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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 창업 79년만에 첫 총수 구속 '불명예'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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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2월17일 10시14분
  • 최종수정 2017년02월17일 10시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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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창업 79년만에 첫 총수 구속

초유의 '총수 부재' 사태…비상경영 돌입

주요 외신들 긴급 타전…"한국 재계에 충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구속되면서 삼성그룹 총수로는 첫 구속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

창업주인 이병철 초대 회장부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부회장까지 총수 3대에 이르는 동안 여러 번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지만 한반도 구속까지 된 적은 없었다.

1938년 대구 '삼성상회'에서 출발해 79년간 글로벌 기업으로 커오면서 겪은 숱한 위기 중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시련을 맞은 것이다.

이 부회장의 조부인 이병철 전 회장은 1966년 한국비료의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위기에 몰렸지만 검찰에 불려가지는 않았다.

삼성 계열사인 한국비료가 인공 감미료인 사카린 55t을 건축자재라고 속여 들여와 팔려다 들통났다.

 세간의 분위기는 험악했고, 삼성과 박정희 정권이 밀수로 번 돈을 나눠 가지려 했다는 의혹까지 일었다.

이 전 회장은 한국비료의 국가 헌납과 경영 은퇴를 선언, 위기를 모면했다.

대신 그의 차남이자 밀수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창희 당시 한국비료 상무가 6개월간 수감생활을 했다.

부친의 자리를 이어받은 이건희 회장 역시 수차례 의혹의 중심에 섰지만 구속된 적은 없다.

이건희 회장은 1995년 11월 대검 중수부가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할 당시 다른 대기업 총수와 마찬가지로 불려와 조사를 받았다.

이후 불구속 기소돼 1996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가 이듬해 10월 사면받았다.

2005년 이른바 'X파일' 사건이 터졌다. 삼성 임원진이 정치권·검찰에 대한 금품 제공을 논의한 것이 녹음파일 형태로 폭로된 것이다.

당시 미국에 체류 중이었던 이건희 회장은 서면 조사만 받았고 무혐의 처분됐다.

삼성은 대국민 사과를 하고 사재 8천억원을 사회기금으로 내놨다.

이어 2007년 삼성 구조조정본부에서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가 비자금 의혹을 폭로했다. 이건희 회장 지시로 금품 로비를 하고 자신 명의의 비밀계좌로 50억원대의 비자금이 관리됐다는 내용이었다.

곧 '삼성 비자금 특검법'에 따라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출범, 삼성 비자금과 불법 경영권 승계 과정을 훑었고 이건희·재용 부자가 수사 대상에 올랐다.

당시 삼성전자 전무였던 이재용 부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등을 통한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으로 처음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최종 처분은 불기소였다.

이건희 회장은 배임·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기소 직후인 2008년 4월 자신의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 지배구조 개선방안 등이 포함된 '경영쇄신안'을 내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법원에서 일부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받았지만 약 1년 뒤 사면됐다.

이처럼 삼성 총수 일가는 검찰과 여러 차례 악연을 맺었지만 대규모 변호인단을 동원한 치밀한 방어 전략으로 고비를 넘겨왔다.

그러나 변호인단의 '철통 방어'도 이번엔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구치소 신세를 지게 된 이 부회장은 개인적으로도 인생 최대의 시련을 맞았다.

 

<경제단체들도 이 부회장 부재에 깊은 우려>

 

연간 매출 300조원이 넘는 글로벌 기업집단 삼성그룹이 사상 초유의 '총수 구속' 사태를 맞았다.

병상에 있는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3년째 삼성그룹을 이끌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새벽 전격 구속되자 전 세계 50만 명의 삼성 임직원은 선장을 잃은 셈이 됐다.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도 이날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인한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삼성은 이 부회장 구속 2시간 만에야 "앞으로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짤막한 입장 자료만 낸 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삼성 임원은 "이 부회장의 구속을 염두에 두고 사전에 준비해놓은 프로그램이 전혀 없다. 말 그대로 '멘붕'"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경제단체들도 이 부회장의 부재에 대한 깊은 우려감을 표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경영계는 충격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경총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 매출액의 11.7%, 영업이익의 30%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대표기업"이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경영 공백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와 국제신인도 하락은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도 "지금 우리 경제는 수출과 내수 부진 속에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안보위기 고조 등 크나큰 대내외 악재에 가로막혀 있다"며 "이런 악조건 속에서 우리나라 최대기업인 삼성전자 이 부회장의 구속이 한국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이 여파는 한 기업인의 구속과 기업 이미지 훼손에 그치지 않고 전체 기업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확대하고 기업가정신을 크게 후퇴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AFP통신, '삼성 후계자 부패수사에서 구속'>
 
주요 외신들은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된 것을 서울발 긴급기사로 일제히 타전했다.

AFP통신은 오전 5시 44분 '삼성 후계자 부패수사에서 구속'이라는 짤막한 한 줄짜리 제목으로 가장 먼저 이 소식을 전했다.

AFP는 이어진 기사에서 "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라는 한정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의 발언을 전했다.

AP통신도 "한국 법원이 대규모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뇌물 등의 혐의를 받는 삼성 후계자의 구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AP는 이재용 부회장이 이건희 삼성 회장의 외아들인 점을 언급하면서, 그의 구속이 한국 재계에 충격을 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난달 1차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영장을 재청구한 끝에 이 부회장이 구속됐다는 점도 언급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부회장은 구속됐으나, 함께 청구된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부문 사장 겸 대한승마협회장의 구속영장은 기각된 점도 전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온라인판을 통해 삼성의 '사실상 리더'인 이 부회장이 한국의 정·재계를 뒤흔들고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낳은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박 대통령의 친구(최순실)와 관련된 회사에 삼성이 3천700만여 달러를 지불한 것과 관련해 이 부회장이 뇌물, 횡령, 위증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이 이 돈의 송금을 인정하면서도 정치적 특혜를 대가로 준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점도 함께 소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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