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곤경에 처한 아베에 ‘더블 펀치’를 가하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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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 북한 정책 急 반전 및 철강 제품 관세 부과로 아베가 비틀거려” 블룸버그
ifs POST 대기자 박 상 기
최근 들어, 한반도를 둘러싸고 조마조마한 ‘대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美 · 北 정상회담 수락과 對 북한 정책 전환 및 철강 제품 관세 부과 등 강경 보호주의 통상 정책 발표 등, 일련의 급격한 정책 변전(變轉)이 아베 일본 총리의 입장을 상당히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美 · 日 간에는 아베 총리가 2016년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마자 외국 국가 원수로는 가장 먼저 뉴욕으로 날아가 회동하는 등, 긴밀한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전례가 없이 긴밀한 관계를 과시해 오고 있다. 그런 친밀(親密) 우호 관계에, 최근 들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는 트럼프의 대외 정책 변화 및 아베 총리의 국내적 정치적 곤경(困境) 등으로 미묘한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 트럼프 · 아베 ‘밀월(蜜月) 관계’에 불현듯 당혹감이 찾아와
“최근 일본 아베 총리는 갑자기,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지난 16개월 간 다정한 언어들, 풍성한 선물들, 그리고 몇 차례의 골프 라운딩을 통해 쌓아온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 관계에 일정한 한계를 느꼈을지도 모른다.” (Bloomberg)
그리고,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악할 만한 두 가지 정책 발표를 보자 서둘러 다음 달 워싱턴으로 달려갈 약속을 잡았다; 그가 이렇게 서두는 이유의 하나는 트럼프가 그들의 ‘공동의 적(敵)’인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겠다고 결정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일본산 철강 · 알루미늄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고 발표한 것이다.
이들 정책 변경은 동맹자인 일본 아베 총리가 아시아 지역에서 발흥하는 중국에 맞서 두 나라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의지해 온 ‘무역’ 및 ‘안보’ 라는 두 개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다. 前 방위성(防衛省) 副장관이자 야당 ‘희망의 党’ 소속 나가시마(長島) 의원은 “개인적인 친분 관계의 효력은 아주 불투명하다. 아마 이 관계는 아베 총리의 짝사랑에 불과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고 언급한다.
■ 아베의 ‘미소 공세(charm offensive)’가 효력을 유지할 지 의문
이번에 아베 총리가 서둘러 미국 방문에 나서는 것은, 지난 2016년 트럼프가 당선되자 마자 제일 먼저 뉴욕에 있는 ‘트럼프 타워(Trump Tower)’를 방문하여 “비상한 재능을 가진 대단히 성공적인 기업가” 라고 칭찬하며 $3,800 달러 상당 골프채 세트를 선물하기도 했던 미국 방문 길과는 묘한 대조를 이룬다. (Bloomberg)
그러한 아베 총리의 초기의 노력들은 일견 상당한 성공을 보는 것처럼 보였다. 트럼프는 일본과 안보 동맹을 재확인하는가 하면, 뒤에 아베 총리가 야심차게 추진한 TPP(환태평양동반자협정)으로부터 탈퇴를 선언하기는 했으나, 대선 캠페인 동안 공약 사항인 일본산 자동차 수입을 제한하겠다던 약속을 철회하기도 했다.
아베 내각에서 외무장관을 지낸 키시다(岸田文雄)씨는 지난 수요일 홍콩에서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두 지도자들은 좋은 상호 신뢰를 쌓아 왔다고 평했다. 프랑스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이나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 등 지도자들도 유사한 ‘미소 공세(charm offensive)’를 펼쳤고 다양한 성과를 올렸다.
전에 외교관을 지냈고 지금은 立命館 대학 객원 교수인 미야케(Miyake)씨는 “아베 총리는 트럼프와 상대하는 데 있어서 가장 성공적이었던 사람이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그는 “물론, 일본인들이 전혀 놀라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세계 지도자들이 이보다 훨씬 더 크게 놀랐을 수 있을 것인가?” 하고 반문한다.
