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소비, 해외선 11% 늘었는데 국내선 '뒷걸음'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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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소비지출 7조8천억…"국내관광 등 내수활성화 방안 찾아야"
올해 우리나라 가계의 해외 씀씀이와 국내 소비의 '엇박자'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은행 국민계정 통계에서 가계의 최종소비지출을 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소비로 쓴 금액은 7조8천462억원으로 작년 4분기보다 11.3%(7천966억원) 늘었다.
분기 기준으로 작년 3분기(8조1천409억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많았다.
해외소비지출은 가계가 외국에서 의식주, 교통 등 생활에 필요한 물건과 서비스의 대가로 쓴 돈을 가리키며 출장 등 업무로 쓴 금액은 포함되지 않는다.
해외여행 증가가 소비지출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해외로 출국한 국민은 651만4천859명으로 작년 4분기(569만8천288명)보다 14.3% 늘었다.
해외와 달리 국내 소비는 뒷걸음질했다.
1분기 거주자가 국내에서 소비로 지출한 금액은 186조8천607억원으로 작년 4분기(188조4천854억원)보다 0.9% 줄었다.
가계가 해외소비를 크게 늘렸지만, 국내에서는 지갑을 닫은 것이다.
1년 전과 비교해도 국내소비와 해외소비의 차이는 뚜렷하다.
해외소비지출은 작년 1분기보다 11.3% 급증했고 국내소비는 같은 기간 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해외소비 증가율이 국내소비 증가율의 3배를 넘는다.
이런 차이는 한국경제의 큰 고민인 내수 부진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4분기보다 1.1% 늘었고 건설투자(6.8%), 설비투자(4.4%), 수출(2.1%)은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민간소비 증가율은 0.4%에 그쳤다.
최근 한국경제가 안정된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민간소비 회복이 관건이라는 지적이 많다.
소득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서민층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저축에 힘쓰느라 소비 여력이 부족하다.
이는 총저축률의 상승세에서 엿볼 수 있다.
올해 1분기 총저축률은 36.9%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3분기(37.2%) 이후 18년 6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게다가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계층은 국내보다 해외관광 비중을 늘리는 추세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국내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고 내수를 활성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희찬 세종대 교수는 지난 5월 31일 한국여행업협회 토론회에서 "융합관광이 진행 중인 의료관광, 스포츠 관광, 스마트 관광 등의 전문 인력 육성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원섭 목포대 교수도 지난달 24일 관광정책에 관한 토론회에서 "내수 경기회복을 위해 프랑스의 '체크바캉스'와 같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체크바캉스는 정부·기업·근로자가 함께 적립한 기금으로 국내 여행 비용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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