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주관 문 대통령·바흐 IOC 위원장 방한대책이 가장 고민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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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시설 설치 IOC와 협의 안돼 무산…핫팩 등 '6종 세트'로 버텨야
개막일 평창 추위 누그러질 것이라는 예보에 다소 위안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청와대의 고민거리 중 하나는 개막식 당일 문재인 대통령과 외국에서 온 정상급 귀빈들을 어떻게 추위로부터 보호하느냐다.
개막식 장소인 올림픽 스타디움은 원래 황태덕장 터였다. 그만큼 바람이 강한 곳이다.
올림픽 스타디움을 짓기 시작할 당시인 2014년 말부터 돔구장처럼 짓는 방안 등이 검토됐으나 애초 예산인 1천300억여 원에 700억여 원이 더 투입돼야 했던 탓에 그마저도 무산됐다.
더군다나 올림픽 스타디움은 올림픽·패럴림픽의 개·폐회식 등 4번만 쓰면 철거될 운명이어서 그만한 돈을 더 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이번 올림픽은 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이후 가장 추운 날씨 속에서 치러지는 동계올림픽이 됐고 청와대 역시 추위 대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김수현 사회수석과 김홍수 교육문화비서관 등이 주축이 된 청와대 평창동계올림픽 태스크포스(TF)가 얼마 전 개막식 현장을 찾아 추위를 비롯한 전반적인 준비 상황을 점검했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문 대통령과 외빈들은 개막식 저녁에 3시간 안팎을 추위에 노출된 채 행사를 지켜봐야 한다.
청와대는 한겨울 추위에 노출되는 VIP들의 좌석에 열선을 까는 등 별도 방한시설을 마련하는 안을 검토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의가 되지 않아 VIP 구역 양 끝에 난로를 설치하는 정도의 조치만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귀빈들도 일반 관람객에게 제공되는 우의, 무릎담요, 모자, 핫팩방석, 손·발핫팩 등 방한용품 6종 세트로 개막식 추위를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제외한 외빈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VIP 좌석 뒤편으로 축구장과 야구장의 스카이박스와 같은 실내 공간이 마련돼 간간이 그곳에 들어가 추위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국에서 온 정상급 인사들은 자국의 선수들이 입장할 때만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고 나머지 시간은 실내에서 대기할 수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바흐 위원장은 모든 참가국이 입장할 때마다 맞이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청와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추운 날씨여서 옷을 두껍게 껴입어야 하지만 개최국 정상으로서 품위를 잃지 않아야 하므로 패딩 점퍼를 입을지, 털구두를 신을지, 귀마개를 할지, 계속 손을 흔들어야 하는데 장갑을 껴야 할지 등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큰 걱정은 얼굴을 추위로부터 보호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개막식이 세계로 생중계되는데 대통령의 얼굴을 가릴 수 있을지도 고민이어서 귀 같은 곳은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위안거리가 있다면 개막식 날 추위가 조금은 누그러질 것이라는 점이다.
6일 평창의 최저기온은 영하 20도였고 낮 최고기온도 영하 5도에 머물렀다.
개막식 당일인 9일은 최저기온이 영하 11도까지 떨어지겠지만 낮 최고기온이 4도까지 오르는 등 최악의 한파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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