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메르켈, SPD와 ‘大연정(聯政)’ 합의, 4 연임 길 열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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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총선 후 정체된 정국에 안정의 서광, 그러나, 전도에 많은 ‘波亂’ 예상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독일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가 이끄는 제 1 당 기독교민주 · 사회동맹(CDU/CSU)과 제 2 당 독일사회민주당(SPD)은 지난 7일, ‘大연립(Grand Coalition)’ 정권을 다시 수립하는 데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이르면 오는 3월 중에도 메르켈(Merkel)씨를 새 총리로 하는 새로운 연립 정권이 탄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로써, 작년 9월 총선 이후 4 개월 이상 이어져 온 정치 공백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게 되었다. 단, SPD는 최종적으로 연립 정권에 참여할 지 여부를 당원 투표를 통해 결정하게 되어 있어 마지막 단계에서 백지화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번 협상에서 두 세력 간에 가장 큰 난제로 부각되어 온 ‘의료보험 개혁 문제’ 및 ‘고용 정책’을 둘러싸고 견해 차이가 컸으나, 최종적으로 타협이 성립됐다. 메르켈(Merkel) 총리는 “연립 합의는 안정된 정권의 기초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실시될 예정인 SPD의 46만 명 당원 투표에서 연정 참여 협상안이 최종 승인되면, 이 협상안은 2 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길었던 독일 연방 공화국의 ‘정부 부재(不在)’ 현상을 끝내게 된다. 그리고, 작년 9월 실시된 연방 의회 총선에서 두 정당이 함께 대폭 지지를 잃었던 데서 비롯된 정체(停滯) 현상도 해소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한 소식을 FT 등 해외 언론들의 보도 내용을 중심으로 요약한다.
■ 메르켈 총리 4 연임 달성 불구, ‘정치적 과제’는 더욱 가중
獨 메르켈(Merkel) 총리는 독일사회민주당(SPD)과의 새로운 연립 정권 수립 협상을 성공시킴으로써 수 개월을 끌어 온 정치적 마비 상황을 끝내게 되었다. 그러나, 이 연정 협상 결과, 사회보장 및 공공 서비스 부문에 대한 정부 지출을 증대하는 ‘중간 좌파(Center-Left)적’인 재정 지출 방침이 새로이 정해졌다. 이와 아울러, 향후 유로圈(Eurozone)의 장래 구상에 대해서도 새로운 방향이 설정됐다.
한편, 독일 최대 정치 세력을 형성하는 두 정당 간의 연정 재(再)구성 합의에 따라 메르켈(Merkel) 총리는 새로 구성될 내각에서 가장 주요한 포스트인 재무장관과 외무장관 자리를 SPD 측에 내어주게 되었고, 이들이 향후 4년 동안 독일의 유럽 정책 수립과 관련하여 핵심적 역할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대폭적인 양보로, 메르켈(Merkel) 총리는, SPD 내의 많은 멤버들이 CDU 및 Bavaria 지방 자매 정당인 CSU와 함께 4년 동안 정부를 운영해 나아가는 것에 대해 우려를 가지고 있는 저항 세력과의 정책적 견해 차이를 극복하고 이를 이겨내야 하는 대단히 어렵고 많은 과제들을 떠안게 된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SPD와 CDU/CSU 간의 협상은 지난 수 주일 동안 커다란 난항을 겪었다. 주로 건강보험 및 노동 정책과 관련하여 견해 차이가 컸다. SPD는 노동자들의 단기적인 근로 계약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독일의 건강보험 제도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개혁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SPD는 당초 요구에서 다소 물러나 민간 건강보험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가는 방향으로 추진해 간다는 것에 동의했다.
■ SPD 슐츠(Schulz) 당수도 실리를 챙겼으나, 당수 자리 내놓아
양 당은 각료 직위를 안배하는 인사 문제에도 합의하고, SPD가 재무장관 및 외무장관 자리를 맡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친 EU 성향인 SPD가 유럽 정책을 담당하는 주요 직위를 차지하게 되어 유로권(圈) 개혁이 가속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로 유럽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새로운 정책도 들어갔다.
이번 협상에서 정치적 지위가 확대된 SPD는, 종전에 이 당이 주창해 왔던 2025년까지 소위 ‘유럽연방공화국(United States of Europe)’을 창설하자는 구상과 함께, EU 개혁 및 유로권(Eurozone) 결속을 더욱 강화하자는 프랑스 메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의 제안에도 더욱 개방적인 자세를 보일 수 있게 되었다.
차기 외무장관으로 지명된 슐츠(Schulz) SPD 당수는 새 연정은 ‘유럽의 근본적인 방향 수정을 의미하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은 적극적이고 지도적 역할을 되찾을 것” 이라고 말했다. 또한, Brexit 이후 영국으로부터 금융 부문을 빼앗아 올 것이라는 기대도 보였다. 동 합의에는 “앞으로 예상되는 영국 EU 탈퇴를 감안해서 독일 금융 산업을 보다 매력적으로 만들 것을 희망한다” 고 말한다.