■ 북한과 ‘대화’ 전환으로 ‘최대 압력’ 정책의 근간이 흔들려
트럼프가 최근, 일본 영토와 가까운 지역에서 시험 발사를 계속해 온 북한이 핵 미사일을 포기할 것이라는 확실한 약속도 없이 김정은과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북한에 대해서 UN 및 동맹국들이 공동 보조를 취해 온 “최대한 압력(maximum pressure)” 정책을 근간으로부터 흔들어 버리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베 총리는 재빨리 북한과의 관계에 대한 시각을 전환하고 있다. 그는 종전의 대결적인 자세에서 표변하여 트럼프 · 김정은 회담을 지지함과 동시에, 일부 일본 언론에 따르면, 자신도 김정은과 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일본은 공식적으로는 反戰 ‘평화주의(pacifist)’ 국가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역사적인 경쟁자이자 현재도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미국의 태평양 진출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미국과 동맹 관계를 약화시킬 수는 없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東京대학 미국 정부 및 역사 관계 전문 쿠보(Kubo) 교수는 “아베 총리는, 일본이 다른 유럽의 많은 나라들보다 훨씬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운신할 여유가 그렇게 크지 않다” 고 말한다. 그는 “여기에는 북한만이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중국도 포함되는 것이다” 고 강조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대북 정책 선회 등 일련의 행동들은, 트럼프 정부 관리들이 ‘印 · 太 (Indo-Pacific) 지역’ 이라고 부르고 있는 지역에서, 중국에 대해 공동으로 대처하는 강력 태세를 과시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호주, 인도 및 일본 등 동맹국들과 관계를 증진시키려는 새로운 노력에 의문을 던져 주는 것이다.
어쨌든, 4월부터는 국제 사회가 주목하는 ‘南 北 정상회담’, 그리고 실현되면 사상 처음인 美 北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최근 수 십년 간 북한의 행동을 보면 김정은은 시간 벌기를 통한 핵 개발 계속을 획책할 수도 있다. 반면, 최악의 전개는 미국의 군사 행동이다. 그는 최소한 이를 회피하기 위해 모든 지혜를 짜내고 있을 것이다. 美 北 정상회담 합의는 바로 김정은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것이었다. 혹시, 회담 일정이 미뤄져도, 그는 핵 개발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잃을 것이 없다.
■ 일본, 철강 제품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돼, 실망감은 커지고
한편, 철강 제품 관세 부과 대상에서 일본을 제외해 달라는 아베 총리의 호소는 지금까지 별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사실, 트럼프가 미국 제조업 및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일본은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쳐오고 있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무역 정책을 제시함으로써 ‘아베 총리를 머리가 아플 지경으로 몰고가고 있는’ 격이다. 이는 미국 공화당이나 세계 시장에 주는 충격과 다를 바 없다. 불과 수 개월 전 작년 11월, 아베 총리는 트럼프를 일본에서 극진하게 대접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DONALD & SHINZO MAKE ALLIANCE EVEN GREATER’ 라는 문구가 금으로 새겨진 하얀 모자를 선물한 적도 있다.
그러나, 결국, 미국 라이트하이저(Robert Lighthizer) 통상대표는 상원 청문회에서 관세 부과 유예 대상 국가들로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캐나다, 멕시코, 한국 및 유럽연합(EU) 등을 나열하는 중에 일본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두 NAFTA 회원국을 포함, 유럽, 호주 아르헨티나 및 한국도 확실히 포함됐다” 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 경제는 오랜 동안 긴밀하게 연계되어 왔고, 다른 한편으로는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수입 규모도 커서 가장 큰 고용 원천이 되기도 한다. 일본은 작년에 약 $690억 달러에 달하는 무역흑자를 시현하고 있다. 미국은 일본의 5번째로 큰 철강 수입국이기도 하다. (* 주; 일본의 철강 수출 중 5%만이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한국 15%, 중국 15%, 태국 15%, 멕시코 5%, 미국 5%, 기타 45%)
■ 아베, ‘森友學園’ 문제 등으로 정권 운영이 위협받는 상황에 처해
아베 총리 입장에서는 이번 트럼프의 충격은 대단히 민감한 시기에 나온 것이다. 그는 지금 일본 역사상 가장 오랜 동안 재임한 총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는 시기이다. 그러나, 호사다마일까? 그는 지금 국유지를 그의 아내가 관여한 사립 학교에 헐값으로 매각했다는 의혹에 빠져 곤경에 처해 있는 것이다.
작년부터 의혹이 제기되어 온 ‘모리토모(森友) 學園’ 문제와 관련하여, 재무성이 결재 문서를 수정 조작했다는 주장이 불거지자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이 사태는 사가와(佐川宣壽) 전 국세청장에 대한 소환 심문을 앞두고 예단을 불허하는 상황이다.
아사히(朝日) 신문이 불과 1개월 전에 재무성이 ‘모리토모(森友)’ 관련 결재 문서를 수정 조작했다는 의혹을 보도하고 나서 실시한 복수의 여론 조사 결과에서 아베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30%대로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일본 사회는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30% 이하로 떨어지면 정권 운영에 대한 ‘경고’ 신호로 받아들인다.
