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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통치는 정부, 입 닫은 재계…'소통 부재' 깊어지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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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6월03일 20시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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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과연 재계를 대화 상대로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이제는 원론적인 의견조차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됐습니다."(4대 그룹 관계자)
정부와 재계 사이에 소통 부재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새 정부가 각계를 널리 끌어안으며 포용하고 있지만, 유독 재계에 대해서는 날 선 공격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총이 비정규직 정책 관련 발언을 내놨다가 문재인 대통령 등 정부로부터 '집중포화'를 당한 뒤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

재계 입장을 대변하는 목소리는 아예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분위기다.

이처럼 재계가 입을 다문 상황에서 정부는 거침없이 기업 정책을 추진하는 분위기다. 새 정부의 '대기업 패싱(passing)' 분위기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1일 공개된 '일자리 100일 계획'이 대표적인 예다.

이 계획에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1만원 추진 등 재계에 민감한 이슈가 많았다.

그러나 정부는 발표 준비 과정에서 주요 경제단체나 대기업에 관련 의견을 거의 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이번 계획 발표와 관련해 우리를 포함한 주요 경제단체 대부분은 논의 과정에서 배제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으로 추진될 정책에도 재계 입장이 정부에 제대로 전달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 5단체 가운데 경총이 유일하게 총대를 멨다가 사실상 '백기'를 들고 물러난 뒤에는 감히 누구도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다.

그간 재계 입장을 대변해온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해 '최순실 사태'에 연루된 후 바짝 자세를 낮추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대선 후보 시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공개 질의에서 "전경련은 더 이상 경제계를 대표할 자격과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우리나라 경제계의 진정한 단체'라고 언급한 대한상공회의소는 법정단체라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들기가 쉽지 않다.

대한상의는 전국 17만 상공인을 대변하고 있지만,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의 입장을 모두 아우르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역시 정부 지원을 받는 법정단체인 데다 역할 범위가 다른 경제단체에 비해 좁은 편이다.

대기업들은 이 같은 분위기를 고려해 엎드린 채 상황만 주시하고 있다.

대기업이 '적폐와 개혁의 타깃'으로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 불만은 많지만, 숨죽이며 구체적인 정책 추진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처럼 정부와 재계 간에 소통이 단절되면 결국 경제 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기업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와 고용을 집행하는 주체는 대기업인데 이처럼 정부와 소통 부재 상황이 계속되면 경영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대기업이 겪고 있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정부에 전달해 줄 수 있는 최소한의 통로만이라도 열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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