SPD 슐츠(Schulz) 당수를 외무장관에 지명한 것과 현 함부르크(Hamburg) 시장인 숄츠(Olaf Scholz)씨를 재무장관 겸 부총리로 지명한 것은 작년 9월 총선에서 전후 역사상 최악의 선거 결과를 거둔 SPD에 대해서는 뜻하지 않은 큰 수확이다. 원래는 외무장관 혹은 재무장관 중 한 자리 정도를 기대해 오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PD 당원들은 작년 총선 직후 격정적으로 大연정 아이디어를 거부하고, 더 이상 메르켈(Merkel)총리 주도 연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슐츠(Schulz) 당수가 마음을 바꾼 것에 깊은 불신이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SPD 내 지지를 잃고 있다는 신호로, 슐츠(Schulz) 당수는 지난 수요일 SPD 의장 직을 현 Bundestag 지방 그룹 지도자 날스(Andrea Nahles)에게 넘겼다.
날스(Nahles)씨는 지난 1월 임시 전당 대회에서 열렬한 연설을 통해 연립 정권 협상 참여를 승인할 것을 역설하여 결국 승인을 얻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었고, 이번 당원 투표에서도 슐츠(Schulz)씨와 함께 설득 작업을 할 계획이다.
■ 여당 CDU 내에 메르켈 총리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어
한편, 메르켈(Merkel) 총리가 소속한 CDU 내에서는 벌써부터 메르켈(Merkel) 총리가 총리 자리에 계속 남아 있기 위해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CDU 소속 구팅(Olav Gutting) 의원은 트위터에 “푸우~~, 우리는 최소한 총리 자리 하나는 건졌군” 이라고 비아냥 하는 글을 올렸다.
메르켈(Merkel) 총리는 지금까지 8 년 동안 독일의 유럽 관련 정책의 주요 추동력으로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새로운 내각에서는 SPD 인사들이 재무 및 외무 두 주요 부처 장관 직을 차지하게 되면, 이제는 메르켈(Merkel) 총리는 EU 문제와 관련하여 党에 더 많은 발언권을 내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C 외교 담당 선임 정책 Fellow 제닝(Josef Janning)씨는 “메르켈(Merkel) 총리는 앞으로는 EU 문제와 관련하여 종전에 모든 것을 결정하던 것처럼 할 수는 없게 됐다”고 말했다.
메르켈(Merkel) 총리는 총선 참패 직후, 군소 정당인 자유당 및 녹색당과 3자 연정 구성을 위한 협상을 벌였으나, 실패하고 난 뒤, SPD와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엄청난 압력을 겪어 왔다. 메르켈(Merkel) 총리에게는 이번 大연정을 회생하는 방안은, 스스로 당초부터 거듭해서 배제해 왔던 ‘소수(minority) 정부’ 를 꾸려 가는 방안을 제외하면, 총리 자리에 4 연임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었던 것이다.
메르켈(Merkel) 총리는 ‘종전에 CDU 내 불굴의 인물인 쇼블(Wolfgang Schäuble)씨가 지난 8년 동안 유로圈 정책을 주도해 왔었으나, 이제 더 이상 CDU가 재정 정책을 관장할 수가 없게 되어 많은 사람들이 분노할 것이라고 실토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합의 안에 대해 안정된 정권을 유지할 수 있게 할 훌륭한 기반을 제공했고, 따라서 “독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며 자찬했다.
■ 새 연정 구성해도 메르켈이 4 년을 완주할 수 있을지는 의문
만일, 마지막 관문으로 남아있는 SPD 당원 투표 결과, 大연립 반대가 다수로 나타나게 되면 이번 연정 합의는 백지로 돌아가게 되고,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SPD 당원 투표 결과의 판명에는 몇 주일이 걸릴 전망이다.
한편, SPD 내에는 大연립 참여에 신중론이 커서, 투표 결과는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메르켈(Merkel) 총리 주도 연립 정권에 참여하면 당의 존재감이 희박 해져 작년 9월 총선에서 대패한 경험을 반복할 것이라는 경계심이 강하다.
그러나, SPD 당원 투표에서 최종 승인을 얻어 새로 연정을 구성한다 해도 메르켈(Merkel) 총리가 약화된 정치적 구심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SPD 내 반대 세력 뿐 만 아니라 자신이 소속한 CDU/CSU 내에도 大연립으로 당이 좌경화되는 데 대한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런 판국에, 향후 정권 운영은 파란(波亂)을 맞을 가능성도 있어, 메르켈(Merkel) 총리가 다음 총선까지 4년 간 자리를 지켜갈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견해도 나오는 실정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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