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G7 『反보호주의』 정상선언을 번복, 큰 파문 본문듣기
작성시간
관련링크
본문
“회담 도중 싱가포르로 떠난 트럼프 'Air Force One' 에서 ‘공동선언 승인 못해’ 번복, 서방 세계 분열 우려도 대두”
편집실
최근, 전 세계 이목이 12일 열리는 싱가포르 『美 · 北 정상회담』에 쏠려 있는 동안, 캐나다 퀘백州 샤를르보와(Charlevoix)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서 선진국들 간에 무역정책을 둘러싼 심각한 균열이 드러나 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호주의 노선을 강력히 밀어붙이는 미국과 이에 대항하는 다른 선진 동맹국들 간에 심각한 대립이 표출되어, 당장 적지 않은 우려와 파란을 일으킬 것은 물론이고, 글로벌 무역 환경에도 심대한 파장이 밀려들 것으로 보인다.
英 Financial Times는 트럼프 대통령이 ‘Air Force 1’ 기내에서 날린 트위터 한 방이 몇 주일을 공을 들이면서 어렵사리 만들어 온 외교적인 노력을 격침시켰다고 표현하고, 앞으로 미국과 정통적으로 가장 친밀한 동맹으로 인식해 온 G7 국가들 간에 쐐기를 더욱 깊게 박아 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유했다
.
이와 관련하여 해외 각 미디어들이 일제히 게재한 한 장의 사진은 대단히 심각한 분위기를 아주 잘 묘사하고 있다. 팔짱을 끼고 앉아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탁자에 두 손을 얹고 다그치는 듯이 노려보는 표정을 짓는 메르켈 독일 총리, 그리고 주위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둘러서 있는 정상들을 찍은 사진 한 장이 앞으로 세계 무역 환경에 일어날 분쟁을 예시라도 하는 듯이 묘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 “트럼프 돌연 공동성명 번복, 글로벌 무역 질서에 리스크 가중”
지난 8일~9일 캐나다 퀘백州 샤를르보와(Charlevoix)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서, 회담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협조적인 대오를 연출할 예정이었으나, 폐막 후 3 시간도 못돼 의장국 캐나다 트뤼도(Justin Trudeau) 총리가 이번 G7 회담의 핵심적 성과로 만들어 온 공동성명안(‘rules based international order’)을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뒤집는 이례적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정상선언은 조정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완전 백지화’ 되어 폐막을 맞은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G7 회담 기간 중에는 미국의 철강 수입 제한 조치에 대한 비판이 집중되어, 회의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온 터이다. 이에 따라, 무역 정책의 통일된 자세를 만들고자 모였던 이번 G7 회담은 각국의 무역 정책과 관련한 분규가 노골적으로 드러나, 오히려 무역 전쟁의 리스크만 높아지고 만 것이다.
美 트럼프 대통령은 중도에 회담장을 떠나서 ‘美 · 北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싱가포르로 향했다. 이에 따라, 남은 각국 정상들이 진지한 논의를 거듭한 결과, 공동 성명을 마련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9일 밤 싱가포르로 향하던 도중 돌연 “정상들의 공동선언문을 승인할 수 없다. 자동차 관세 부과를 검토하기 때문이다” 고 표명했다. 이에 따라, 마련된 공동선언문은 한 순간에 뒤집어지게 됐다.
英 FT는, 트럼프는 캐나다 트뤼도(Trudeau) 총리에게 대단히 높은 수준의 개인적인 공격도 가했다고 전한다. 그는 트뤼도 총리에 대해 “대단히 부정직하고 연약한 사람” 이라고 공격한 것이다. 동 회담에 참석한 한 외교 관리에 따르면, 트럼프는 트뤼도(Trudeau) 총리에 대해 대단히 공개적으로 모욕감을 주려고 노력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나서, 트럼프는 지금 부과하고 있는 EU, 캐나다, 일본 등으로부터 철강 수입에 부과하는 관세에 더해 보복 관세를 가중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 “캐나다의 보복 관세 부과 발표가 트럼프의 분노를 불러와”
이러한 번복(飜覆) 사태의 직접적인 계기는 이번 G7 회담의 의장국인 캐나다 트뤼도(Justin Trudeau) 총리의 기자회견 내용이다. 그는, 미국이 철강 수입에 부과하는 수입 제한 조치를 캐나다 및 유럽연합(EU)로 확대한 것에 반발하여 오는 7월부터 미국산 제품 수입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할 방침을 밝힌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크게 분개하며 “트뤼도(Trudeau) 총리는 G7 회담 동안에는 얌전하게 있다가 자기(트럼프)가 회담장을 일찍 나선 뒤에 ‘미국의 철강 수입 관세 부과 조치는 모욕적이다’ 라고 말한 것” 이라며 격한 불만을 토로했다.
