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경제현안 조언 아끼지 않겠다…금리 신중판단"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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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총재 두번째 4년 임기 시작 취임식…"조직 변화와 혁신 할 것"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금리 운용 폭 협소 가능성"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한국경제 현안에 '쓴소리'도 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 총재는 2일 서울 태평로 본부에서 열린 취임식에 앞서 배포한 취임사에서 "통화정책 효율적 운영에 힘쓰는 가운데 경제현안 전반에 조언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긴 안목에서 볼 때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취약성 해소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경제현안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현실성 있는 대안을 모색해 정책당국에 부단히 제언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연임을 위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나온 주문이기도 하다.
정부와 공조하면서도 한국경제가 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소신을 밝히라는 것이다.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후 새 정권에서도 신임받은 총재라면 여기저기 눈치 보느라 할 말을 못 하고 잘못되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이 총재로서도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척하면 척' 발언이나 자본확충 펀드 등으로 중립성 논란에 시달린 것을 만회하려는 의지가 있어 보인다.
김동연 부총리와 '찰떡궁합'을 토대로 정부와 엇박자를 내는 모습을 피하면서도 한국경제 구조적 과제와 관련해 지난 4년간에 비해 적극적으로 화두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관해서는 신중하게 판단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경제 성장세를 뒷받침하기 위해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하되, 실물경제나 금융안정 상황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 조정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가계부채 누증, 자본유출 가능성 등 금융시스템 잠재리스크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경제 상황에 관한 정확한 평가와 예측을 기반으로 중기적 시계에서 통화정책 운영방향을 구상하고 시장과 소통하면서 일관성 있는 정책을 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국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 보다 크다"고 진단했다.
이미 올해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와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에 따라 전세계 금융시장이 큰 폭으로 요동쳤고 저출산·고령화, 소득불균형, 노동시장 이중구조, 가계부채 누증 등 실물경제와 금융시스템 안정을 저해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도 산적해 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잠재성장률 하락 영향으로 기준금리가 예전과 같이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통화정책 유효성 제고를 위해 정책 운영체계나 수단을 재검토할 것"이라며 "성장과 물가 관계 변화, 금융안정에 관한 중앙은행 역할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물가안정목표제 효율적 운영방안을 고민하고, 잠재성장률 하락과 함께 기준금리 운용 폭이 종전보다 협소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여력 확보를 위한 방안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핀테크, 블록체인 등 신기술 발전으로 인한 금융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디지털 혁신이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 연구를 강화하고 국제논의에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총재는 한은 조직 변화와 혁신 각오도 드러냈다.
생산성을 높이고 일과 삶 균형을 이루기 위해 업무처리와 의사결정체계를 효율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객관적인 인사관리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직원들은 동질적 사고에 따른 발전 지체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바깥 의견에 귀 기울이고 진취적 자세로 업무를 하며 조직 구성 다양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눈높이에 맞춰 신뢰받는 중앙은행이 되기 위해 개개인이 품위를 지키고 업무시 원칙과 규정을 준수하라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44년 만에 등장한 연임 한은 총재다. 1998년 이전엔 한은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이 아니었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첫 사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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