최근 5년 간 Nikkei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지지(支持)’가 ‘지지하지 않는다’ 를 역전했던 것은 대체로 두 차례가 있었다. 한 번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인정했던 2015년 안전보장법 문제, 그리고 또 한 번은 모리토모(森友) 학원 국유지 헐값 불하 의혹’ 및 ‘가계(加計)학원 獸醫學部 신설 특혜’ 문제를 기점으로 해서 작년 여름 이후 벌어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다. 전자는 외교 및 안전보장 문제를 둘러싼 정책에 대한 견해 차이에 의한 것이고, 후자는 정치적 특혜 스캔들과 관련된 것이다.
■ 작년 중의원(衆議院) 총선 대승 경험에서 ‘중의원 해산’ 유혹
일본 사회에서 정치적 견해 차이로 인한 지지율 하락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 는 말은 이런 경험에서 나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편, 작년에 시작된 ‘모리토모(森友) 학원’ 의혹으로 악화돼 온 지지율 하락은 작년 10월 중의원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며 불리한 흐름을 일거에 바꾸어 놓았던 적도 있다.
이번에도, 아베 총리가, 모리토모(森友) 학원 문제에 더욱 깊게 휩싸이게 되면 “국민들의 심임을 묻는다” 는 명분으로 중의원을 해산하려는 유혹에 끌리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나오는 까닭이다. 지금, 의회에서 모리토모(森友) 학원 의혹을 추궁하고 있는 야당들이 지난번 총선 때처럼 통일 후보를 세우지 못하고 있는 한, 非아베 표(票)가 분산되어 야당이 다시 패배할 공산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동안 일본의 정치 지형은 상당히 정비되어 왔다. 따라서, 야당들이 지난 번에 후보 난립으로 대패한 경험을 반성하고, 정당을 재편하든가, 통일 후보에 합의할 수 있다면 상황은 일변(一變)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마디로 아베가 현 난국을 역전시키기 위해 중의원 해산을 결행하는 것은 이전처럼 간단치는 않은 상황이다.
■ 아베에게 가장 큰 리스크는 트럼프의 ‘괴이(怪異)한 성격’
지금, 어떤 측면을 고려해 보아도, 아베의 대응 입장은 대단히 어려운 처지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핵 포기에 합의한다고 해도, 중단(中短)거리 탄도 미사일은 여전히 일본을 사정 거리 내에 두고 있게 되는 것이고, 또 한 가지 오랜 숙원 과제인 납치자 문제 해결은 더욱 요원해질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다.
당연히, 아베는 트럼프와 가지게 될 회담에서 중단(中短)거리 탄도 미사일 포기와 납치자 문제의 해결을 다시 한 번 거론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측근들로부터 듣는 말에 좌우되기 쉬운 트럼프의 성격을 감안한다면, 지금 강경파들에 둘러싸인 트럼프와의 회담은 美 · 北 정상회담으로부터 멀리 떨어지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시간이 많이 떨어질수록 그 기간 동안에 여러가지 의견에 접하게 될 트럼프가 이들 견해에 영향을 받게 될 우려가 커지는 것이다. 지금 흘러나오고 있는 北 · 日 정상회담 구상은, 김정은 위원장이 아베가 美 · 北을 격리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하는 데서 나온 일종의 회유책의 일환이라고 비쳐지는 이유인 것이다. (Nikkei)
■ ‘절박한’ 처지의 아베와 ‘초조’에 휩싸인 트럼프의 만남
오는 4월 아베 총리는 미국을 방문하여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서 김정은 위원장과 가질 예정인 ‘美 · 北 정상회담’에 관련한 대응을 조율한다. 南 北 정상회담 및 美 北 정상회담이 잇따라 결정되는 등, 긴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이른바 ‘Japan Passing’을 우려하여 급거 트럼프와 의견 조정에 나서는 것이다.
기묘하게도, 아베 총리가 정치적 독직(瀆職) 스캔들로 국내적으로 집권 후 최대의 궁지에 몰려 있는가 하면, 지금 트럼프 대통령도 ‘러시아 게이트’ 수사, 강경한 대외 정책 강행 및 문란한 사생활 문제 등으로 인기가 바닥에 떨어진 상태다.
아베는 내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정권 재편을 감행하면서 더욱 ‘분열적 접근법’을 택하는 상황에서, 종전의 개인적 유대 관계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를 신중하게 헤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폭발 직전으로 치닫고 있는 모리토모(森友) 학원 문제를 제쳐 두고, 북한 문제에 대한 대처만으로 지지 회복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는 알 수가 없다. 북한 문제는 아베 총리에 있어서는 호기(好機)와 궁지(窮地)의 양면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오는 9월에 있을 예정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압승을 거두고 3선을 이룰 것이라는 낙관적 시나리오는 이미 사라졌다. 아베 총리는 지금 정권 운영과 관련하여 최대의 위기 순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앞문에는 모리토모(森友), 뒷문에는 김정은이 정권 운영을 가로막고 있는 형국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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