최근 들어, 이러한 사태를 예시하는 복선(伏線)은 몇 가지가 있었다. 미국이 철강 수입에 대해 관세 부과를 확대한다고 발표한 지난 1일, 마침 열리고 있던 G7 재무장관 회의가 대혼란에 빠졌다. 의장국 캐나다는 미국에 대해 실망과 우려를 표명했고, 6개국 재무장관들은 자신들의 총의(總意)로 이런 우려와 실망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해줄 것을 므뉘신(Steve Mnuchin) 재무장관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이런 보고를 받고나서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담에 참석할 것을 꺼려서, 펜스(Mike Pence) 부통령이 대리로 참석하게 할 것을 검토하기까지 했다고 알려진다. 최종적으로는 트럼프가 참석하되 중도에 퇴장하여 싱가포르로 향하는 ‘G7 경시’ 일정으로 트럼프 자신이 참석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개막식 때에도 캐나다 현지에 1 시간 정도 늦게 도착했고, 그는 “G7은 관세 제로(zero), 비관세 장벽도 제로로 하고자 하는 것 아닌가?” 하고 지적하면서, 거액의 무역 적자에 불만을 토로하고 자신의 지론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프랑스 매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은 “그래도 일방적인 수입 제한은 인정할 수 없다” 고 반론을 제기해서, 회담은 벽두부터 분규에 휩싸였던 것이다.
■ “공동성명안도 메르켈 · 아베 중재로 겨우 봉합된 결과물”
캐나다 G7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도 이러한 ‘균열(龜裂) 조짐’ 은 충분히 나타나고 있었다. 프랑스 매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서, “미국은 스스로 고립 상태를 만들어 왔고, 캐나다 G7 정상회담에서는 다른 나라들의 연합 전선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라고 말하면서, 사전 경고를 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렇게 회담이 결렬되는 경우에는 G7 내에 서로 보복 관세 응수에 돌입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독일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가 나서서 8일 아침 프랑스, 이탈리아 정상들에게 “미국과 새로운 대화 구도를 제안한다’ 고 통고하여 양해를 얻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르켈(Merkel) 총리의 “미국 · 유럽 新 협의” 제안을 받아들여 G7 회담은 겨우 협조를 향해 움직였던 것이다.
그러나, 같은 날 밤, 정상선언문 조정에 들어가자, G7은 다시 분열을 드러냈다. 유럽 각국은 선언문에 서명하는 조건으로 “다국간 룰(rules)에 의한 무역 추진”을 명기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WTO 룰에 저촉될 수밖에 없는 미국의 수입 제한을 봉쇄하기 위한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G7 정상회담은 다시 미로(迷路)에 빠지게 된 것이다.
다음날인 9일 아침, 독일 메르켈(Merkel) 총리 측이 사진 공유 사이트에 올린 한 장의 사진이 눈길을 끈다. 6개국 정상들이 팔짱을 낀 채 앉아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에워싸고 있는 것이다. 각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도 다소 감안하여 “관세 인하에 노력한다”는 등, 문언을 정상선언문에 집어넣는 중재안을 제안했다.
그럼에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시 절충안을 낸 것은 日 아베(安倍) 총리였다. 그는 ‘자유스럽고 공정한 룰에 기초한’ 이라는 문구를 넣으면 괜찮을 것이라고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WTO 룰을 연상시키는 유럽 측 안에 있던 ‘다자간 룰’ 이라는 문언을 미묘하게 수정한 안에 대해, “신조(* 주; ‘아베 신조’ 日 총리 지칭) 안에 따른다” 고 수긍하여 최종 절충을 본 것이다.
