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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트럼프를 찍지 않기로 작정했는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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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12월08일 10시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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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YT ,“어느 공화당 선거인(elector)의 고백”

12월 19일 ,선거인들의 대통령 공식 선출 투표에서 "반대표"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美 유력 일간지 뉴욕 타임즈(NYT) 오피니언 난에 최근 흥미 있는 기사가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 트럼프가 소속한 공화당의 한 ‘대통령 선거인(presidential elector)’이 자신은 왜 오는 19일 공식 투표에서 자신의 소속 정당인 공화당 출신 트럼프에 투표하지 않기로 마음을 정했는가, 하는 심경을 글로 써서 올린 것이다. 수프런(Christopher Suprun)이라는 이 선거인은 현재 택사스주에 살고 있으며 댈러스의 한 소방서 긴급 구조대원으로 일하고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미국의 대통령 선거 제도는 독특한 형태의 간접 선거 방식으로 실시된다. 실은 지난 11월 8일 선거에서는 대통령을 선출할 선거인단 538명을 각 주별로 나뉘어 선출한 것이다. 이들 선거인들이 12월 19일 한 곳에 모여 대통령을 공식적으로 선출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 선거인처럼 자기 정당 후보를 찍지 않게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선출된 선거인이 자신의 소속 정당 후보를 찍지 않았다고 해서 이러한 ‘달라진 행동’이 불법인 것은 아니다.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후보가 하도 많은 기행(奇行) 망언(妄言)을 쏟아낸 탓도 있어서 그런지 모르나, 아직도 많은 미국인들의 뇌리 속에는 ‘트럼프 충격’이 상당히 짙게 남아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을 잘 보여주는 한 편의 일화다. 심지어 일부 주에서는 재검표를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정도이다. 그만큼, 자신이 지지하거나 소속된 정당이 어디인가의 구분을 떠나, 트럼프 당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유권자들이 많다는 것이 된다. 이 글은 이러한 반(反)트럼프 정서를 가진 미국인들의 마음을 잘 대변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래에 이 글을 옮긴다.


■ “트럼프는 스스로 자질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어” 
나는 공화당 소속으로, 다음 미국 대통령을 공식적으로 선출할 권한을 위임 받은 538명의 대통령 선거인 중 한 사람이다. 선거인으로 선출된 이후 사람들은 내게 트럼프와의 정책 상 불일치에 근거하여 내 투표를 바꾸라는 요청을 받아 왔다. 그들 중 몇 사람은 일반 득표 결과 (역전된)차이를 지적한다. 그러나, 나는 대통령 당선자들이 정책 상 불일치 이유로 자격을 상실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그들(대통령 당선자들)이 전체 득표 결과와 다르게 다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는 이유로 자격을 잃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는 12월 9일에 있을 공식적으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에서, 매일 자신 스스로 대통령 직위에 전혀 합당한 자질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어느 한 사람에게 투표를 하도록 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에 나는 한 사람의 소방대원으로써, 당시 우리 나라를 공격한 9.11 테러에 대응하는 책임을 지고 있던 일원이었다. 언뜻 보기에는 9.11 테러와 올 해의 대통령 선거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에게는 요즘 나날이 이 두 가지 사안 간의 관계가 뚜렷해지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을 단합 대신 분열시키고 있어” 
조지 부시(George W. Bush) 대통령은 분명히 완벽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비극적인 9.11 테러 공격이 발생한 이후 우리를 리-드해 왔다. 그의 리-더십은 미국이 위대한 나라라는 것을 보여 주었다. 또한 그것은 내가 기억하기로는 미국이 단결되었다는 것을 보여준 마지막 경우였다. 나는 지금 트럼프씨가 미국을 단결시키는 데에 실패하고 있고, 오히려 우리들 사이를 갈라 놓는 방향으로 몰고 가고 있다.
트럼프씨는 ‘토요일 밤(Saturday Night Live)’ 프로그램을 편파적이라고 공격하는 데 열중하고 있고, 밤낮으로 트위터에 몰두하고 있기도 하나, 그러는 동안에 오하이오주에서 벌어진 총격 사태에 대해 오하이오 지역 주민들을 위로하는 마음을 전하는 일을 이틀 간이나 지체했다. 그는 시민들 간의 대화를 북돋우는 것이 아니라, 공포를 조장하고 분노를 만들어 내는 일을 자행하고 있다.


