 많이 채용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하위 단계 인력인 비정규직 확대로 이어지게 되었다.
상위 단계 고용자들은 아직도 기본적으로 평생 동안의 고용이 보장되고 있다. 현재 임원 이하 고용자들의 약 3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다른 단계의 근로자들은, 평생 고용 근로자들과 같은 노동을 하면서도 훨씬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 그들은 거의 공식적인 훈련을 받지도 못하고 있고, 노동조합에 의해 대표 되지도 않고 있으며, 한 자리에서 다른 자리로 전전(轉轉)되고 있고, 영구 고용 노동자들에 의해 승진도 차단되고 있다.
오리엔탈 경제신문 편집자 캐츠(Robert Katz)씨는 “만일, 비정규직 직업만 가지고 지내왔다면, 당신은 30세만 되면 이미 매력 있는 노동자가 아니다“ 고 말한다.
(중략)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안정한 지위와 낮은 임금 수준은 그들의 잠재적 배우자들을 찾는 데에도 매력이 떨어지게 만들어서, 이 나라의 인구 감소라는 문제를 만들고 있다. 일본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작년에 일본에서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30대 남성의 약 27%만이 결혼을 했고 영구 직장을 가진 사람들의 같은 연령대 남성들 66%가 결혼을 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OECD 일본 및 한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존스(Randall S. Jones)씨는,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를 개혁하는 것이 일본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한다. 이는 노동 생산성이 크게 뒤쳐지는 요인이 되고 있어 일본은 OECD 국가들 중에 중간 하위에 머물고 있다 -- 일본의 잠재성장률이 낮은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한다.
존스 씨는, 영구 고용자들에 대한 높은 보호 장벽은 재능이 있는 인력과 자본이 상대적으로 전망이 좋은 기업들로 유입되는 것을 제한하고, 혁신적인 창업 기업가들(Start-Ups)이 그들이 원하는 인재들을 채용할 수 없게 하기 때문에 벤처 자금을 유치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베 총리는 오랜 동안 높은 임금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그는 노동시장의 분화에는 그다지 관심을 쏟지 않고 우선 순위를 금융 완화에 따른 기업 수익의 증대를 통해 높은 임금을 지급할 수 있게 하는 방안에 주력했다. 금년 들어, 일본 경제가 BoJ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도 불구하고 계속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자, 정책 방향을 바꾼 것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3월 말 경 일단의 경제 전문가들을 소집했고 이들은 노동시장의 임금에 대한 효과를 분석하고 노동법의 필요한 부분의 개정을 권고했다. 아베 내각은 오는 5월에 동일 임금에 대한 독자적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인터뷰에서 또한 용어에 대한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나는 사전에서 『비정규(non-regular)』라는 단어도 없어지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중략) 일본에서 영향력 있는 로비 단체인 일본경영자협회 고용 및 노동시장 부문장 후쿠시마(Sakie S. Fukushima)씨는, 일본은 영구 고용자들은 제일 좋고 누구라도 해고할 수 없다는 생각을 포함하여 일에 대한 믿음이나 근로자-기업 관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근로자들은 생산성 및 성과에 맞춰서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어떤 비정규 근로자는 그와 상대가 되는 정규직 노동자들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베 총리의 동일 임금 정책 추진에 대해서는 “그가 이것에 대해 마음을 두고 이것을 시정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기쁜 일이다. 그러나 이것을 잘못 취급하면 기업들이 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낮추어서 다른 직원들에게 더 많이 지급하려고 하는 상황이 생겨날 수가 있다” 고 말한다.
아베 총리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모든 이들이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고, 그의 재임 3년 동안에 노동참여율이 상승했고 실업률도 근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외형 상의 수치는 내재하는 취약점을 감추게 된다. 아베 총리 재임 기간 중에. 정규직 노동자 수는 떨어졌고, 동시에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비율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Goldman Sachs가 지난 1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노동참여율이 상승한 것은 대체로 기혼 여성 및 60세 이상 근로자들이, 가장(家長)의 임금이 감소하고, 연금 수령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파트 타임 근로자 숫자가 늘어난 때문이다.
(이하 생략)
(The Wall Street Journal, Apr. 6. 2016)
* 해설; 아베 총리는 지난 2013년 자신의 두 번째가 되는 총리 취임과 동시에 야심 찬 일본 경제 회생 방안을 내놓았다. 이른바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경제정책 패키지다. 다른 말로는 ‘세 개의 화살’로 비유하기도 한다. 즉, 과감한 재정 출동, 거의 무제한의 금융완화 정책, 그리고 담대한 구조조정이다. 그 후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터 세 번 째 화살인 구조조정 추진이 특히 부진하여 경제 회생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번에 노동시장 개혁에 회심의 결정을 하게 된 것은, 네 번 째 화살로 불을 당겨서 경제, 사회 전반에 걸친 구조개혁을 재 점화하려는 목적이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마지막 화살은 엄청난 사회적 고통과 저항을 감내해야 하는 정책이 될 것이다. 그만큼 일본 경제의 장래의 명운이 달려 있다고도 할 수 있다. 한편, 이는 노동 개혁이라는 이름 하에 지극히 부분적인 외형적 합의를 이루어 놓고도 실질적인 진전이 거의 없이 답보 하고 있는 상황에 빠져 있는 우리 경제에 암시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향후 일본의 노동시장 개혁 추진 과정 및 결과를 우리 경제의 엄중한 사정을 비춰보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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