■ NYT “트럼프 경제 참모가 G7 긴장을 ‘美 · 北 정상회담’과 연계”
美 New York Times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과 합의한 G7 정상선언을 돌연 철회한 것에 대해, 美 대통령 경제보좌관은 캐나다 트뤼도(Trudeau) 총리가 배신하여,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역사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입지를 약화시키려고 위협을 가하는 행위를 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커들로(Larry Kudlow) 트럼프 대통령 경제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트뤼도(Trudeau) 총리가 인터뷰에서, 통상 문제에서 더 이상 미국에 끌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자, 이에 대한 행동을 취하는 것 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었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는, 트뤼도(Trudeau) 총리가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이익을 위해 약속한 것과는 다른 캐나다의 이익을 지킬 것’ 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이러한 행동은 미국을 등 뒤에서 찌를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비난하고 있다.
커들로(Kudlow) 경제보좌관은 CNN에 출연하여 “우리는 신뢰를 가지고 공동성명에 참여한 것이다. 누구도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 법이다. 그의(캐나다 트뤼도 총리) 행동은 배신하는 행동일 뿐이다(It’s a betrayal!)” 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트뤼도(Trudeau) 총리의 아마추어 같은 시도에 정당하게 대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나바로(Peter Navarro) 통상보좌관은 Fox 뉴스에 출연하여 더욱 강한 어조로 트뤼도(Trudeau) 총리를 비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나쁜 신뢰를 가지고 외교를 벌이려고 시도하거나, 문 밖으로 걸어 나가는 사람의 등 뒤에서 비수를 찌르려고 시도하는 어떤 외국 지도자에게도 지옥(地獄)의 특별석은 마련되어 있다” 고 비난하고 있다. 이러한 언사들을 보면, 지금, 미국이 캐나다 등 상대국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극렬한 감정을 여실히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NYT는 다른 분석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20세기 중반에 겪은 두 차례의 세계 대전과 이어진 냉전 상황을 이겨왔던, 그리고, 과거의 적국들까지 포용하면서 형성해 온 서방 세계의 굳은 동맹 관계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난한다.
■ “이대로 무역전쟁에 돌입하면 모두가 폐해를 피할 수 없는 상황”
당초, 트럼프가 정상선언에 타협한 것은 원래 G7 정상선언을 경시하고 있던 자세를 뒤집은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G7 회담을 중도에 퇴석하고는 급거 기자회견을 열어 “불공정 무역으로부터 미국을 지키기 위해 어떤 수단도 취할 용의가 있다” 고 단언하며 관세 부과를 정당화했던 것이었다.
1970년대 이후 G7 회담은 서방국들을 대변하는 거의 ‘동의어’ 수준으로 인식되어 왔다. 동시에 경제 문제 협의의 최종 결정 기구 역할도 해 온 것이다. 그러나, 이번 분열된 G7 회담을 계기로, 지금 많은 각국 관료들은 앞으로도 이러한 최고 수준의 협조 기구로서 역할을 이어갈 수 있을 지 의구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G7 정상회담에 “무역 전쟁”의 회피를 기대하고 있었으나, 오히려, 1 : 6 형태의 깊은 균열만을 노정하는 최악의 결말로 되어버린 것이다. 각국이 서로 보복 관세를 주고받는 “무역 전쟁”에 돌입하게 되면, 미국도, 유럽 각국도, 캐나다도 산업 및 고용 측면에서 실질적 폐해가 나타나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프랑스 매크롱(Macron) 대통령은 9일 밤, 트럼프의 공동성명 철회라는 ‘이반(離反)’에 대해 “No Comment” 로 일관하며 침묵을 지켰다. 만일, G7이 이대로 타개책을 찾지 못하고 ‘무역 전쟁’ 으로 들어가게 된다면, 이번 캐나다 G7 회담은 역사 상 커다란 오점을 남기는 정상회담으로 평가될 것은 필지의 일이다. <ifs POS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