나는 이런 것들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나에게는 미국은 일찍이 레이건(Ronald Reagan) 대통령이 그렸던 ‘언덕 위에 빛나는 도시’인 것이다. 물론 그것은 많은 문제들을 가지고 있고, 많은 도전도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이 나라가 9.11 사태를 극복했던 것처럼 능히 해결하고 극복할 수 있는 것들이다.
미국은 하나의 공화국(republic)으로 성립된 나라다. (초대 대통령을 역임한 조지 워싱턴과 함께 한 미국 건국 공헌자의 한 사람인) 해밀턴(Alexander Hamilton)은 각 주(州) 단위로 투표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연방주의 No. 68’ 문건에서,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은 후보들이 자격을 갖추었는지, 선동주의에 연계되지 않았는지, 외국의 영향으로부터 독립적인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금 트럼프씨가 우리들에게 거듭해서 보여주는 것은 그가 이런 기준에 합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의 공식 발언들을 감안해 보면, 과연 선거인단이 이런 이슈들을 어떻게 무시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를 거부해야 할 것인가가 분명하지 않다.

 

후손들에 ‘믿을 수 있는 나라’를 물려 줄 책무 

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시간을 ‘링컨의 정당’을 위해 봉사해 왔고, 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 일에 온 정성을 쏟아 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나는 우리 공화당의 지도부 요인들 중 누구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써가면서 보다 충실하게 봉사할 것이다. 나는 우리 공화당에 대해서 아무런 빚도 없다. 나는 오직 우리 자식들에게 그들이 믿을 수 있는 나라를 물려 줘야 할 부채(debt)를 지고 있을 뿐이다.
트럼프씨는 외교 경험이 부족하다. 그리고, 국군 최고통수권자로써 구비해야 할 행실도 갖지 못하고 있다. 오죽하면 선거 기간 중에 50명이나 되는 공화당 출신 전직 국가 안보 전문 관료 및 외교 전문가들이 연명으로 트럼프에 반대한다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그들의 말을 빌려 하자면, “그는 위험한 대통령이 될 것” 이라는 것이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에 심지어 러시아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을 해킹해야 한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이런 불법 행위를 독려하는 행동은 의회의 많은 의원들을 괴롭게 만들었고, 마찬가지로 나 자신도 괴롭게 만들고 있다.

 

트럼프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인물
또한 해밀턴은 우리에게 대통령은 모름지기 선동가(煽動家)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그러나, 트럼프씨는 선거 집회에서 반대하는 시위자들에 대해 폭력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한 적도 있다. 그는 그를 비난하는 자들에게 보복할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주위에 스스로 레닌주의자라고 자처하고, 악한(惡漢)들을 찬미하며, 권력에 목말라 있는 배넌(Stephen K. Bannon)씨 등과 같은 보좌진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다. 트럼프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선임한 플린(Michael T. Flynn) 장군은 규율과 관련하여 파란만장한 과거를 가진 인물이다.


마지막으로, 트럼프씨는 미국 헌법이 대통령은 외국 정부로부터 대가의 지불이나 선물을 받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트럼프 조직이 아르헨티나, 바레인, 대만 및 다른 국가들과 비지니스 거래를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있다. 만일, 이러한 재무적 이해 상충과 관련하여 직위를 박탈할 수 있게 대응하면 그는 임기 첫 해에 탄핵 당할 수도 있다. 그는 수 년 동안 법률과 관련하여 재빠르고 허술하게 행동해 왔다. 그는 어쩌면 쿠바에 대한 수출 금지 조항을 어겼을 수도 있다. 그리고, 트럼프 재단 운영과 관련하여 그가 뉴욕에서 소수 집단 입주자들에 대해 부적절한 처사가 있었다는 제보도 있다. 트럼프씨는 아직 그러한 행동 패턴이 계속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12월 19일 미국을 지킬 임무를 수행할 각오
미국의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과정이 완료된 것은 아니다. 아직 양심을 가진 선거인들은 미국의 선(善)을 위해 올바른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인들은 법적 권한을 가지고 있고, 동시에 자신들의 양심에 따라 투표할 헌법적 의무도 지니고 있다. 나는 선거인들이, 오하이오주 캐식(John Kasich)지사와 같이, 존경을 받고 있고 자격을 갖춘 남성 혹은 여성 공화당의 대안 후보를 위해 연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동료 선거인들이 자신들의 임무를 수행하고, 나와 함께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가장 적합한 인물을 찾아 나서는 데 동참하기를 기도한다. 나는 지금으로부터 약 15년 전에 국내, 외의 모든 적(敵)들로부터 우리 나라 및 헌법을 지킬 것을 서약했다. 나는 오는 12월 19일 그것을 다시 이행할 것이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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